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나무에게
더불어숲(신영복 홈페이지 이름) 지음 / 이후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신영복 선생님은 인기가 참 많은 분이다. 진보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들이 몇몇 권력가에 의해 10년, 20년이란 어처구니 없이 긴 시간을 0.75평 안에서 살아갔다. 신영복 선생님도 그러한 분들 중 한 분으로 지금은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1968년에 시작한 옥중 생활을 1988년에 끝마쳐야 했다. 하지만 그를 따르고 존경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다는 몰라도 지금의 삶은 훨씬 나아지셨으리라 믿는다.

'나무가 나무에게'는 신영복 선생님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언제나 온라인 상에서 함께 하기 위해 만든 신영복 홈페이지에 오른 책 제목 그대로 더불어 숲 안의 나무가 나무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모아 만든 책이다.

글을 쓰는 일을 업으로 하는 이들도 아니 것만 그들의 글솜씨는 참 맛깔스럽다. 인위적인 갈등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소설이나 드라마가 아니기에 그저 살아가는 이야기이기에 읽는 사람은 더 감동하고, 나의 삶을 되돌아 보게 한다.

가족의 사랑을 새삼스레 느끼고, 친구를 생각해 보고, 나를 가르쳐준 스승을 되새기고, 이웃을 그려보고, 사랑을 속삭이고.. 우리네 사는 모습을 진솔하게 엮어 나가, 그런 한 그루의 한 그루의 나무가 모여 우리네 숲을 이룸을 그 속에서 어떻게 숨쉬고 살아가야 하는 가를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생각의나무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자전거 타고 훌훌 떠났다. 안동, 섬진강, 소쇄원, 안면도, 고성, 선암사, 경주, 진도, 부석사 등 그는 자전거를 하나 둘러 매고 전국을 돌았다.<자전거 여행>의 첫 페이지는 눈 덮인 도마령을 힘겹게인지는 사진에 드러나지 않지만 결코 쉽게 나아가는 자전거 바퀴는 아닌 듯한 한 남자가 자전거를 끌고 여유롭게 길을 돌아간다.

눈덮인 고개를 겨우(?) 자전거 하나 달랑 둘러 매고 유유자적 바퀴를 굴리는 그의 모습은 거대한 자연 앞에 정말이지 작은 모래 알갱이만큼 작아보인다. 하지만 그 자연을 거슬러 전국을 여행하는 모습은 부럽기만 하다.

잡지사 편집장으로 있던 저자는 하던 일을 그만 두고 난 뒤였다. 현재 출판사에 다니고 있는 난 이제 초보 출판쟁이이긴 하지만 하루종일 앉아 글자를 보는 출판 일이란 하루에도 몇 번씩 자리를 박차고 자연 속으로 도망가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썼던 저자는 우리나라는 전국토가 박물관이라고 했다.

'길에는 본래 주인이 없다.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주인이다.'라는 부분이 있다. 쭉뻗어야 할 길을 막고 입장료를 내라는 요즘 세상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길에는 그런 입장료를 낼 필요가 없다.

<자전거 여행>은 저자의 글이 주는 감동도 감동이지만 몇 페이지를 걸러 보여주는 풍경사진 또한 그야 말로 예술이다. 해외 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너도나도 무턱대고 해외로 나가는 일이 즐비해졌는데, 이제는 조금 자제하고 우리 국토를 둘러 봤으면 좋겠다. 자전거 하나 둘러 매고 기한 없이 떠돌 수는 없겠지만 하루 코스로도 우리 국토의 매력을 한껏 만끽할 수 있으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페포포 메모리즈
심승현 글, 그림 / 홍익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여자의 마음과 남자의 마음은 근본적으로 다른가 보다.(전제하지만 일부의 여성과 남성을 생각해 볼 때 말이다.)

담배를 피고 나서 나 외에 다른이들에게 담배를 피고난 후 입냄새를 나지 않게 하려고 목캔디 한 상자, 낡은 지갑을 가지고 다니기에 빳빳한 만원짜리 새돈을 넣어 부자되라고 산 검정색 가죽지갑, 남자들이 다 그렇지 가방 이곳저곳에 박혀있는 팬들을 정리하라고 내가 사용하던 필통을 그 자리에서 주고, 차를 타면 라디오를 틀어 음악보다는 말이 많은 프로그램을 싫어하기에 좋아하는 곡들로 녹음해 두었는데, 걱정할까봐 아프다고 말도 하지 않고, 힘들까봐 집에 바래다 달라는 소리 하지 않고, 나도 한 번 아침에 모닝콜을 부탁하고 싶었는데 그렇잖아도 밤에 잠을 잘 못자는데 뒤척일까봐 꾹 참고, 난 자장면 좋아하지도 않는데 늘 자장면집으로 날 데려가고, 술을 마시고 싶지도 않고 그 자리에 있는 것도 몸이 피곤한데 혹시 술을 너무 많이 마실까봐 술을 먹고 작은 실수라도 할까봐 밤새 친구들 사이에 있었는데, 보고싶다는 책이 있다면 밤새도록 인터넷을 뒤져 멀리에 있는 것도 택배로 받아 주었는데..

남자들은 이런 노고를 모른다. 아니 굳이 이런 노고를 알게 하려 한 일들은 아니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표현해야만 하니라는 안일한 생각은 여자를 힘들게 만든다.

모든 남자들이 그런 건 아니다. 남자들의 근성이란 게 여자들의 근성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기에 남자가 모르는 여자의 이면이 있으면 여자가 모르는 남자의 이면이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근엄(?)과 체면을 중시한 어느 한 남자로 인해 나는 많이 힘들었다.

즐겨보는 시트콤에서 짠돌이지만 그의 맘을 시청자인 나는 알기에 그의 캐릭터를 좋아했는데, 계속보다보니 사랑앞에서 그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란 언젠가 나를 너무 힘들게 했던 남자의 그것과 너무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싫어지기 시작했다.

시청자의 입장에선 그와 그녀의 맘을 너무도 잘 알기에 그저 답답해 하며,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겠거니 생각하지만 현실에서는 다른 얘기다.

여자의 마음, 남자의 마음 그들이 마음이 성격 탓으로 인해 표현되지 않는다는 건 알지만 그런 남과 여는 조금씩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변해야 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만화 몇 컷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는 일이겠지만, 동감하면서 한컷한컷 넘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 황진이
김탁환 지음, 백범영 그림 / 푸른역사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나는 '나, 황진이'를 통해 내가 황진이를 얼마나 알고 있었나를 되돌아 볼 수 있었다. 당대 여타의 뛰어난 미모와 지식을 겸비한 글짓는 실력이 아주 뛰어난 기생, 그런 황진이를 사모한 여러 남자들이 있었지만 섣불리 그들을 허락하지 않은 여자. 그녀를 너무 사모한 나머지 상사병에 걸려 죽어서도, 그녀의 집앞에서 돌덩이처럼 관이 꿈적도 하지 않자 황진이가 나와 쓰다듬어 주자 움직였다는 일화 등이 그녀를 아는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나 더 있다면 전공이 국문이다 보니 그녀의 작품을 다른 사람들보다 하나라도 더 접할 수 있었다는 것 뿐이리라.

제목이 그렇듯 '나, 황진이'가 얘기하는 16세기를 살았던 그녀가 직접 1인칭이 되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1인칭 소설은 오랜만에 접하는지라 이야기를 직접 듣고 있는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흥미로웠고, 한장한장 넘길 때마다 다음 페이지가 궁금할 정도였다.

세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가끔은 실소하며 또 가끔은 수긍하며 허와 실을 꼬집어 줄 때 맹인인 어머니 밑에서 여성으로써 살아가기가 어떠했는지, 기생이 될 수밖에 없지만 재주가 많으면 박복하다고 했던가? 편하지만은 않았던 그녀의 생활이, 얼굴도 모르는 아비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기생 황진이가 아닌, 여성 황진이가 주제넘게도 안타깝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리고 황진이의 시조를 다시 읽으면서 다시한번 여성의 삶이란 걸 생각해본다.

나는 아직 나를 버리고 가는 어제가 원망스럽고 나를 다시 혼돈에 빠뜨리는 오늘과 이마를 맞대고 싶습니다. p.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띄어쓰기 편람
이승구 외 지음 / 미래엔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요즘 대한교과서에서 나온 우리말 우리글 바로쓰기 사전 [띄어쓰기 편람]을 정말이지 국어사전 보듯 뒤적이고 있다. 초등교재 편집일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아이들에게 보여줄 교재를 보다 정확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반영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이제 막 단어와 문장을 익히거나 글을 쓰기 시작하는 초등학생 아이들을 둔 부모라면 아이들의 단어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게 되는데, 외계어와 외래어, 신조어 등으로 혼란하기 이를 데 없는 우리 국어의 혼란기를 겪고 있는 요즘 보다 정확한 글쓰기를 위해 숙지해 두는 게 좋을 듯하다.

나는 어릴 적 '갔다'와 '같다'를 많이 헷갈려 했다.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초등학교 시절 일기장을 보면 선생님께서 빨강 펜으로 친절히 예를들어 설명해 써 주시기까지 했다.
'나는 오늘 학교에 갔다.''동생과 내 가방은 같은 것이다.'위와 같은 식으로 예를 들어준 것은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한다.일상속에서 혼동하기 쉬운 글자들의 정확한 쓰기 교육의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