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커 래빗홀 YA
이희영 지음 / 래빗홀 / 202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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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커 #이희영 #래빗홀 #서평단

40만 베스트 <페인트>의 작가님 신간이다. 궁금하고 기대되는 마음으로 신청했다. 책속으로 들어가보겠다.

시답잖은 어른의 조건들을 나열하는 한민과 투닥거리는 성진. 두 사람을 싱거운 웃음으로 보는 나우. 10년 전이나 달라진게 없다.

한민이 나우를 도발한다. 성진은 한민을 보내고 나우를 위로한다. 나우는 네까짓 게 뭘 아냐고 한민에게 화를 내지 못했을까, 왜 도망치듯 벗어났을까.

'그 애는 지금쯤...' 녀석이 살아 있다면, 그때도 그녀의 옆에 있는 사람이 내가 될 수 있을까? 나우는 스스로에게 묻지만 답을 찾을 수 없다.

나우가 주얼리숍의 모퉁이를 돌았을때 고양이 울음소리가 난다. 까만 고양이의 파란 두 눈이 지워진 그날을 불러낸다. 녀석을 따라 간곳은 바BAR다.

나우가 머뭇머뭇 자리에 앉자 바텐더가 미소를 건넨다. 무알콜 칵테일만 판다는 소리에 망설이자 대신 조금 색다는 것을 넣는다고 한다.

'블루 아이즈'를 권한다. 검은 고양이는 신비한 마력이 있다며..검은 고양이라고 말한 기억이 없다. 친구들을 떠올리며 하제와 통화를 한다.

관자놀이를 투명 딱따구리가 매달린 기분이다. 엄마 목소리에 끙 소리를 내며 일어난다. 머릿속이 윙윙거려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기억에서도 사라진 교복에 단종된 핸드폰에 '강이내'가 보낸 톡이 와있다. 거울 속 소년은 열아홉 나우로 넋 빠진 얼굴로 자신을 바라본다.

13년전으로 간 나우. 불과 하루만에 세상이 뒤집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칵테일 간판이 보인다. 간밤에 그 바텐더는 알고 있다.

너스레를 떠는 바텐더가 말한다. 여기는 과거가 아니라 '그분의 세계'라고. 계속 울리는 전화를 받는다. 13년이 아니라 130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목소리다.

눈앞에 이내가 있다. 여전히 신기루처럼 보인다. '하제가 나랑 같이 뭐 하재' 녀석은 입버릇처럼 장난을 친다. 5일 뒤면 이내가 죽는다.

만약 그 사고만 막는다면 눈앞에서 생글거리는 이 녀석을 살릴 수 있다. 하제도 나타난다. 이토록 엄청난 혼돈 속이라면 악마의 고약한 장난임이 틀림없다.

눈앞에 보이는 모습이, 귀에 들리는 음성이, 피부에 느껴지는 이 생생한 감각이 모두 허상이길 바라고 또 바란다. 차라리 자신이 미쳤기를.

칵테일 간판이 없다. 무려 이틀전에도 찾아 왔었는데..시간이 제멋대로 이지러진 세계에서 존재할 리 없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나우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서 하제에게 프로포즈 할수 있을까? 이내는 왜 자신의 세계에 나우를 초대한 것일까?

열 다섯.. 만남이 어긋난 그날이 있었지만, 프로포즈를 앞둔 운명적인 인연으로 이끌어 왔다. 만날 사람은 만나고 헤어질 사람은 헤어지는거 아닌가.

엇갈린 운명은 궤도가 어긋난 것인지, 어긋나려는 궤도가 간신히 정상으로 진입한 것인지 서른둘이 된 지금도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칵테일 제조 시 재료와 얼음을 넣고 흔들어 사용하는 도구가 셰이커다. 나우에게 바텐더가 조금 색다른 것을 넣고 흔든다. 나우는 여러 시간을 경험하면서 깨닫게 된다.

어제는 오늘의 과거일 뿐이다. 지나간 시간에 연연하는 것은 과거에 얽매여 살아가는 것이다. 지금 시간을 살라고 과거에도 말하지 않던가.

'롸잇 나우!. 이제 앞으로의 세계에서 살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오늘을 충실히 살아가자. 이 순간을 살아가라는 나우에게 하는 말은 우리 모두에게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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