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음에 닿다 - 살며 여행하며, 그 남자가 보고 느낀 생생한 스페인 이야기
박영진 지음 / 마음지기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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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강렬하고 열정적인 이미지가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나고 추천한다. 그러나 사람들마다 각자의 환상이 있는 나라가 있을 터, 나의 경우 그 대상은 프랑스였다. 사실 스페인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었기에 유럽 여행 중 잠깐 스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곳이다. 이리저리 이동이 많은 계획에 자칫 잘못하면 동선이 꼬여버리기 때문인데 굳이 가보고 싶지도 않은 스페인에 들러 괜히 골치아프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방문하고 싶은 스페인의 도시를 하나 꼽으라면 팜플로냐 지방에 가서 투우 경기를 보거나 소들과 함께 달리는 레이스 '엔시에로'에 참가해보고 싶었다. 드레스 코드인 흰색과 빨강으로 차려 입고, 행사가 끝나면 전 세계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춤추고 마시는 어울리는 산 페르민 축제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행 중 우연히 만난 두 명의 스페인 친구들, 그들과 생각외로 오랜시간을 함께 보내며 스페인에 대한 생각히 완전히 바뀌었다. 휴가 차 프랑스 남부지방에 들른 그들은 한 명은 까딸루냐 출신이고, 다른 한 명은 마드리드에서 왔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언어를 가르쳐 주고 각자의 문화를 나누며 친해졌다. 스페인에 오면 가이드를 해주겠다는 말까지 들었기에 결국 스페인에 큰 흥미가 없어 여행 계획에 없다는 솔직한 내 생각을 전하고야 말았다. 그 후 "WHAT?"이라며 적잖히 놀란듯한 그들의 반응과 함께스페인에 대한 흥미로운 강의 아닌 강의를 들었만 했다. 얼핏 들어 알고만 있던 까딸루냐 지방의 독립에 대한 이야기, 산티에고 순례자의 길, 축구이야기, 꼭 들러야 할 환상적인 도시들, 가우디 건축뿐만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소도시들과 맛집까지 끊이질 않았던 강의로 스페인을 다시 보게 되었다. 특히 저자의 말처럼 스페인 음식은 거부감 없이 꽤나 맛있었다. 이런 음식들을 매일 즐길 수 있다는 유혹적인 말에 혹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스페인에 살며 직접 경험하며 느끼고 깨달은 저자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내가 전해들은 이야기 말고도 스페인의 숨은 매력은 무엇이길래 그리 많은 사람들이 찾고 또 찾는 것일까, 저자의 여행에세이가 답을 줄 것만 같았다. 뿐만 아니라 잘 다니던 직장을 떠나 이곳 저곳 다양한 세상을 만나는 저자가 부럽기도 했고 나중에 그런 삶을 살고 싶기에 더 끌렸던 것 같다.


 책은 스페인의 수도이자 대표적인 여행지인 마드리드부터 한적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깐따브리아와 아스뚜리아스까지 다양한 스페인의 매력을 담고 있었다. 게다가 저자가 소개하는 스페인의 역사와 환경, 사람들의 이야기에 마치 책과 함께 스페인 여행을 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점이 여행 책자에서는 볼 수 없는 여행에세이만의 매력이리라. 그리고 이 책을 읽은 후의 가장 큰 변화는 다른 나라 방문 시 며칠정도 들러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온전히 스페인만을 위한 여행 계획을 짜야겠다는 생각이다. 왜 저자 마음에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콕 박힌 여행지로 남아있는지 눈으로 마음으로 단 번에 느낄 수 있던 책이다.


 홀로 배낭 하나 달랑 메고 800킬로의 순례자의 길을 걸어보고 싶기도 했고 스페인 내전에 대한 피카소의 그림인 <게르니카> 또한 미술관에서 직접 마주하고 싶었졌다. 물론 저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빠이스 바스꼬 또한 빼놓을 수 없었다. 책을 덮고 나니 자연스레 비행기 티켓을 알아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오래는 머무르지 못하더라도 단 며칠 어떻게든 시간을 내고 싶었다. 바쁘디 바쁜 일정으로 빡빡한 투어가 아닌 저자처럼 여유롭게 스페인을 둘러보고 싶다. 조만간 여행지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스페인 방문 소식을 전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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