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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이슈 & 상식 2016년 7월호 - 통권 제113호, 무료 동영상 제공 취업.면접 필수 도서 / 주요 언론사 선정 이슈 30선 수록
시사상식연구소 엮음 / 시대고시기획 / 2016년 6월
평점 :
브렉시트, 미세먼지,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 등 여러 사건이 많았지만 이번 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직장 그리고 삶과 질의 문제였다. 칼럼과 30개의 핫이슈를 다룬 기사들 중 무려 네 개나 되는 기사들이 직장과 삶에 대한 것들이었다. OECD에서 설문조사만 했다하면 우리나라는 항상 나쁜 건 상위권, 좋은 건 하위권을 차지한다. 최근 발표한 더 나은 삶 지수(BLI;Better Life Index)에서 38개국 중 28위를 차지한 것만 봐도 안타깝다. 읽다보니 오래 전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남자 주인공의 대사가 떠올랐다. 사람들은 얼마나 기술이 발달했는지, 이것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절약해주는지 이야기들 하지만 실제로 남는 시간 더 많은 노동을 할 뿐이라는 말이다. 20년쯤 전인1995년도에 나온 영화인데, 그 때와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진 현실은 없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내가 만나본 해외에 있는 친구들은 물론 그중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워커홀릭으로 살 수 밖에 없는 나라들도 많지만, 그들 대다수는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어떤 제도하에서 살고있었다. 대부분 유럽에서 삶을 살고 있는 친구들이라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적정한 노동시간이 정해져있거나, 여름이나 크리스마스와 같은 특정 날에는 유급휴가로 그들의 노동을 보상받는다. 굉장히 부러웠기에 한 때 어떻게 되든 무작정 유럽에서 밑바닥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취업난은 전세계가 공통으로 안고있는 문제였다. 게다가 외국인을 고용할 경우, 비자문제며 세금 등 기업이 떠안아야 할 외부 비용이 생기기 때문에 웬만하면 자국민을 고용하려고 한다. 외국인으로서 자국민을 뛰어넘는 특별한 능력이 있지 않고서야 힘든 일이기에 생각을 접었다. 또한 최근에는 프랑스에서도 많은 가게들이 토요일에 문을 연다는 얘기도 들었다. 프랑스에서만은 절대 벌어지지 않을 것만 같은 일이었기에 놀라웠다. 온라인에서 모든 것을 다 취급하는 경쟁자 아마존을 의식해 문을 연다는 것이다. 온라인에서 일주일 내내 물건을 판매하지만, 실제 샵에서는 그렇지 않기에 조금이라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없는 직장 생활의 구조가 악순환을 낳고 있다. 우리나라 취업준비생들 중 많은 사람들이 장수 취업준비생이 되어가고 있다. 그들 나름대로의 일정한 기준에 맞지 않으면 아예 입사지원을 할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다. 비단 청년들 문제로만 돌릴 수 없다. 중소기업의 대부분은 낮은 연봉에 개인적인 시간을 갖는다는 건 꿈같은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럴바에야 더 좋은 스펙을 쌓아 돈이라도 많이 받는 대기업에 가고 싶은 것이다. 반면 눈을 낮춰 중소기업에 들어간 사람들도 그들만의 문제가 있었다. 1년 이내의 조기 퇴사율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조직 및 직무에 적응을 못하는 것이었고, 급여 및 복지 문제가 그 뒤를 따랐다. 이는 한 기업의 종사자 수가 300명 미만이 되는 회사에서 특히나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무작정 취업부터 하고 보자는 무작위 지원도 문제지만, 최소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도록 특정 제도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왜 우리나라는 안되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많은 연구결과는 자유로운 분위기와 일과 삶의 균형이 갖춰졌을 때, 더 높은 생산성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연구결과와는 굉장히 멀리 떨어져있다.
청년 실업과 노동시장 개선 문제는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주제이긴 하지만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큰 숙제로 남아있다. 현재 세계적인 경제성장 둔화와 함께 우리나라의 기반인 제조업의 위기 등과 맞물려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대기업이라고 손 놓고 있다가는 한 순간에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고 강조한다. 쉽게 예측할 수 없이 빠르게 변해만 가는 세상인데 미래를 만들어나갈 청년들마저 갈 길을 읽고 있다. 이는 곧 한 나라의 위기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정부 또한 해외 취업, 청년 아카데미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대외 공개용일뿐이라며 비판을 받기도 한다. 단기간의 수치를 위한 임시방편이 아닌 실직적으로 도움이 되고, 장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