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으로 데려다줘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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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여름으로데려다줘 #줄리안맥클린 #해피북스투유

1월에 <이토록 완벽한 실종>을 재밌게 읽었는데 신간을 만나게 되어 반갑다. 이번 책은 또 얼마나 재밌고 감동적일지 책속으로 들어가보겠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아침에 걸려온 전화는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전한다. 실상은 생물학적인 아버지의존재를 엄마는 뇌출혈로 돌아가시기 몇 시간 전에 전했다. 아직도 엄마의 이별 선물을 용서하지 못한다.

열여덟 살에 알게 된 생부에 관한 출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12년 동안 침묵했다. 유언장에 피오나의 이름을 있다고 서류에 서명하러 오란다. 이제 사랑으로 키워준 사랑하는 아빠에게 말해야 한다.

친자식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아빠는 고통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 이미 충분한 상실을 겪었다. 하지만아빠의 간병에 필요한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피오나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척추사고가 발생한 아빠는 어린 피오나를 휠체어에 태워 집안 곳곳을 누볐다. 한때 스릴러 유명 작가였던 아빠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키는 것이 유일한 바람이다.

도착해서 숙소와 와이너리의 소유주가 안톤이라는 사실과 그가 얼마나 자산가였는지 알게 된다. 유언장을 발표하는 자리에 누가 참석하는지 묻는다. 그들에게는 자신도 충격이라는 사실을 인지한다.

마르코를 통해 알게 된것은 이미 이혼한 상태의 부인 윌슨 부인과 두 자녀 슬로운과 코너가 있고, 가정부 마리아가 많이 알고 있다고 전한다. 쓰러져 잠든 다음날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에 놀란다.

억만금짜리 전망을 보며 두고 온 아빠은 잠시 두고,일주일간 완전한 자유를 만끽하리라 되뇌인다. 변호사들이 곧 도착하기 전에 현실을 직시한다. 안톤이 대체 왜 상속인에 포함한지 알아야 한다.

이혼한 전부인과 안톤과 마지막을 함께한 여자 소피아의 다툼에 마리아가 피오나를 소개한다. 전 부인은 이미 세 번째 결혼 생활중이고, 소피아는 의도적으로 곁에 있었던 정부란다. 참 복잡한 관계다.

엄마를 그저 그런 수많은 정부 중에 한 명이었다고 여기고 싶지 않다. 안톤과 엄마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지만 1986년 여름을 아는 사람은 이제 남아있지 않다.

슬로운이 고작 다섯 살때 아버지가 저지른 불륜으로 이혼 했다. 지금은 아빠가 평생을 바쳐 일군 걸 곪아 터질 때까지 방치했던 걸 후회한다. 지금까지 진가를 알아채지 못했다. 이제야 안목이 생겼다.

유언장 공개가 시작되고 다들 자기 앞으로 떨어진 몫에 화기애애하다. 마우리치오 와인 사업으로 넘어가며 토스카나 내 900헥타르의 땅과 와이너리에서 보유중인 현금이 전부 피오나 앞으로 남겨진다.

시선은 모두 피오나를 향한다. 살벌한 분위기 속에 코너는 아버지가 협박 당했다는 증거를 찾겠다고 한다. 그럴만도 하다. 1억 유로의 가치를 따진다면. 피오나는 30년 전에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고자 한다.

이 소설은 낭만의 도시 이탈리아에서 유산 상속으로 인한 분쟁을 그린 소설이 아니다.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에 숨겨진 인간의 본성을 꾸밈없이 묘사하며 인간군상을 세밀하게 다루고 있다.

피오나는 과거를 쫒으며 엄마의 삶, 그 진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비밀을 간직한 무게감과 죄책감에서 해방된다. 어쩔 수 없었던 사랑의 헌신과 고통이 남긴 상처를 들여다보며 삶을 극복해나가는 성장통을 담고있다.

줄리안 맥클린 작가의 토스카나의 풍경 묘사와 인물들의 심리 묘사는 정말 탁월한 것 같다. 입체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 구축의 장인이라 그런가. 피오나뿐만 아니라 인물 하나하나에도 서사를 담았다.

누구나 젊은 날의 시절은 있다. 잊지 못할 추억을 간직한 릴리언에게는 특히 더. 그녀의 선택이 또 안톤의 선택이 달랐으면 어땠을까? 무덤까지 가지고 가는 약속을 택하느니 마리아처럼 사는게 정신 건강에 좋을듯 싶다. 역시 이번 책도 엄지척을 부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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