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소녀들 #에드나오브라이언 #은행나무 #은행나무세계문학에세 #세계문학고전 #도서협찬리버 1,2권 읽은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책선물을 또 보내주셨다. 내가 고른 <시골 소녀들>은 출간과 동시에 아일랜드에서 금서로 지정되어 불태워지기도 했다고 한다. 시대 통념상 파격적이라 하지만 고국에서 냉담하고 적대적인 반응과 달리 국외에서는 비평적이든, 상업적이든 큰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이 책이 데뷔작이란게 놀랍기만 하다. 올해 영면하신 작가님이 끝내 고국에 돌아가지 않았다고 하니 아마도 상처가 깊었나보다. 어쨌거나 아일랜드 현대문학 용감한 행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은 소설 속으로 들어가보겠다.캐슬린은 갑작스런 엄마의 부재와 폭력적인 아버지를 피해 친구 바바의 집에 머문다. 연극을 보러간 밤 엄마의 실종 소식을 전해 듣는다. 아빠는 빚을 갚기 위해 농장을 처분하고 바바는 엄마가 돌아가신 뒤 몇 주 동안은 잘해줬지만 다른 아이들 앞에서는 깔본다. 바바의 집을 나온 캐슬린은 젠틀먼 씨를 만나 차를 얻어 탄다. 키 크고 별난 젠틀먼 씨는 프랑스 사람으로 진짜 이름은 드모리에다. 그와 보낸 짧은 시간은 사랑으로 두근 거린다. 사흘 뒤 수녀원으로 떠나면서 젠틀먼 씨를 보지 못한다. 바바와 함께 수녀원에 도착한 캐슬린은 첫날밤에 다기를 수녀님께 뺏기고 이불 속에서 케이크를 먹고 아이들도 뭔가를 먹거나 엄마가 보고 싶어 운다. 장학금을 받고 온 캐슬린은 친구 신시아를 사귀며 적응해 나간다. 바바와는 거리를 두게 된다.캐슬린은 수녀원 생활을 잘 해낼수 있을까? 항상 바바가 문제다. 3년을 장학생으로 잘 참고 견디더니 결국 바바의 계획에 동참하고 퇴학이라는 불명예를 당한다. 똑똑하고 성실한 캐슬린이 자꾸 바바에게 휘둘리고 어긋난 애정을 갈구하는지 모르겠다.아마도 덜 성숙한 탓이리라. 열넷이면 아이 아닌가. 아무리 어른들과 담배를 같이 핀다고 해도 말이다. 그리고 열일곱도 마찬가지다. 그야말로 미성년자인데 곁에 있는 어른들의 가르침과 교육이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 특히나 바바와는 우정이나 연민도 아니고, 매번 반푼이라 놀리고 무시하는데 애증관계로 이어가는 것도 그렇고, 또래보다는 젠틀먼 씨에게 더 큰 애정을 보이는 것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이 많은 남자들이 먼저 손을 내민 결과일지도 모른다.애정 결핍으로 자랐어도,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해도 자신의 앞날을 책임지고 판단하는건 본인이 해야 할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젊은 날의 치기 이건, 반항이건 때론 무지 이건 간에 그냥 일탈로 치부하고 옳은 판단을 내렸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하지만 둘의 여정은 갈수록 끈끈해지고 단단해져간다. 아프면서 성숙해지는 진리를 다시 한번 느낀다.두 시골 소녀들의 첫 번째 이야기다. <시골 소녀들>은 <외로운 소녀들> <행복한 결혼을 한 소녀들>과 함께 3부작이다. 마리그리트 뒤라스의 <연인>에 비하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닌데 프랑스에 비하면 무척이나 사회적이나 문학적으로 고루한 아일랜드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