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길 잘했어
김원우 지음 / 래빗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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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길 잘했어>는 2022 문윤성 SF 문학상 대상 수상자의 신작이다. 궁금하기도 하고 서평 제안을 받았으니 공손하게 책속으로 들어가보겠다.

<당기는 빛>
핼리혜성을 보고 죽겠다던, 오래오래 살 거라던 윤수가 죽었다. 윤수를 처음 만난 건 X 파일 로고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있던 '글심' 동아리에서다.

나중에 수현이 등장하고 셋은 자연스럽게 다음날 문예 창작 동아리 글심에 가입한다. 동아리에서 셋은 이단아였다.

SF를 쓰는 윤수의 글과 나의 글은 소설 취급조차 하지 않고 수현의 시 역시 재능이 없다고 했다. 선배들은 우릴 무시했고 우린 선배들을 경멸했다.

윤수의 졸업과 동시에 우리는 흩어졌다. 우리는 전화를 싫어하는 사람들이라 윤수의 부고 앞에서 슬픔보다 의문과 혼란이 먼저 찾아왔다.

연구소에서 팀장인 나는 1년 전 들어온 천재 안미래의 연구 계획서를 퇴짜 놓는 일을 한다. 소장은 미래의 타임머신건을 통과시키라는 명령이다.

얼마후 안미래가 나를 연구실로 호출한다. 안미래의 권유를 받아들이고 실험에 응한다. 오토바이 헬멧을 개조한 장치를 머리에 씌운다.

두 세시간 걸린다더니 안미래는 태평하게 책을 읽었고 나는 어렴풋이 들리는 소리와 공기중에 떠돌던 향기를 맡았다. 깜빡 졸았던 순간 실험이 끝났다.

조금 어지럽거나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데 내일 확인하기로 한게 어제의 일이다. 장례식장의 영정사진은 윤수가 아니다.

건물을 빠져나와 택시 안에서 지나쳤던 시위대가 행진해 오는 게 보인다. 수현은 전화를 받지 않고 안미래의 이름을 보고 실망하며 받는다.

괜찮냐는 말과 함께 시간이 하루 차이가 날 거라는 전화다. 결론적으로 기억을 하루씩 밀려서 가져왔다고 무슨 헛소리냐고 생각하며 날짜를 확인한다.

순간 모든 기억이 한꺼번에 솟구친다. 윤수는 이 거리 어딘가에 있을 것이고 시위가 끝날 무렵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일 것이다. 시차는 열아홉 시간.

시차는 열아홉 시간. 윤수를 찾아 뛰어든다.

<내부 유령>
영이가 잡혀 들어오게 된 이유는 초능력 때문이다. 즉석복권이 몇 번이고 당첨되는 걸 슈퍼 주인이 수상하게 여겨 신고한다.

슈퍼 주인은 아이에게 복권을 판매한 과태료를 보상받기 위해 월간지 기자에게 그동안의 일을 팔고 어찌어찌되어 정부는 비밀 연구소에 영이를 가둔다.

초능력 사기꾼과 천사 김씨가 영이를 구하는 이야기.

<좋아하길 잘했어>
웃음치료소에 10만 원을 주고 왔다는 소리에 수현은 사기당한 거라며 당장 쳐들어가 으름장을 놓고 그 자리에서 10만원을 받아 낸다.

그랬던 수현이 어쩌다 늑대인간 어쩌고 하는 말도 안되는 소리에 사람을 들였는지 은랑을 복실이 보디가드로 들였다고 한다.

우주의 운명이 걸린 복실이를 지키는 이야기.

세 이야기에는 '두려움'이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미래가 내포하는 미지를 두려워한다. 소설 속 나는 자신의 삶을 시시포스의 신화에 빗대여 표현한다.

내부 유령의 나도 미래와 직면하길 애써 회피한다. 좋아하길 잘했어의 나는 불확실한 미래를 광폭하다고 표현한다.

세 편의 소설은 주인공이 타인을 구하기 위해 박차고 일어나는 어디론가 향하는 장면, 변화를 암시하는 지점에서 끝이난다.

세 가지 이야기는 제각각이지만 공통적으로 세계의 부조리와 폭력에 맞서고 있다. 유쾌하게 맞서는 작고 용감한 반항아들의 이야기다.

세 가지 맛이 나는 일품 요리를 맛보았다. 첫 번째 이야기가 잔잔하고 여운이 남는다. 좋아하길 잘했어를 선택하길 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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