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생각의나무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자전거 타고 훌훌 떠났다. 안동, 섬진강, 소쇄원, 안면도, 고성, 선암사, 경주, 진도, 부석사 등 그는 자전거를 하나 둘러 매고 전국을 돌았다.<자전거 여행>의 첫 페이지는 눈 덮인 도마령을 힘겹게인지는 사진에 드러나지 않지만 결코 쉽게 나아가는 자전거 바퀴는 아닌 듯한 한 남자가 자전거를 끌고 여유롭게 길을 돌아간다.

눈덮인 고개를 겨우(?) 자전거 하나 달랑 둘러 매고 유유자적 바퀴를 굴리는 그의 모습은 거대한 자연 앞에 정말이지 작은 모래 알갱이만큼 작아보인다. 하지만 그 자연을 거슬러 전국을 여행하는 모습은 부럽기만 하다.

잡지사 편집장으로 있던 저자는 하던 일을 그만 두고 난 뒤였다. 현재 출판사에 다니고 있는 난 이제 초보 출판쟁이이긴 하지만 하루종일 앉아 글자를 보는 출판 일이란 하루에도 몇 번씩 자리를 박차고 자연 속으로 도망가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썼던 저자는 우리나라는 전국토가 박물관이라고 했다.

'길에는 본래 주인이 없다.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주인이다.'라는 부분이 있다. 쭉뻗어야 할 길을 막고 입장료를 내라는 요즘 세상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길에는 그런 입장료를 낼 필요가 없다.

<자전거 여행>은 저자의 글이 주는 감동도 감동이지만 몇 페이지를 걸러 보여주는 풍경사진 또한 그야 말로 예술이다. 해외 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너도나도 무턱대고 해외로 나가는 일이 즐비해졌는데, 이제는 조금 자제하고 우리 국토를 둘러 봤으면 좋겠다. 자전거 하나 둘러 매고 기한 없이 떠돌 수는 없겠지만 하루 코스로도 우리 국토의 매력을 한껏 만끽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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