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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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살펴보면 우리 주변에는 따뜻한 얘기들이 참 많다. 온갖 비리와 의혹, 대구지하철 참사와 같은 반갑지도 않은 큰 사건 사고 속에 가려 드러나진 않지만 아니 오히려 드러내지 않기에 조용조용 입에서 입으로 사람들에게 전해진다.전해들은 소문에 의한 감동메시지를 우리는 종종 듣곤 한다.환경미화원인 아버지를 도와 아침마다 리어커를 미는 아들 이야기, 평생동안 모은 푼돈을 이제는 태산같은 목돈이 되어 어느 학교의 장학금으로 기증한 노인의 이야기, 두 팔을 쓸 수 없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해 발가락으로 자판을 두드리면서도 능수능란하게 문서를 작성하던 청년이 이제 취직이 되었다며 즐거웧던 모습, 또 그 모습에 기뻐하던 주변 사람들, 집 없는 고양이들을 그대로 두면 모두가 도둑 고양이가 되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다고 하나 둘 모았는데 이제 조그만 자신의 집에 200여 마리도 넘게 되었다며 마냥 수줍게 웃던 아주머니, 장애요양원에 다녀와서야 진정한 봉사의 의미를 알았다는 여고생의 모습...생각만 해도 훈훈하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구리 료헤이의 우동한그릇에는 이런 훈훈한 정이 베어 있다.겨울이 다 가기 전에 따뜻한 소식이 대한민국에 전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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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 양장본
법정스님 지음 / 범우사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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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파를 없애기 위한 선인장 두 개가 책상에서 떨어져 흙이 모다 쏟아졌을 때 난 몹시 속상해 했다. 1년을 넘게 신발장 옆에 있던 우산을 거기에 있었는지도 모르고 지난 여름 장마 때도 들고 다니지 않았는데, 동생이 맘에 든다며 우산을 가져 간다니 어쩐지 내꺼라는 아까운 생각이 든다.김치찌개를 한 냄비 끓여두고 이틀을 먹고는 질려버려 두고 먹을 생각을 했는데, 그 후로도 3일을 가스 위에 두고만 있다가 결국은 쓰레기 봉투에 버려질 때 또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소유'란 마음 속에 달린 것 같다. 또 뭔가를 하나하나 지니게 된다는 거 그거야 말로 소유로 인한 고민거리가 아닐까..난초 하나를 선물로 받고는 안절부절 하지 못해 결국은 다른이에게 줘버렸다는 일화가 생각난다.현대인들이 요즘 하루가 다르게 핸드폰이 새롭게 나오고, 컴퓨터가 새로워진다. 저가의 물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년에 한 두개씩 바뀌는 이러한 물건을 볼 때마다 살아가면서 점점 새로워지는 문명의 이기를 모두 소유하려 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즐기며 나에게 있는 하나하나를 다른이들에게 베풀줄 아는 무소유의 미덕을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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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 비틀어 보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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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를 낸다. 여기서 나는 그 바보가 내가 되는지, 아니면 나는 웃을 수 있는지를 알고 싶었다.대학교 3학년 때 교수님께서 추천해 주실 때는 손으로 휙 넘겨보고는 '내 취향이 아니다.'라고 단정짓고 제목을 익힌 것으로 넘어갔는데, 3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자꾸만 제목이 떠올라 손이 가게 되었다.

사회생활 1년을 통해 웃으면서 화내고 싶은 바보들이 눈에 띄어서 일까, 아니면 누군가 나를 보고 웃는 게 나를 바보로 여김일까 라는 의문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닌지, 3년 전 이 책을 볼 때와 달리 눈에 들어오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움베르토 에코가 얘기하는 웃으면서 화를 내는 방법은 어려운 게 아니었다. 그저 세상의 것들을(사물까지도) 나의 관점에서 조금만 비틀어(여기서 비튼다는 건 꼬고 꼬는 그런 꽈배기식 어거지가 아니다) 보면 되는 일이었다.

여행을 하면서, 여행을 하기 위해 기내식을 먹으면서, 고급호텔에서 투숙할 때, 택시운전사를 이용하기 위해... 웃으면서 화내는 에코식 방법을 숙지해 나만의 또다른 방법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부도내고 도망간 사장 죽도록 밉고, 몹쓸놈의 회사라 원망해도 소용없다. 이미 그는 그 어떤 카드도 사용할 수 없는 신용불량자로 낙인되어 다시는 새로운 회사를 만들수 없을 테니..

일주일을 야근하고 토요일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우리를 보고 '왜 이렇게 일찍 가느냐?'고 인상을 찌푸리던 상무. 그는 갓 대학에 입학한 어린 아들 앞에서 면방을 당하고 있다. 이기심의 극치를 보여주던 실장 다시금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요새 부쩍 연락일 늘었다. 전화, 문자, 메일까지 모두 그냥 무시해버리면 된다.근본적인 통쾌한 복수는 아닐지라도 나는 나만의 방법으로 웃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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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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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 병'에 대해선 초등학교 때, 달마다 배달되던 초등학생 용 잡지에 천재적인 천문학자 스티븐 호킹이 우리나라에 방문했을 때 알게 되었다. 근위축성축삭경화증이라고 하는 루게릭병을 앓고 있던 그는 휠체어를 타고 왔는데, 그 휠체어라는 게 일반 휠체어와는 달리 여기저기에 컴퓨터 자판이며, 여러가지 일을 수행하는 칩이 내장된 특별한 휠체어였다.

그때 그는 '루게릭 병'에 걸려 팔 다리를 좀처럼 자유롭게 쓸 수 없다고 했다. 어린 내가 보기에 머리는 살아있지만 모든 운동신경이 거의 2~3% 밖에는 작동하지 않는 것 같았다.모리 선생님은 이러한 '루게릭 병'에 걸려,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는 부분이 없이 침대에만 누워 있고 그의 가족들이 그의 수족이 되어 주었다. 말조차 오래하면 숨이차 잘 잇지를 못했지만, 그는 스승으로써의 진면모를 숨을 거두기 전까지 보여주었다. 스스로의 몸이 부자유스러워 20대의 모리를, 30대의 모리를 그리워할 수도 있을 법하지만 이미 다 거쳐 왔기에 부러워하지 않는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루게리 병과 같은 불치병 앞에서도 제자를 위한 수업을 하고, 절망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게 아닌 그 속에서 삶을 찾은 모리의 명복을 뒤늦게나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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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eaning of Life - 험난한 세상, 산다는 건 뭘까? 블루 데이 북 The Blue Day Book 시리즈
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 지음, 신현림 옮김 / 바다출판사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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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dley Trevor Greive의 사진은 늘 생각하게 만든다. The Blue Days부터 읽어온(?) 그의 사진은 나뿐만 아니라 여타의 많은 이들을 웃게도 하고 느끼게도 하는 것 같다. 첫 직장을 그만 두면서 나는 이 회사로 인해 1년을 잃어버렸다는 피해의식에 속상해 하고, 그러던 중 다행히 두 번째 직장을 얻고 첫 출근한 날이었다.늘 그렇듯 과거란 그저 추억할 수는 있어도 되돌아가 바꾸어 놓을 수는 없듯 나의 첫 직장에 대한 과거도 마찬가지였다.'인생의 의미',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것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하고, 일한 뒤 느끼는 성취감일까? 아직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나는 지금도 알아가는 현재 진행형이다.사람의 일생과 동물의 일생 사이에서 그 희로애락이 결코 다를 바 없기에, 사람을 통해 내 모습을 비추어 인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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