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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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가 숟가락에 비친 사람들. 캐리하면 캐리엄마에게 날아오른 칼과 포크가 떠오르는데..사설탐정 홀리 기브니에게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책속으로 들어가보겠다.

마흔의 호르헤 카스트로는 학교에서 800미터 거리에 있는 집에서부터 공원까지 달리는게 루틴이다. 공원 주차장에 밴이 한 대 서 있다. 호르헤는 달리기를 멈추고 밴을 살피러 간다.

이제 보니 아는 얼굴이다. 명예 교수인 에밀리 해리스 교수다. 해리스 교수가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될 줄은 몰랐다. 남편도 아마 명예 교수일 것이다. 휠체어를 밀어 주면서 묘한 생각이 떠오른다.

번호판 색이 이상하다. 진입판 꼭대기에 다다랐을 때 벌레가 목덜미를 문듯 온몸에 열기가 번지고 갑자기 눈앞이 흐릿해지고 팔에서 기운이 빠진다. 그는 무릎을 꿇으며 주저앉는다.

로드니와 에밀리가 호르헤를 밴으로 옮긴다. 에밀리가 호르헤의 손목을 케이블 타이로 묶는다. "아무 문제 없지?" 벨 대학 생명과학과 소속 로드니 해리스 교수가 묻는다. "우리가 해냈어, 로디! 개새끼를 잡았다고!" 에밀리는 흥분해서 외친다.

양동이와 휴대용 변기가 있고 방음 시설이된 지하실우리에 납치된 호르헤. 토악질이 나올 것만 같은 생간이 든 쟁반을 내미는 에밀리. 먹기를 거부하다가 목마름에 결국 핏물까지 다 마신다.

트럼프 지지자였던 엄마 샬롯은 백신을 맞지 않고 주정부 소재지에서 열린 마스크 반대 집회에 참석해 코로나에 걸리고 눈을 감는다. 홀리는 줌 장례식을 마치고 어머니의 구멍을 느낀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샬럿은 딸이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하지만 홀리는 그 모든 음식이 불행하고 외로웠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기억 소환제였다. 장례식에 참석한 동안 네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페넬러피 달의 목소리가 엄마와 비슷해 충격 받는다. 띄엄띄엄 이어진 메시지는 딸의 실종을 전한다. 파트너 피트와 통화한다. 사건은 그냥 내버려 두라 한다. 그날 자전거 안장에 붙어 있었다는 쪽지가 신경 쓰여 결국 전화를 건다.

홀리는 훌륭한 탐정이지만 최초 면담은 가능한 피트에게 맡겼는데 내일은 그럴 수가 없다. 홀리를 만난 페니는 보니가 찍힌 영상을 보여준다. 보니는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보조사서다. 이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다. 제롬이 옆에서 돕는다.

처음부터 범인은 노부부입니다 하고 정체를 드러낸다. 호르헤 뿐만 아니라 캐리, 엘런, 피터 일명 스팅키, 의뢰받은 보니까지. 똑같은 수법으로 접근하고, 똑같은 생간을 먹인다. 부창부수라고 합이 잘맞는 연쇄살인마 노부부다.

또 한명의 희생양이 될뻔한 바버라의 이야기가 올리비아와 제롬과 연관된다. 홀리는 살인마가 좌골신경통을 앓는 노부인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으며 점차 사건에 깊숙히 다가간다. 우리는 안다. 노부부의 잔혹함과 영리함을. 홀리의 손에 낱낱이 밝혀지길 지켜볼 뿐이다.

홀리는 엄마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어이없는 죽음에 화가 난다. 근데 어마어마한 유산을 남겨 오히려 충격을 받는다. 미친 사람처럼 폭소를 터뜨릴만도 하다. 홀리 기브니는 기부니가 째질 것이다.

백만장자가 된 탐정 홀리는 백년 묵은 여우도 아니고 인간의 간을 탐내는 욕심 많은 늙은이들에게 법의 심판을 받게 할 수 있을까? 사실 이런 악마들은 찜통에 찌든가 믹서기에 갈던가 해야하는데..

스티븐 킹은 "니코틴은 창작과 필력에 도움을 주지만 영혼을 갉아먹는다." 라고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말해 놓고 홀리는 아주 골초를 만들어버렸다. "고칠 수 없는 건 참아야지." 되뇌이는 인생 철학도.

마지막 100페이지는 진짜 독자를 들었다 놨다 가슴 조이게 만들기도, 속이 시원하게 만들기도 한다. 말이 필요없다. 593 페이지의 벽돌책이지만 책을 잡는 순간 끝장을 보고야 말 것이다. 내가 그런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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