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고귀함을 깨워줄 니체 필사 인생고전 라이팅북 2
박찬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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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사상의 정수를 담은 잠언 103편을 엄선한 필사 책이다. 그동안 시나 잠언을 필사하면서 그냥 읽는 것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고, 문장 구조를 익히게 되는 점이 좋았다. 박찬국 교수님은 시중에 나와있는 '니체의 잠언록'들은 니체의 핵심 사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이나 위로를 줄 수 있는 잠언들을 단순히 모아 놓은 경우가 많아 니체의 핵심 사상을 독자들에게 명료하게 전달 하고자 이 책을 탄생시켰다.

니체 사상과 관련된 잠억들을 주요 키워드별로 분류하고 간략한 해설을 붙였다. 주요 키워드로는 '자기애', '자기 극복', '초인', '고귀한 인간', '힘에의 의지', '운명애', '영원회귀', '동정 비판', '우정'을 들 수 있다. 니체 철학이 하나의 통일된 전체를 이루고 있듯이, 이러한 키워드들 역시 모두 서로 긴밀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책에 수록된 잠언들을 읽으면서 니체의 핵심 사상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다른 니체 해설서들과는 달리 니체의 육성을 직접 들으면서 자신의 삶을 돌이켜볼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인생의 어느 시점에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면서 '나란 무엇이고 나의 인생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사로잡힌다. 이때 잠언들을 필사하면서 이와 같은 물음에 답을 찾아낼 수 있길 기대해본다.

니체가 아무리 천재라 할지라도 니체와 같은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온갖 질병에 시달리고, 책을 출판해주는 출판사가 없었고 책도 팔리지 않았다. 루 살로메에게 청혼했다가 거절당하고 마지막 10년은 광기에 빠져 있었다. 이렇듯 불행하다고 할 수 있는 삶이었지만 '운명을 사랑하라'고 말하며 자신의 삶을 긍정했다.

니체의 삶이 순탄하고 영광스럽기만 했다면 니체의 말은 설득력을 갖기 어려웠을 것이다. 니체는 인간의 몸과 정신을 병들고 나약하게 만드는 서양의 전통철학과 종교를 철저하게 파괴하면서 인간에게 위대한 건강을 선사할 수 있는 새로운 철학을 건립하려고 한다. 니체는 2500년간의 서구 문명을 파괴하면서 새로운 시대와 세계를 여는 문화혁명의 기폭제가 되려고 했던 것이다

파고자이자 창조자로서의 니체 사상은 저명한 철학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심리학자들도 니체에게서 깊은 영향을 받는다. 문학가들 역시 니체는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더 나아가 기독교를 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신학자에게까지 큰 영감으로 작용했다.

각 부가 끝나면 '다시 니체 깊이 읽기'라는 코너가 있다. 5부 함께 괴로워하기보다 함께 기뻐하라에 딸린 '타인과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에 대한 니체의 조언' 이 나온다. 우리가 흔히 노숙자에게 던진 값싼 동정은 사실은 자신을 선한 사람이라고 인정 받으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또한 값싼 동정에는 타인의 불행을 보면서 만족을 느끼려는 저열한 심리가 작용한다. 이런 자들에게 니체가 권하는 것은 동정이 아닌 우정이다.

니체는 친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친구를 엄격하게 대해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우정관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정관과 유사하다. 이 경우 우정은 서로가 완전한 존재가 되도록 서로를 독려하는 것을 가리킨다. 신은 이미 완전한 존재이기에 우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리고 동물에게는 완전성이라는 이념이 결여되어 있기에 동물에게는 우정이 존재할 수 없다.

니체는 동정보다는 동락, 즉 다른 사람들의 기쁨을 함께 느낄 것을 권한다. 니체가 생각하는 고귀한 인간은 모든 시기심이나 질투심을 넘어서 남의 기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갖는 인간이다. 우정과 마찬가지로 결혼 생활도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면서 완전한 인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때만 원만한 것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P234
가장 좋은 친구가 되는 사람이
가장 좋은 배우자를 얻을 것이다.
좋은 결혼 생활이란
우정을 쌓을 줄 아는 재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내 경우 동고동락하는 부부로 우정을 전제로 의리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친구처럼 지내면서 깊은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고 해서 남녀간의 애정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단지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자유로운 영혼을 추구한다 하겠다. 옆길로 샜지만 니체 필사를 하는 시간은 나를 돌아보고 내 안의 고귀함을 깨우는 시간임은 틀림없다. 필사의 좋은 점은 사고력의 강화가 아닐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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