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밤의달리기 #이지 #비채 #비채2기서포터즈 노란 밤의 달리기라니 책제목이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지 작가님은 초면이지만 아무런 선입견 없이 들어가보겠다.어디가 처음이고 진짜 내가 있었던 곳이 어디였는지도 알 수 없다. 엘도 세상에 불만이 많다. 본업이 뭔지 자세히 모른다. 확실한 건 엘이 나이가 많다는 점이다. 누가 물어보면 애매하게 얼버무린다.휴일은 시각 예술가로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소리를 채집하고 기타등등 한다. 중요한 건 돈을 벌기는커녕 쓰기만 하는데 직업이라고 불러도 되는지 모르겠다. 나는 매일 나를 속인다.콘돔 없이 섹스 할 수 없다던 첫사랑은 다른 남자와 속도위반으로 결혼하고, 전여친 나리도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 비혼률이 높다는데 왜 여친들만 이렇게 빨리 결혼을 하는지 모른다.평범한 회사원과 결혼한 그녀의 SNS 계정을 염탐하는 나는 이 모든 것에서 도망치기 위해서 엘을 만나는지도 모른다. 신기한 건 아버지가 떠나고 많은 부분이 이해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유독 엘 앞에서 잘 운다. 엘에게는 삼 년째 우는 동거인이 있고, 내게는 집을 나간 아버지와 나를 버린 어머니와 죽은 할머니가 있다. 그러니까 나에게는 아무도 없고, 엘에게는 우는 사람이 있다.은지의 공무원 합격 축하파티를 해주기 위해 모였다. 기쁜 일이지만 동지를 잃은 상실감이 든다. 나와 태유가 그만두게 되더라도 은지는 끝까지 이 바닥에 남아 있을 것 같았다.우리가 친해진 이유는 마카로니가 학교 식당에 반찬으로 나온 날이다. 그날부터 '마사모'가 탄생되었다. 작업을 안하는지 묻는다. 은지는 공무원, 태유는 기획팀장, 도도조차 일에 몰두하고 있다.오노 요코를 닮은 절박미의 엘이 좋다니 엘은 착즙미가 있다고 한다. 돈 없는 젊은 애인이 해줄 수 있는 건 섹스와 유머뿐이라 웃는 엘을 보는데 기쁨을 느낀다.참고로 19금 소설이다. 세운상가에 작업실을 얻어 한 프로젝트는 경비 아저씨의 노발대발로 끝을 맺는다. 굉장히 즉흥적이었던 이 작업이 그해의 주목할 만한 신인으로 만들어준 작업이 되었다.장난삼아 '매트리스 브라더스, 매트릭스 빅브라더스'라는 그룹명이 영원히 도록에 기록될 줄은 몰랐다. 태유와 나는 그때 주목받은 이후 계속 방황하고 있다. 지원금은 빛의 속도로 잡아먹었다.을지로에 모여 있는 백여 명의 청년 아티스트를 대변하기 위해 수영장카페에서 인터뷰를 한다. 한참 상상에 빠져 있을때 도도가 현실로 소환한다. 인터뷰가 고맙다고 도도가 밥을 산다. 여기까지 행복한 날이다.책표지의 하리보 곰젤리는 휴일과 엘이 즐겨먹는 젤리다. 말랑말랑한 형태가 경계가 무너지는 소설의 세계처럼 보인다. 인생도 그렇다. 아무것도 아닌 것. 젤라틴이 들어간 젤리 같은 것.젊은 예술가 친구들의 이야기는 막막하고 청춘은 방황한다. 보편적인 휴일의 소외, 상실 사랑과 예술을 주변인물과 함께 보여준다. 숙제 청부업자, 코끼리 똥치우는 일보다 DVD방 근무가 충격적이다. 무릎 증후군은 처음 듣는데 어딘들 없으리오.장편이지만 초단편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줄거리 속에 커다란 그림이 있다. 노란 밤의 달리기의 황 실장은 대체 뭐지? 환상 특급인가? 옐로와 나이트와 러닝이 합치면..일도 사랑도 사랑하고 이별하고 다시 사랑하고 이별할테지만 또 반복할 것이다. 휴일은 자유로운 영혼같다. 형이나 아버지처럼 아마도 유전일테니까. 돌고 돌아 그들이 진정한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