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묻고 미생물이 답하다 - 공생하고 공격하며 공진화해 온 인류와 미생물의 미래 묻고 답하다 6
고관수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가묻고미생물이답하다 #고관수 #갈매나무 #역사 #과학 #미생물 #생물학 #팬데믹 #효모 #효소 #청소년 #책 #추천도서 #책추천 #책스타그램
#독서 #갈매나무서포터즈14기 #지상의책

<역사가 묻고 미생물이 답하다>는 작디작은 미생물이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바꾼 이야기이자, 앞으로 미생물이 바꿔나갈 미래를 다룬다. 그럼 책속으로 들어가보겠다.

인류 등장 이전부터 지구는 수십억 년 동안 미생물로 덮여 있었다. 생명을 이어가는데 절대적인 '먹을 것'에 관해서는 미생물에 의존해왔다. 술도 빵도 모두 미생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효모가 살아 있는 생명체이며, 발효가 바로 이 생명체에 의한 생물학적 과정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이가 바로 세균학의 아버지 루이 파스퇴르다. 원래 화학자였다가 생물학 연구로 방향을 전환했다.

알코올 발효가 살아 있는 생명체의 활동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포도주 맛을 변화시킨 원인이 젖산균으로 알코올 발효 대신 젖산 발효를 하는 세균이라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술이나 우유를 멸균할 때 사용하는 저온살균법을 그의 이름을 따서 파스퇴르화라고도 한다. 효모는 술뿐만 아니라 빵을 만드는 데도 필수적이다. 효모는 유전적으로 구별되기도 한다.

연구자들은 양조나 제빵에 사용되는 균주를 인류가 애초에 유전적으로 서로 다른 균주들을 교차 번식해서 만들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류는 효모로 일용할 양식을 얻고 삶의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었다. 인간이 생존할 수 있도록 돕고 즐거움을 준 미생물을 이야기 했으니 소수에 불과하긴 하지만 인간 역사에 두려움을 드리운 무서운 미생물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역사 속에 등장한 미생물을 만나보자.

2,400년 만에 드러난 고대 그리스 몰락의 복병이 '아테네 역병'이라 불린 미생물이다. 바로 장티프스의 원인균인 살모넬라다. 아테네의 역병이 고대 그리스 문명의 몰락하는데 중요한 원인이다. '염병'이 무시무시한 저주이자 욕설인 이유가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통일신라 시기 여역이라는 이름으로 과거 '장질부사'라 불리기도 했다. 장티푸스의 일본어 발음을 음차해서 쓴 것이다.

그런데 장질부사 전에 감염질환에 쓰이던 병명이 바로 '염병'이다. '염병할 놈'과 같이 쓰이는 욕이다. 상대방을 향한 무시무시한 욕이 아직까지도 자연스럽게 쓰인다는게 음..장티푸스 말고도 콜레라와 이질도 역사에서 커다란 역할을 한 감염질환이자 미생물이다. 천연두는 최초로 인위적인 면역의 원리가 적용된 질병이다. 제너에 의해 천연두는 박멸된다.

아스테라 왕국과 잉카 제국을 집어삼켜 멸망을 재촉한 범인은 작디작은 바이러스인 천연두였다. 마마라는 명칭은 치명적인 질병을 높여 불러서라도 달래려는 바람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마마. 유럽의 정복자들이 콜롬버스의 교환 또는 사악한 선물로 아메리카 대륙에 옮겨놓은 미생물이 퍼뜨린 질병이 천연두만이 아니다. 홍역과 장티푸스, 볼거리, 말라리아, 결핵과 같은 온갖 것이 유입되었다.

그렇다면 반대로 아메리카에서 유럽으로 건너간 미생물은? 바로 매독이다. 지금까지 여전히 논란이 종식되지 않고 있다. 매독이 언제 어디서 기원했는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제목 한번 기똥차게 잘 지었다. 역사가 묻고 미생물이 답하는데 전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일찍이 알고 있는 부분과 새롭게 알게된 미생물에 대해 새로운 사고의 지평을 열어준다.

역사와 과학을 넘나드는 미생물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면 우리 삶과 생태계를 지탱하는 필수적인 존재임을 일깨워주고, 반감이 아닌 공감의 시각으로 미생물을 바라보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지나는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질문을 짚어주는 책이다.

미생물은 과거뿐 아니라 곧 현재가 될 미래여도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최근에는 암을 치료하는 데 미생물을 직접 적용하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아직도 달성하지 못한 질병에서의 해방은 미생물에서 그 답을 찾을수 있을지 모른다.

BTS의 <세렌디피디> 노래 가사를 음미해 보았다. 푸른 곰팡이가 만들어낸 페니실린이 구원의 천사임에 틀림없다. 드라큘라가 모기로 환생했다고 생각하는 나는 모기가 싫다. 이런저런 재밌는 생각이 드는 미생물 책이라면 열 권이라도 환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