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원으로 결혼하기 - 불친절과 노키드의 저예산 결혼 대작전
불친절 지음 / 이마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만의 결혼식 로망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직 미혼인 나 또한 내가 꿈꾸는 결혼식이 있다. 웅장한 결혼식장에서 많은 하객들과 함께하는 일반적인 결혼식이 아니다. 예전부터 '나 이런데서 결혼한다~' 자랑하듯, 심지어 나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아야만 하는 그런 어색한 결혼식은 하고 싶지 않았다. 나를 잘 알고, 내가 사랑하는 몇몇의 사람들과 함께 파티를 하며 진심으로 축복받고 새로운 출발을 격려받을 수 있는 그런 결혼식이 꿈이다. 어쩌면 요즘 트렌드인 셀프웨딩, 스몰웨딩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경비를 줄여 알뜰하게 치르면 좋다. 그렇지만 그보다 둘 만의 특별한 하루를 남의 손이 아닌 내가 직접 만들어 나가는게 더 의미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500만원으로 결혼을 한 두 만화가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요즘 세상에 500만원을 가지고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줄이고 줄인다 하더라고 가능한 금액일까 반신반의하며 책을 펼쳤다. 책에는 불친절과 노키드라 불리는 부부의 셀프 웨딩 도전기가 하나하나 기록 되어있다. 일생일대 단 한 번 뿐인 결혼식! 그들은 남 좋은 결혼이 아닌 진짜 자신들을 위한 결혼식을 올리기로 마음 먹는다. 맞는 말이다. 결혼은 남 좋으라고 하는게 아니니까. 내 행복, 내 앞날을 위해 하는 결혼에 주인공인 나이다. 다른 사람을 의식할 필요가 전혀 없다. 갖출건 갖취되, 남들 눈에만 좋아보이는 허례허식 따위는 집어치우고 알뜰 살뜰한 결혼식을 치룬 부부가 참 멋있다.



 의도는 좋지만 처음 해보는 결혼인데가 부모의 마음은 분명 또 다를 것이다. 한번 뿐인 날을 위해 뭐든 더 해주고 싶은 마음에 초반에는 부모님들과 트러블도 많았다. 또한 예식 장소와 청첩장, 드레스며 폐백까지 결혼식 준비는 해도 해도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주변에 결혼을 한 친구들을 보면 이 준비기간도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고 한다. 게다가 시부모님과 의견이 하나도 맞지 않는다면 징징거리던 친구도 있었다. 당사자 둘이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각자의 부모, 집안과의 만남이기도 하기에 더 어려운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두 부부는 부모님과 서로 양보해가며 차근차근 결혼식을 진행해 나간다. 책은 본격적으로 어떻게 하면 결혼 예산은 줄이고 기본적인 구색을 갖출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스튜디오 촬영이나 예물 등 현실적으로 생략, 대체 가능한 것들로 비용은 절감하고 웨딩 소품을 만든다거나 메이크업 등 지인을 통하거나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은 직접하면서 알차게 준비해나갔다. 불친절과 노키드 부부는 만화가이다보니 자신들만의 청첩장을 직접 디자인하는데 그 모습이 더 특별해보이기도 했다. 요즘은 청첩장을 직접 인쇄보단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청첩장을 애용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재료비가 들지 않으니 더 저렴하겠지만 기념으로 하나쯤은 간직하고 싶은 청첩장이다. 뿐만아니라 환경까지 생각하는 친환경 청첩장도 있다니 새로운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결국 그들은 불친절 어머니가 다니던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경험을 토대로 예비부부들을 위한 깨알 팁들을 공유하고 있어 결혼을 앞두고 있다거나 예산문제로 고민중인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겠다. 당장 할 결혼도 아니지만 괜스레 읽고나니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었다. 장소는 어디로 해야할까? 계절은 언제쯤이 좋을까? 예쁜 웨딩부케는 친구에게 부탁하고, 드레스는 대여도 있지만 직접 만드는건 무리일까? 등 행복한 상상을 했다.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나도 이 부부처럼 둘 만의 노력과 추억이 가득 담긴 결혼식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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