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서윤빈 지음 / 래빗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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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저녁의연인들>을 읽고
버디를 머리에 새기고 사는 세상이 진짜 오려나. 육체에대한 의식적인 통제 능력, 기억력과 연산 처리능력의 비약적 향상이라면 두피에 문신을 새기는 아픔 정도는 참을 수 있다. 라떼는 동의보감에도 수록된 총명탕으로 이름처럼 총명한 머리를 위해 투자했으니 말이다.

어쨌거나 버디의 등장으로 인간은 장기를 하나씩 임플란트로 갈아끼우며 영원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고,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면 일단 치매 걱정은 안해도 되는거 아니겠는가. 우울증도.
조폭처럼 전신 문신한 개조주의자들은 나도 반댈세. 지금까지 눈썹 문신 하나 안한 깨끗한 몸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철학까지는 아니더라도 곱게 늙고 싶은 바람이라 해두자.

서하의 죽음이 임플란트 구독 기간 만료로 인한 심정지라니..그래도 120년을 사는 세상이 온다면 연인의 품 안에서 죽음을 맞이하는것도 괜찮지 않을까.
진짜 연인이 아닌 가애라는 직업이긴 하지만. 지금으로 치자면 꽃뱀, 매켄지의 권유로 외롭게 죽을 사람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일을 한다. 일이 끝나고 건설턴트에서 정산을 마치니 서하의 죽음으로 3억을 벌었다.

하지만 가애라는 직업이 보통사람들과는 달라 벌점 투성이다. 수애와 함께 다니면서 점수를 엄청 깎아 먹었다. 건강 점수에 집착하는건 모든 가애의 슬픈 습성이다. 또한 정산을 나가면 봉사를 나가는 게 루틴이다. 거부당하거나 사랑받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어 마음이 편하다.

유온의 삶은 우리가 꿈꾸는 장수의 시대의 삶과 많이 다르다. 100세가 넘으면 자율 주행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편한 세상처럼 보이기도 하고, 기생식물을 대체 모발하는건 좀 끔찍하긴 하지만 죽을 때까지 외모와 건강에 신경써야 한다는게 슬프다. 그래야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살아갈 수 있으니 현재나 미래나 별반 다를게 없다고 본다.

임플란트 장기도 만능은 아니다. 누진 3단계로 증액된 심장 임플란트 정기 구독기간 종료됨을 긴급 알람으로 온다. 유온이 살아가는 방식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모드는 내 안의 또 다른 나이다. 딴지를 걸기도 한다. 무엇보다 위로가 된다. 이제 한 달 후 유온은 기억을 팔지 않은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아마도 성아의 품에서 죽지 않을까? 꽃을 사고 성아를 만나는 유온을 끝으로 모든 이야기는 끝난다.

미래도 시한부 목숨은 마찬가지다. 영원히 살수는 없다. 삶을 연장하는게 행복한 것만도 아니다. 지금도 100세 시대다. 나는 몰라도 다음 세대는 120세를 거뜬히 산다고 본다. 미래에 이 소설이 얼마나 가까울지 확인할 길이 없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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