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온택배 #히이라기사나카 #모모 #힐링소설 모모출판사 책표지는 블링블링하다. 힐링 소설이라 그런가. "안 울었으면 즉시 환불해 드립니다" 일본에서 '눈물 버튼'으로 화제인 책이다. 신파극은 딱 질색인데 어떨지 책속으로 들어가보겠다.동네 아이들은 '저주받은 집'이라 부르고 아라가키를 마녀라 부른다. 통로의 쓰레기더미를 가르며 거실로 돌아온 아라가키는 진심으로 이 집에 아무도 오지 않기를 바란다. 두 사람이 홀로 남겨두고 떠났다.덴코, 가나...딩동, 두 번이나 손님이 찾아온다. 택배 기사 같다. 최근 1년 동안 택배를 받은 적이 없다. 문패도 떼버렸다. 독거노인을 노리는 허위 택배 사기가 틀림없다. 문을 열자 "천국 택배"라고 한다.회색 유니폼 가슴께에는 흰색 날개 마크가 보인다. 경찰을 부르겠다고 소리를 지른다. 귀가 찌릿찌릿했는지 배달원은 뒷걸음질을 치다 겨우 말한다. 묘진 덴코 씨와 와타베 가나 씨가 보낸 택배라고.운송장에는 '아라가키 유코'가 받는 사람이라 적혀 있다. 배달원 '나나시호'는 택배에 관해 설명해 주겠다고 한다. 덴코와 가나는 이제 없다. 사진속의 세 여자는 자매처럼 보이지만 친구다.의뢰인이 살아생전 지정하신 분께 유품을 전달한다는 나나호시. 내용물이 뭔지 확인하게 해달라고 부탁받았다고 한다. 그만 가주면 좋겠는데 장식장의 빨간 앨범을 보며 생뚱맞은 질문을 한다.아라가키는 여행 사진을 보며 세 여자가 한 지붕 아래 살게 된 사연을 들려준다. 친구들과 살았던 10년이 가장 행복했다고. 두 사람이 죽기 전 사소한 문제가 생겨 못다한 말이 있었다.택배 상자 안에는 테이프가 꽂혀있는 카세트가 들어있다. 아라가키는 오늘 자신이 생일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날을 경험한다. 이 세상에 없는 소중한 사람에게 받은 최고의 선물까지.그리고 아라가키는 이웃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게 된다. 문의 빗장만이 아니라 마음의 빗장마저 닫고 살았던 아라가키가 이제 달라진다. 천국에서 택배가 왔다던 젊은이를 떠올린다.홀로 남겨진 독거 노인의 이야기 <우리들의 작은 집>을 시작으로 <오셀로의 여왕>은 특이하게 의뢰인이 살아있다. 그리고 싫어했던 할머니의 유품은 게임기다. 이제야 비로소 알게 된 할머니. 오셀로의 여왕이었던 할머니 이야기 너무 좋다. <밤 10시의 숨바꼭질>과 <마지막 과외 활동>까지 네 개의 에피소드는 모두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인물들이 고인의 마지막 메시지를 받고 용기를 내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공통점이 있다.각기 다른 사연이지만 의뢰인의 마음이 무사히 전달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데 택배를 받은 이들의 삶이 바뀌는 모습까지 보여줘 더 큰 감동을 자아낸다. 뜨거운 눈물도.상실의 아픔에서 절망뿐인 남겨진 사람들에게 희망찬 내일의 씨앗을 찾아 기운을 북돋아주는 택배 서비스는 의뢰인의 마음을 전달하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매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우쳐 준다.우리는 소중한 사람이 떠난 뒤에 후회하기 마련이다내겐 7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있다. 당뇨가 있으셨던 아버지는 운동과 식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셨다. 사는게 바쁘다는 핑계로 찾아뵙지도 못했다.입원하신지 얼마 안 되고 돌아가셨다. 내게 남은 후회는 좀 더 따뜻하게 말을 건네지 못한 것과 좋아하시는 술을 건강을 핑계로 못 드시게 했던 점이다. 남편은 장인어른과 둘만 보낸 술 한잔의 추억을 가지고 있다.차라리 기분 좋게 술 한잔하면서 추억을 쌓을걸..괜히 술이 어쩌고 여행의 기분까지 망쳐버린 한 마디를 했어야 했는지 후회된다. 제사상에, 묘지에 찾아가 술을 올린다고 죄책감이 사라지진 않는다.만약에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그 순간으로 간다면 난 말하고 싶다. "아빠, 술 한잔 더 하시겠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표현하라. 소중한 사람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과 사랑을 전하라. 더 늦기전에.강 저편과 이쪽 세상을 이어주는 마지막 선물을 전달해주는 천국 택배는 남아있는 사람들의 살아있는 시간의 중요함을 전하는 이야기다. 아마도 환불받기는 힘든 책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