샤일록 작전
필립 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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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작전 #필립로스 #비채 #비채3기서포터즈

<우리 패거리>로 알게 된 필립 로스가 전성기에 남긴 압도적인 작품이다. 571페이지에 달하는 벽돌로
카세트 테이프가 그려진 보색 대비된 책표지가 인상적이다. 바로 책속으로 들어가보겠다.

필립 로스는 이스라엘에서 자신의 이름을 쓰면서 행세를 하고 다니는 자가 있다는 아하론의 전화를 받는다. 이 사기꾼을 무슨 혐의로 고발할지 고민한다. 할시온 때문도 꿈도 아니라면, 틀림없이 문학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뜻이다.

예루살렘에서 필립 로스라고 주장하면서 공포의 이반 재판을 방청하고, 이스라엘 신문과 인터뷰도 하고..앱터 또한 주인 여자가 텔레비전에서 봤다는 소식을 전하자 그 놈을 찾아내려 한다. 클레어는 미친놈을 직접 해결하려는 걸 걱정스러워 한다.

기자인 척 사칭범에게 전화를 건 필립 로스. 유대인은 유럽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스스로 반유대주의와 싸우는 투사임을 주장한다. 자신이 말한 대로 될 거라고 예언자처럼 단언한다. 당연하게 그는 누구인지 알고 있다.

백만 명의 유대인들이 트레블링카에서 살해당한 1942년 7월부터 1943년 9월까지 십오 개월 동안 가스실을 운영한 경비병은 유대인들에게 '공포의 이반'으로 불렸다. 가스실 앞에 알몸으로 끌려와 죽음을 기다리는 남녀노소의 신체를 훼손하고 고문하는것은 그의 부업이었다.

이반은 힘이 세고 튼튼한 교육은 거의 받지 못한 소련 병사였다. 우크라이나인인 그는 독일군에 붙잡힌 뒤, 독일군에 포섭되어 훈련을 받고 죽음의 수용소 직원이 되었다. 변호인단은 그가 저지른 끔찍한 만행을 단 한 번도 부정하지 않았다. 데미야뉴크와 이반이 동일인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사실을 이스라엘의 영자지인 <예루살렘 포스트>에서 구매한 데미야뉴크 재판 기사 복사본 덕분이다. 이미 재판이 한참 진행되었는데도 새로운 문서를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그 사기꾼 놈이 이 재판을 선택해 움직였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이 사기꾼의 존재를 알리고, 놈이 필립 로스의 이름으로 무슨 행동을 하든 상관없다고 광고라도 해야하나. 아니면 경찰에라도 찾아가야 하나...데미야뉴크 재판이 열리는 법정으로 간다. 거기 그가 있다.

백만 명이나 되는 사람을 향해 끔찍한 짓을 저지른, 신처럼 무한한 권력을 가졌던 살인마. 이제는 머리가 벗겨지고 살이 찐 예순여덟 살의 얼간이. 지금도 손목이 얼마나 굵은지 평범한 수갑으로 그의 손목을 묶을 수 없다.

드디어 만난 가짜. 굳이 뭐라고 말할 필요도 없이 착각하게 만드는 외모로 사람들을 기만하고 있는 그는 필립 로스의 가장 열성적인 팬이라 한다. 그의 책을 부끄러울 만큼 많이 읽은 심지어 옷차림까지 똑같은 복사본 같은 이남자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그는 이 모든것이 이스라엘 때문이라고 한다. 유대인의 목숨을 가장 위험에 빠뜨리는 나라 이스라엘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한다. 그가 자기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으라는 그녀 완다 제인은 가짜를 신뢰하고 진짜처럼 대하는 그저 하찮은 범죄자의 순종적인 정부에 불과하다.

100만 달러의 기부금을 준 스마일버거, 우연치 않게 만난 조지는 필립 로스가 필요하다고 한다. 샤일록은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유대인 고리대금업자다. 결코 끝나지 않는 이 재판의 시발점이 샤일록 재판이다. 샤일록은 유대인의 화신이다. 필립 로스는 모이셰 피픽을 끝장낼 수 있을까?

징크스의 편지에 숨겨진 완다 제인의 고백은 충격적이다. '디아스포리즘의 아버지'이라는 묘비명으로 끝난 그의 죄를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는다. 책표지의 테이프가 구술로 녹음해놓았던 테이프가 아닌가싶다.

샤일록 작전은 작가님이 오십대 중반에 겪은 일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옮겼다고 한다. 법적인 이유로 여러 사실을 변형해서 이 책을 쓸 수밖에 없었지만 이야기의 전체적인 내용과 진실성에는 거의 영향이 없다고 한다. 다만 이 고백은 가짜라고 밝힌다. 무엇이 진실이든 필립 로스가 하고자 하는 말은 소설을 통해 전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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