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 신의 실수
류시은 외 지음, 연상호 기획, 최규석 만화 / 와우포인트 퍼블리싱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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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과 만화가 최규식 작가가 함께 만든 <지옥>세계관을 바탕으로, 5인의 소설가들과 함께 그 세계를 더욱 견고히 확장해나가는 것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이번 앤솔러지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섯 편의 지옥의 견고한 세계관 속으로 들어가보겠다.

지옥뽑기_류시은
고은은 고지를 받고 시연을 당하지만 부활하고 꿈이라 여긴다. 동생 로은을 불법 촬영물로 사지로 몰았던 임예준이 이미 죽은 사람이다. 고은과 로은은 부활할지도 모를 놈을 처단하기로 하는데..

묘수_박서련
죽이고 싶은 인간에게 지옥사자를 붙여주는 부적을 써주는 방지민은 무당이 아니라 청주에서 사기로 복역한 사기꾼이다. 시연 영상을 보고 부적을 팔아야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오른건데..

불경한 자들의 빵_조예은
칠십팔 세의 수임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죽게 된다는 고지를 받고 누군가 이걸 커뮤니티에 올린다. 사람들은 수임의 진실은 상관없이 악의와 거짓으로 대응하고 무엇보다 빵 마니아들의 반응인데..

새끼 사자_최미래
고지나 시연에 대한 화재성 때문인지, 원초적 경기 방식 때문인지 사자 싸움은 크게 성행한다. 검은염료를 뒤집어쓴 사자 역할 선수로 김지환은 가짜 사자가 되어 무대에 오르는데...

산사태_함윤이
백반집에서 배를 채우고 봉오산으로 들어선 에스더는 수산나의 전화를 받는다. 영배를 잃어버린 곳에서 결딴을 내려 한다. 거세진 빗발을 뚫고 고래라 부르는 바위에서 최후의 대결을 하는데..

넷플릭스 시리즈를 통해 지옥과 지옥 2:부활자를 시청했다. 죽음을 보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부활자 박정자와 열린 결말이 시즌3을 기대하게 한다. <지옥>을 통해 그리고자 했던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한층 가까워진 소설 작업은 지옥의 세계관을 살아가고 인물의 내면이 잘 드러나 있다.

고지를 받으면 지옥으로 간다. 예견된 죽음을 의미하는 고지와 부활 그 둘을 가로지르는 서사는 지옥 신의 실수를 통해 지옥이라는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무궁무진하게 펼쳐놓는다. 새진리회와 화살촉의 등장이 양념처럼 어우러져 그 지옥의 틈바구니에서 틈을 찾아 삶을 지속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신의 실수라면 <불경한 자들의 빵>에 나오는 수임이나 현우, <산사태>의 영태에게 내려진 고지처럼 죄없자에게 죽음을 선사하는 것이 아닐까.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자들도 예외없이 지옥행을 자행하니까 지옥의 신이겠지만...

지옥의 다섯 편은 나름의 사연들이 지옥과 어우러져 드라마를 본 듯하다. 고지된 시간을 앞두고 물러설 곳 없는 사람들의 선택과 또 삶을 이어나가는 남은 사람들의 선택이 아수라장에서도 인간다운 올바른 선택을 지켜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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