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 끝
히가시야마 아키라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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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한낱 '식량'으로 전략한 세계를 배경으로 SF 낭만 묵시록이라는 소개에 바로 서평단 신청을 해버렸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최고가 아닐까. 그럼 책속으로 들어가보겠다.

18년 전, 백성서파가 의뢰한 임무로 뉴욕을 떠나있던 동안 다름아니라 그 백성서파의 목사에 의해 아내가 산 채로 등유를 뒤집어쓰고 불에 타 살해당한다. 예배가 끝난 뒤 희생의 제물로 삼아 불길로 정화된 여성들을 '신의 디저트'라 불렀던 모리아는 구치소 안에서 신자들 손에 성기만 탄화되어 죽는다.

네이선이 얼이 나간 상태로 10여 년을 죽은 거나 마찬가지로 살자, 기자 친구 잭은 캔디선 밖의 경험을 책으로 써보라고 한다. 기록한다는 것은 그날들을 다시 추체험해야 한다는 말이고 그 여행의 끝에는 마리앤의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 잭의 제안을 따른 것은 에마를 만났기 때문이다.

에마가 생사를 헤매는 고양이를 향해 소중한 총알을 가차없이 쐈을때 정확히 이때부터 시간을 들여 블랙라이더 전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식인을 위한 살인은 다른 이유에 의한 살인과 비교해 그리 영향력이 강하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가치관의 전환에 블랙라이더가 큰 역활을 한 것은 누가 봐도 명백했다.

식인을 긍정하는 구세주의 탄생이라는 블랙라이더너새니얼 헤일런은 17살에 어머니를 살해하고 21년형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국가 기능이 마비된 폐허 속에서 백성서파가 보낸 화이트라이더들을 모조리 해치우고 수많은 기적을 일으켰다. 특히 1,571개의 계단이 실재하기 때문이다.

20년 전 백성서파가 대니 레번워스를 말살하라는 최초의 임무는 의도치 않게 너새니얼의 성스러움을 하나씩 눈으로 확인하는 여행으로 변모한다. 이것은 그를 위한 기록이다. 너새니얼은 범죄 행위 끝에 태어났다. 신의 축복과는 인연이 없는 사람이 사람을 먹는 황야를 이해하기 위한 신화는 전설이 된다.

니므릇 롱크가 들려주는 너새니얼은 불우한 가정에서도 쌍둥이 형 우드로를 보살폈지만, 피아는 배신당하고 그때 나타난 사채업자에게 두 가지를 얻는다. 저주와 행운. 너새니얼은 불운을 만나도 저주의 말을 입에 담지 않는다. 2173년 6월 16일 문명은 종말을 맞는다. 나이팅게일 소행성 충돌로 세계는 혼란에 빠진다.

열이 있던 너새니얼은 우드로에게 피아가 하던 짓의 마무리를 하고 의식불명인 채 구급차에 실려간다. 그리고 우드로는 자살로 처리된다. 정부는 VB 의안 수술을 금지하지만 불법으로 수술을 받는다. 니므롯은 그로부터 1년 후 어머니를 살해한 17살 소년이 경찰에 자수했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듣는다.

VB 의안 수술을 받은 너새니얼은 싱싱 교도소로 옮겨지는데 그곳에는 남녀의 인격을 가지고 27명을 죽여 먹고 자신의 죄는 무전취식뿐이라고 한 식인귀 대니 레번워스가 있었다. 레번워스는 너새니얼을 먹으려 하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신의 사신으로 믿고 따른다.

이런 세계에서 백성서파는 신앙을 지키려 하고 화이트라이더가 조직된다. 노아 던이 신의 말씀을 전하고 어느샌가 '백성서파'라고 불렀다. 너새니얼이 싱싱 교도소에서 살려준 적이 있는 랜디와 레번워스를 쫓다가 습격을 당해 랜디는 사망하고 네이선은 살아 남아 빌과 뒤를 계속 쫓는데...

너새니얼은 살인자에서 어떻게 구원자가 되었는가.
종말의 순간 식인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죄의식에서 벗어나려는 거짓된 믿음일까. 네이선은 범죄자를 처단해야 할 입장에서 왜 신념이 흔들렸을까. 멸망한 세계에 선악의 기준은 무엇이고, 구원과 희망을 찾아 가치관의 변화는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좀비가 되어 식인을 하는 게 아니라 이성적인 판단에 식인을 하고 인간성은 저버리지 않는다. 그들은 아마도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낼 것이고 살아갈 것이다. 지금 세상도 서로를 물어뜯고 할퀴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죄의 끝은 구원을 향해 있어 새로운 삶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책표지가 뭔가 했더니 돌계단의 조각이었다. 마지막은 가슴 뭉클한 눈물을 흘리며 책을 덮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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