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를 말하는 사람
안규철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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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이라는 이 책의 제목은, 이글들이 사물의 그림자를 통해서 사물을 드러낸다는 의미로, 본문중에 나오는 파울 첼란의 시에서 가져온 구절이다. 2021년 나온 <사물의 뒷모습>의 다른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사물의 뒷모습을 말하는 것은 사물의 그림자 속으로 걸어 들어가 그 회색의 다채로움을 말하는 것이다. 미술계에서 글을 쓰는 미술가라고 알려진 안규철 작가님의 책속으로 들어가보겠다.

1장 <평범한 날들>에는 계절, 시공간, 일상에 대한 글들이 담겨 있다. 죽음과 그림자에 대한 말이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평범한 날들에 대해, 정돈된 일상을 향한 바람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노을 속에서 덧없이 흘러가는 세상의 일들을 똑같은 무심함으로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싶다.

2장 <저울의 시간>
무심코 먹는 감자에도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코로나시대에 집 안에 칩거하는 생활에서 많은 열매를 맺었을 작가님이 떠오른다. 감자 뿐만 아니라 저울도 담쟁이도 버들치도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 자연과 사물을 보는 눈이 감각적이고 신선해 새로운 면을 다시 보게 된다. 예술가의 관찰력에 감탄하면서..아니 작가의 필력에 감동하면서. 낡은 옷걸이를 보며 느끼는 감정이 저울의 시간이 아닌가 본다.

3장 <두 번은 없다>
입학 50주년을 맞아 전시회를 열면서 전시 목적을 위한 취지문을 위해 폴란드 시인 쉼보느스카의 시 한 편을 덧붙이게 된 <두 번은 없다>라는 말이 깊게 와 닿는다. 표제작인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도 파울 첼란의 시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이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라는 마지막 구절이다. 자신을 향한 독백이기도 하다.

4장<아무 일 없다>
어머니와 안부 인사는 아무 일 없으시냐는 물음과 아무 일 없어야 한다는 당부를 듣는 일이다. 이제는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나에게 들리는 이명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계약한 적은 없지만 잘 쓰고 돌려주어야 할 몸이기에 독한 인간이 되어 술도 끊고 매일의 산책을 한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그리움이 담긴 글이다.

5장 <짧은 만남, 긴 이별>
의사였던 아버지와의 짧은 만남과 긴 이별을 통해 어딘지 모르게 닮은 아버지를 추억하고 지금 아버지처럼 살고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 외로움에 대한 내성은 전적으로 어버지의 유산이고 일찌감치 떠나보냄으로써 독립적인 인간으로 키운 그의 결정대로 속에는 어버지가 그대로 살아 계시다는 끝맺음에서 부정을 느낀다. 존재 자체만으로 큰 힘이 되는 게 아버지인가보다.

왜 차례에는 3장이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으로 되어 있고 정작 <두 번은 없다>로 표기되어 있는지 알수 없다. 딱히 무엇이 중헌지 중요하지는 않아 보인다. 57편의 스케치와 깊은 사유를 내포하는 작가님만의 시선이 잔잔하고 섬세하게 드러나 있어 따뜻한 위로가 된다.

이왕 고마움을 전하는 마당에 아내에 대한 이야기도 한 편쯤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다음 에세이에는 꼭 든든한 조력자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주시길 바란다. 또한 <사물의 뒷모습>도 궁금해진다. 기회가 되면 꼭 읽어보리라.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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