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외로움을 두고 왔다 - 시로 추억하는 젊은 날
현새로 지음 / 길나섬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로 추억하는 젊은 날' 이란 부제가 나의 과거 또한 돌아보게 만들었다.


내 과거의 추억은 어디에, 어떤 상태로 보관되어져 있는지


문득 사진첩을 꺼내보고 싶었다.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어떤 일을 좋게만 기억한다고 했던가.


사진을 보며 새록새록 떠오르는 그 때의 그리운 기억들은 나로 하여금 웃음짓게 만들었다.




이 책은 작가의 유년시절에 대한 추억, 그리고 고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삿짐 정리를 하다가 발견한 빛바랜 시집들 속에서


고스란히 담긴 저자의 청춘시절 고뇌와 방황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였을까? 시, 에세이, 그리고 마지막 사진의 순으로 편집되어져 있고


이 모든 것들이 원래 하나였던 것 처럼 참 잘 어우러져 있다.




학창시절 교과서에 담긴 시 이외에 직접 시집을 사 읽었던 기억이 오래다.


그렇기엔 오랜만에 다시 보는 시들이 반가웠다.


또한 시와 연관된 저자의 스토리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나 저자의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기억에 남는다.


일만 하며 늘 바빴던 엄마이기에 저자를 보살펴 줄 여유가 없었고 이내 아빠를 따라 떠난다.


이러한 기억들이 저자에게는 트라우마로 남아있다고 한다.


다른 누군가도 엄마처럼 그렇게 쉽게 떠날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마음에 문을 닫은 것이다.


나도 어린시절 부모님 두분 모두 바빴기에


그 때 생긴 빈자리가 현재 나의 삶에 영향을 준다고 느낄 때가 가끔씩 있다.


그래서 다 필요없으니 엄마만 있으면 된다고 말하는 저자를 이해할 수 있었다.




<낙화>란 시에서는 버거운 대학생 생활과 암울한 미래에


자신의 청춘이 꽃답게 죽는다고 느낀 저자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청춘은 인내해야 하는 시기인가보다.


미래와 그 사이의 많은 선택들 사이에서 방황하며, 실수하며


그러면서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상태.


나도 먼훗날 결실을 맺으려고 피나게 노력했던 청춘을 아름답게 추억하는 날이 올까.




분명 저자와 어느정도 세대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읽어나가는 부분이 많았다.


그 누구와도 완벽한 사랑, 완전한 관계를 가질 수 없기에


인간은 고독할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말이 이해가 되기도 하면서 어딘가 모르게 씁쓸했다.




그리고 혼자 베르사유 궁전으로 여행을 가


그 화려환 궁전을 두고, 그 넓고 아름다운 정원을 두고 


그저 벤치에 누워 잠을 청했다는 대목에서 지난날의 내 여정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 당시 나 또한 베르사유 궁전 한켠에서


잔디에 홀로 누워 음악을 들으며 혼자 낯선 세계에 와 있다는 행복한 고독을 즐긴것 같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의 내가 아닌 온전히 나 자신이었던 '나'.




아직 저자만큼 되돌아 볼 유년시절이 많진 않다.


그럼에도 마치 저자와 함께 과거를 추억하며 대화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편안하게 스며든 책이었다.


시간이 흘러 내 젊은 날은 무엇으로 추억할까.


한 편의 시와, 글, 저마다의 묘한 분위기를 간직한 사진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여행을 할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