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 - 남인숙의 여자마음
남인숙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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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에서도 알 수 있지만 저자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삶이 재미있어졌고 절정을 맛보게 됐다고 말한다. 읽기 전부터 궁금했다. 도대체 저자는 어떤 특별한 삶을 살길래 나날이 즐거워지는걸까? 사실 주변 그리고 사회에서 주는 서른이 주는 압박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던터라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어쩌면 내 화려한 삶은 기억 속 한켠에 묻어두어야 하는건 아닐까라는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서른을 훌쩍 넘긴 저자는 여전히 삶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 인생의 가장 좋은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마음가짐으로 매일을 대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가만히 마주하고 있으면 그녀가 살아온 삶의 관록이 느껴진다. 단지 나이를 한 해 두 해 먹어간다고 해서 삶을 바라보는 여유로운 시선이나 온화한 마음이 싹틀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그녀의 이야기에 집중한 채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녀만의 비밀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보석같은 문장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몇 가지 인상적인 생각들 중 하나는 여행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다. 한 때 타지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그녀는 나이가 들면서 여행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나와는 정반대였다. 오히려 낯선 곳에 나를 내 모는 일을 좋아했기에 여행이 주는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크게 공감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 그녀가 여행을 바라보는 시선은 굉장히 신선하고 맘에 들었다. 단순히 무언가를 얻고 경험하려고 하는 여행이 아닌 여행 자체를 통해 삶이라는 방의 창을 열어 환기를 시킨다는 말. 어쩌면 바쁘고 복잡하기만한 삶을 살아가는데 여행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녀의 후회없이 삶을 사는 방법 또한 꽤나 매력적이었다. 어찌 사람이 살아가면서 후회없는 선택만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어제는 그렇게 좋아보여 당장 사겠다고 주문해 놓은 물건에 대해서도 오늘 후회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녀의 삶에는 후회가 없을까? 답은 생각외로 간단했다. 그녀는 관점 자체를 바꿔버리는 쪽을 택했다. "누구를 원망하겠어. 내 발등 내가 찍었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열심히 잘 해보지, 뭐." 결국 모든 일은 내가 받아들이는 태도의 문제라는 것을 그녀의 경험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여러 책들을 읽으면서 항상 이런 포인트에 크게 감명받곤 하지만 어쩐지 실천은 여전히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러니 온 삶을 살면서 꾸준히 그런 태도를 지향해 온 저자가 대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이와 아름다움. 저자의 말처럼 나이가 지긋함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아마 끊임없는 자신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자신의 가치와 매력을 이해하는데에서 오는 자신감이 아닐까.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면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그러다보니 아이도 생겨 나 조차도 잊어버리고 잃게되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누군가의 아내, 엄마의 역할이 강해지다보니 점차 내가 누구인지마저 헷갈리게 된다. 이러한 상황과 마주했을 때 나라는 사람이 가진 아름다움 또한 사라져버리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은 사람이 성숙했을 때에만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아직 이십대인 나는 어쩌면 저자가 책 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메시지를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현재 내가 경험할 수 없는 먼훗날의 내 모습을 그려보기도 했고, 어떤 아이디어는 꼭 기억하고자 따로 적어두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그녀가 주는 교훈으로부터 내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었다. "젊은 시절은 현재를 깎아내리며 되새김질 할 그리움의 대상이 아니라, 지금 삶을 더 풍요롭게 할 추억의 재료로 사용할 때만 아름다운 것이다.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니다." 에피로그의 문장이 진한 여운을 남기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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