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읽지 못할 책은 없다 - 평범한 대학생을 메이지대 교수로 만든 독서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임해성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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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적으로 책 읽기를 시작하면서 크게 두 가지 난관에 부딪쳤다. 나에게 꼭 맞는 책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첫 번째이고, 다른 하나는 읽고 싶은 분야임에도 어려워 포기하는 책이 있다는 것이다. 독서를 생활화 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지, 흥미로워 보이는 책들도 막상 펼쳐 읽기 시작하면 내 책이 아니구나 싶을 때가 종종 있다. 게다가 미술, 철학, 과학 등 여러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다양한 책을 접하며 독서 편식을 개선하려 노력중이다. 그러나 내가 낯선 분야의 책일수록 책 선정에 있어 더 많은 실패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쉽게 풀이한 ○○○' 과 같은 제목의 책들에 사로잡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익숙하지 않은 분야의 책은 어린이용 도서나 알기 쉬운 내용으로 구성된 서적으로 워밍업을 하려고 하는데 때때로 이런 입문자용 책도 난해할 때가 많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얼마전에 읽은 물리학 책, 『괴짜물리학』이다. 고등학교 이후로는 더이상 만날 일이 없을 것만 같았던 물리학. 복잡한 공식들의 연속이었던 물리학 때문에 고생깨나 했었다. 그럼에도 과학 분야의 인기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물리학 입문자를 위해 재미있게 구성했다는 표지에 마음이 동했다. 물리학이 얼마나 재미있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겠다는 당찬 포부를 지닌 책으로 궁금증을 유발하는 목차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이 책 또한 실패였다. 몇 번씩 다시 읽었음에도 물리학의 기본조차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던 나에겐 버거웠다. 현재 이 책 이후로 물리학과는 잠시 거리를 두고 있다. 



 이런 경험들로 인해 더욱 더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세상에 읽지 못할 책은 없다는 제목 또한 마음에 꼭 들었다. 어떤 분야든 막힘 없이 술술 읽고, 그 속의 지식과 통찰을 얻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읽어나간 책이다. 총 다섯 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독서 요령부터 좋은 책을 고르는 법까지 전반적인 독서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대됐던 부분은 4장 <난해하고 난감한 책을 읽어내는 요령>이었다. 나름 고민을 거듭해 고른 책들을 그냥 쌓아두고 싶진 않았다. 모든 어려운 전문분야의 책은 입문서부터 시작하라는게 저자의 조언이다. 당연했다. 비 전문가인 일반인들의 경우, 특정 분야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입문서도 어려울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한단 말인가. 더 쉬운 단계의 책을 찾아야 할까? 아니면 공부를 한 후 어느정도 지식이 쌓인 다음 다시 읽어야 할까? 그러기엔 책 한 권을 읽기 위한 준비과정이 너무 길어져 지칠 것 같기도 하다. 이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방안이 궁금할 때 쯤, 문과생을 위한 이과서적 공략법 파트를 읽게 되었다.




 첫 번째 방법은, 유명학자나 위인들의 전기를 통해 예비지식을 쌓는 것이다. 전기의 경우, 이론적인 내용은 물론 한 사람을 삶 전체를 보여주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다. 그들의 성공담이 담긴 책도 좋다. 두 번째, 이공계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은 철학자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에서 배울 수 있다며 이 책을 추천했다. 마지막으로 과학을 주제로 한 소설로 쉽게 다가가라는 것이다. 내 독서에 크게 영향을 미칠만큼 기발하거나 새로운 방법들은 아니었지만 시도해 볼만 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다양한 분야에 있어 저자가 소개한 책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일본사람이라 대부분이 일본서적이지만 대게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있는 책들이었다. 무엇을 읽어야할지 모르는 독서 초보자들이 책을 고르거나 배경 지식을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나 원서 읽기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 요즘 어떤 책을 읽어야할까 고민중이었는데, 저자의 추천대로 쉽고 단어 폭이 넓지 않은 시드니 셀던의 책을 읽어보기로 마음먹었다.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독서 고민 상담 부분도 유용했다. 이 책 한 권을 읽고나니 꼭 읽어봐야겠다는 독서 목록 리스트가 부쩍 늘어났다. 




 마지막으로 독서가 왜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책을 마친다. 어느 정도 독서습관이 자리잡아 경지에 오른 사람들보다는 독서 초보자들이 활용하기에 좋은 책 같다. 시간적, 공간적 어려움에도 책과 쉽게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을 두루 소개하고 있어 부담없이 실천해볼 수 있다. 또한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동기 부여도 할 수 있고, 책을 읽다 막힐 땐 어떻게 해야하는지 여러 방법들이 담겨있다. 독서, 하고는 싶으나 어떻게 시작 해야할지 막막한 사람들이라면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분명 자신에게 맞는 독서법 하나 정도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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