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강하다 래빗홀 YA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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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강하다 #김청귤 #래빗홀 #서평단

김청귤 작가님은 책제목도 특이하다. <해저도시 타코야키>도 그렇고, 달리가 강하다는 뜻인줄 알았는데 강하다가 이름이다. 청소년 책처럼 보이는데 일단 들어가보겠다.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댁으로 이사를 온 강하다는 고3이라는 중요한 시기에 환경이 바뀌었지만 상관없다. 할머니와 살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니까. 엄마가 집 구해서 나가 살아도 할머니와 살 것이다.

근처 강가에서 한 시간 정도 달리고 벌개진 얼굴로 엘리베이터를 탄 하다는 같은 반 남자아이 이은우를 만난다. 교실에서 화제의 중심인 은우는 공부도 잘하고 착하고 잘생기기까지 했다.

그날 이후 은우와 더는 마주치는 일도 없고 평화로운일상이 계속된다. 안전문자가 오고 배회하는 노인들에 대한 방송이 흘러나온다. 최근 길거리를 배회하는 노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할머니는 일흔다섯으로 허리도 꼿꼿하고 무릎도 튼튼해서 걸어 다니는데 문제가 없다. 엄마는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셔 장례식에 다녀 오겠다고 한다. 뉴스에는 70세 노인이 시민을 공격했다고 한다.

긴급 문자는 길거리에 노인을 조심하라고 한다. 꼭 장난 메시지 같다. 근데 경비원 할아버지로 인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이상하게 꺾인 팔로 마구 공격해 아이들이 피범벅이 된다.

은우가 위험에 처하고 하다는 은우를 업고 달린다. 구급차와 경찰차가 운동장으로 들어오고 아이들은 좀비라고 난리다. 둘은 택시를 잡아 타고 아파트 근처까지 온다.

알고보니 은우는 20층에 산다. 19층에 도착한 하다는 할머니와 짬뽕을 시켜먹고 잠이 든다. 할머니가 깨워 티비를 보니 '속보 태전 0시를 기점으로 봉쇄 조치'라는 자막이 뜬다.

정부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태전에 거주하는 65세 이상의 시민에게 공격성을 띤 이상증상이 발현되고 있다고 한다. 태전 시민은 일주일간의 격리 조치후 다른 도시로 이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할머니는 75세로 이동이 불가능하다. 하다는 할머니와 있겠다고 하고 엄마는 어떻게든 집으로 오겠다고 한다. 밖에서는 태전을 벗어나려는 사람들로 아우성인데 둘은 삼겹살을 구워 먹는다.

알수없는 전염병으로 봉쇄 조치가 내려진 상황에서 할머니는 무사할까? 과거 부모님의 갈등 속에서 달리기를 통해 혼란스런 마음을 잠재우던 하다가 이제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세상 밖으로 용기있게 나서는 이야기다.

다정함이 이긴다고 하지 않던가. 증오와 이기심, 피냄새로 물든 바깥세상과 달리 하다의 집은 밥냄새로 가득하다. 남겨진 약한 존재들이 존중과 배려로 강해지며 매일 소중한 일상을 살아나간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소중한 가족의 미덕를 일깨워 주며, 모든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워킹데드나 스위트홈처럼 좀비가 인간을 공격해서 뜯어먹거나 하지는 않지만 65세 이상 좀비 바이러스는 색다른것 같다.

그래서 하다 할머니처럼 노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약자들의 연대, 대안적 가족 공동체 등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고민거리를 정면으로 응시하게 한다.

좀비 세상이 된 도시를 누비며 많은 사람을 구하는 하다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웃음과 눈물, 박진감과 스릴 속에서 용기의 중요성과 가족을 향한 넓은 이해, 사랑과 존중의 의미를 배우게 된다.

좀비 영화를 볼때마다 비상식량은 꼭 있어야한다고 느꼈는데 역시 마트가 최고. 뛰는 좀비에 달리는 하다는 먹여살려야 할 식구들을 위해 힘차게 달린다. 읽는내내 웃고, 울고..감동의 도가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결혼식에 이어 하다와 은우의 미래도 핑크빛이 되길 바라본다. 세상이 종말을 향해 가고 있지 않는 한 고3에게도 남아있는 시간은 있을 테니까. 또 일등 신랑감이기도 하고. 강하다는 까칠하지만 의리있고, 용감하고, 사랑할 줄 아는 멋진 주인공이다. 반했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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