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메트로
카렌 메랑 지음, 김도연 옮김 / 달콤한책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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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실린 그림과 예쁘게 쓰여진 불어 제목만으로는 알 수 없던 책이다.


보통 지하철을 생각한다면


바쁘게 뛰어 간신히 지하철에 탑승하는 사람들, 피곤해 잠든 사람들, 끊임없이 스마트폰과 대화하는 사람들


이 정도가 아닐까 싶다.


내가 본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우리나라 보다 훨씬 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


가까이 마주보는 좌석에 어색할 수도 있다는 점?


그렇기에 '대체 소설 속 지하철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길래 온 프랑스를 사로잡았을까?'


라는 궁금증 가득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스물 여덟 주인공 마야는 뷰티 회사 마케팅 팀장으로 샴푸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이 여자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감상하는 게 취미이다.


사람들을 관찰하며 헤어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것이다.


어느 날, 평소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출근길이었으나 휴대폰을 도둑 맞는다.


그러면서 우연히 그녀를 돕는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은 남자 로제를 만나는데...


알고 보니 그 남자는 "비싸지 않은 맛집가이드"를 팔며 지하철을 전전하는 노숙자?


고작 피타고라스의 정리로 아버지와 싸워 집을 나왔고 사랑하는 여자를 잃은 그는 노숙자 신세가 되었다고 한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이 둘을 기다리고 있을까.





핸드폰을 도둑맞은 그 날의 인연으로 두 사람은 가까운 친구가 되어간다.


로제를 노숙자의 삶에서 벗어나게 해주고픈 마야와 그런 관심이 달갑지 만은 않은 로제는


갈등을 빚으면서도 서로에 대한 진심을 알기에 이해하고 배려한다.


어쩌면 천국과 지옥으로 분류할 수도 있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사는 두 사람의 끈끈한 우정을 다룬 흥미로운 소설이다.





마야의 유대인 가족과 남자친구 나탕의 이야기 또한 소설에서 빼 놓을 수 없다.


자나깨나 마야가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했으면 좋겠는 할머니 마미유와 가족들.


마미유는 마야의 기분 변화를 단 번에 감지하는 초능력의 소유자이며


동시에 가수 파트릭 브뤼엘의 열성팬인 유쾌한 캐릭터이다.


그런 그녀는 마야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비밀친구이다.




나탕 또한 지하철에서 만나게 된 남자이다.


여자가 많고 바람둥이 일 것 만 같은 그에게도 마야라는 진정한 사랑이 찾아온다.


조금은 이기적인 시선에 마야와 다투기도 하지만


그래도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남자다.




마야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읽는 내내 미소 짓게 만들었다.


작은 관심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예쁜 메시지를 담은 책이기도 했고,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소중함을을 느끼게 해준 뭉클한 책이기도,


알콩달콩 보통의 연애를 다룬 달콤한 책이기도 했다.




평범하기 짝이없는 지하철, 내게도 이런 일이 벌어질까?


읽고 난 후 역자의 말처럼 미어터지는 지옥철이 다르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에서 보내는 출퇴근 길이 지루하다면 멈출 수 없는 이 소설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전 프랑스가 열광한 이유를 알 수 있던 유쾌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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