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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고 싶은 한국 베스트 단편소설
김동인 외 지음 / 책만드는집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고등학교 문학시간에 읽을때와는 또다른 느낌을 선사해준다.
그때는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이해하기에 앞서 기계적으로 시험에 대비하여 머리속에 집어넣었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다시 접하니 그때는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이 이해되기도 하고, 훨씬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이 책에서는 제목 그대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은 대표 단편만을 모아놓았다.
총 13개의 작품이 담겨있다.
운수 좋은 날, B 사감과 러브레터, 벙어리 삼룡이, 봄.봄, 동백꽃, 백치 아다다, 날개, 감자, 배따라기, 메밀꽃 필 무렵, 탈출기, 레디메이드 인생, 치숙.
그 중에서도 내가 고교시절부터 좋아하던 작품 중 하나인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인력거꾼 김첨지는 앓아 누워있는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돈을 벌기위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밖으로 향한다.
웬일인지 그날따라 손님도 더러있고, 원하는 액수에 맞게 손님을 태운다.
돈을 평소보다 많이 벌었지만 돌아가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술을 거하게 마시고, 아내가 먹고 싶어하던 설렁탕 한 그릇을 사가지고 집으로 들어서는 김첨지.
남편이 왔는데 나와보지도 않고, 빈 젖만 빨고 있는 아이의 소리만 들릴 뿐.
" 이 오라질 년, 주야장천 누워만 있으면 제일이야! 남편이 와도 일어나지를 못해."
" 이년아, 말을 해, 말을! 입이 붙었어, 이 오라질 년! "
"......"
"으응, 이것 봐, 아무 말이 없네."
"......"
"이년아, 죽었단 말이냐, 왜 말이 없어?"
"......"
"으응, 또 대답이 없네, 정말 죽었나 보이."
달포가 넘도록 콜록이며, 약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밥 한번 먹지 못한 아내가 그렇게 죽었다.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말은 모질게해도 아내걱정을 하던 김첨지.
다 처자식 먹여살리려고 그렇게 일을 나갔건만, 유난히도 운수 좋았던 날 아내를 떠나보냈다.
이 소설은 시대적인 아픔을 잘 담아냈고, 제목의 반어적표현에서 슬픔을 한층 극대화시켰다.
그런점이 운수 좋은 날을 계속 읽게 되는 이유다.
또한 한국 단편소설을 찾게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