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 발칙한 혁명 - 비틀스, 보브컷, 미니스커트 - 거리를 바꾸고 세상을 뒤집다
로빈 모건.아리엘 리브 지음, 김경주 옮김 / 예문사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문화 격변의 시기라고 불리는 1960년대. 깊게는 모르지만 참 흥미로운 시기라고 생각해왔다. 어느시대나 기성세대를 넘어 새로운 세대가 또다른 문화를 만들어내지만 1960년대 서구는 달랐다. 문화 격변, 문화 반란의 시대라는 말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을정도로 비틀즈와 밥딜런을 시작으로 한 음악계뿐만 아니라 패션, 헤어 등 예술계까지 많은 실험적인 문화와 혁명이 탄생한 시기이다. 이 때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니 설렜다. 60년대를 생생하게 증언하는 48명의 이야기와 57점의 희귀사진이 실렸다길래 더 궁금해진 책이다. 개인적으로 과거를 넘어 현재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비틀즈에 대한 인터뷰가 기대됐다.



 체코 프라하로 여행을 갔을 당시, 까를교 근처 존 레논의 벽을 마주했을 때가 떠오른다. 1980년대, 반공산주의와 자유를 열망하던 체코의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표출할 공간으로 낙서를 해 놓은 벽이다. 그런데 왜 존 레논의 벽일까? 설명을 듣기 전까지 나도 꽤나 궁금했었다. 그 당시 체코 사람들은 몰래 숨어 라디오를 통해 비틀즈 존 레논의 노래를 들었다. 자유를 노래하던 존 레논은 그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이런 영향으로 마침내 프라하의 봄을 맞게 된 것이다. 드러내놓고 자신들의 의견을 말 할 수 없었던 그 때, 노래 한곡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자유를 향해 나아가도록 도왔다. 이렇게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존재하는 그룹. 과연 이들은 어떤 역사의 흐름 속에서 탄생했고, 당시 어떤 문화가 주를 이루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역사를 바꾼 1960년대의 이야기를 그 시대 한 가운데 서 있었던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전하고 있다. 의심의 여지없이 사회적으로 대격변을 겪은 시기로, 많은 분야에서 기존의 기득권층이 쌓아 놓은 문화를 거부하며 벽을 허물었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은 음악계와 이 계통에 종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은 부분 담고 있다. 책을 읽어나가다보니 최근 본 영화 <본투비 블루>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미국의 재즈 연주가이자 트럼펫 연주가인 쳇 베이커의 삶을 바탕으로 풀어낸 영화인데, "Jazz is dying"이라며 재즈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사가 있었다. 그러면서 지금은 밥 딜런이 대세라는 말을 덧붙였었다. 또 다른 하나의 흐름을 향해 넘어가는 단계. 1963년, 그 당시 영국에는 비틀즈가 있었고, 미국에는 밥 딜런이 존재했던 것이다.



 비틀즈가 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몰랐던 당시 음악 관계자는 심지어 그들과의 계약을 거절했었다고 한다. 기성세대는 비틀즈와 같은 새로운 세대의 노래를 싫어했으니 거절도 무리는 아니였으리라. 그러나 단지 그들은 시작에 불과했고, 이후 더 많은 자유로운 밴드들이 등장했다. 돈이 오고가는 산업 분야에서 이런 흐름을 놓칠리가 없다. 비틀즈는 거절했으나, 그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록 밴드 롤링 스톤스마저 잃을 수는 없어 계약을 성사했다. 이렇게 점차 팝 문화가 퍼져나가고 있었다. 정말 음악만을 위해 자신들의 기량을 펼치고, 즐기며 서로 돕고 함께하기에 더 없이 좋았던 시기로 보인다. 일례로 비틀즈는 롤링 스톤즈에게 곡을 써주기도 하며 경쟁하기 보단 그들을 도왔다고 한다. 오늘과 같이 무한 경쟁시대를 떠올린다면 놀라운 일이긴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팝 문화를 한층 더 끌어올리고 대중적이 되도록 만들지 않았을까.



 전반적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1950년대를 넘어 그나마 낙관주의적인 60년대 초반을 보내던 사람들이, J.F. 캐네디 대통령의 암살, 마틴 루터킹의 영향, 베트남 전쟁 등 절망을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시발점이 되었고, 그 중심에 밥 딜런, 비틀즈와 같은 문화의 아이콘이 있었던 것이다. 여러 사건들과 사회 운동들을 통해 기존의 것에 대항하고 자신들만의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켰다. 그 당시의 음악계의 분위기 뿐만 아니라 사진, 패션 등 다양한 문화를 배울 수 있어 흥미로웠던 책이다. 젊은이들의 반란의 해라고도 불린다는 이 시기, 그 때 일어난 발칙한 혁명들이 궁금하다면 읽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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