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신 - 어떻게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를 움직일 것인가
최철규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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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상황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친구와 약속 장소를 정하는 일, 가족과 주말에 볼 영화를 선정하는 일 등


 협상이라고 인식하지 못할 뿐


우리는 많은 크고 작은 협상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내가 가지고 있던 협상에 대한 대부분의 생각들을 깼다는데에 있다.


협상은 무조건 내가 원하는 것을 더 많이 얻어야 이기는 게임이고


실질적인 갑과 을이 존재하며


뭐든 많이 해 봐서 익숙한 사람이 유리하 듯 경험 많은 사람이 유리할 것 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저자는 그것 보다도 협상의 원리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바로 상대의 욕구 뒤에 숨어있는 니즈를 파악하고


상대를 움직일 수 있는, 상대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히든메이커를 찾는 것이다.


협상 상대와의 관계 또한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다.


협상에 관한 짧고도 임팩트 있는 24강의 강의를 통해 


유용한 협상의 원리들과 여러 재미있는 사례들을 만났다.


실제 생활에서 적용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한 부분들도 꽤나 많았다.





그 중 인상 깊었던 내용을 꼽자면,


첫 번째로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제3의 창의적 제안을 만들어 내는 협상이다.


그 예로 프랑스 혁명을 들 수 있다. 


그 당시 굶주림에 힘겨워 했던 시민들은 호화스러운 왕궁을 없애버리고 싶어했고


반면 정부측은 어떻게 해서든 왕궁은 지켜야만 하는 입장에 있었다.


도저히 타협될 수 없는 듯 보였으나 


이러한 상황에서 번쩍이는 제3의 제안이 현재의 루브루 박물관을 만들었다.


왕궁을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박물관으로 사용 용도를 바꾸면서


시민들에게는 왕의 독립적이고 사치스러운 공간이라는 인식을 없애주었고 


더불어 왕궁도 지킬 수 있었다.





결혼하면 20주년이 되는 날 해외여행을 함께 가자고 약속을 한 


한 남자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다.


20주년이 다가오면서 아내는 하와이로 여행을 가고 싶다.


하지만 남편은 이미 지난 출장으로 하와이에 15일이나 머물렀으며 장시간 비행은 질색이다.


게다가 하와이의 대안인 제주도는 단칼에 거절당한다.


만약 어떻게든 먼 하와이를 제주도로 대체하고 싶은 남편의 입장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거절할 수 없는 세 가지의 획기적인 답변이 이어진다.


첫 번째는 하와이에 갈 경비를 절감해서 남은 돈으로 명품백을 사자는 제안이다.


하지만 청렴한 아내에게 통하지 않는다. 


두 번째로 아내의 히든 메이커 장모님을 공략한다.


"그동안 애들 보느라 고생하신 장모님도 함께 갔으면 하는데 


연세가 있으시니 하와이는 무리일 것 같지 않아?"


이 또한 소용이 없기에 남자는 마지막 또 다른 히든 메이커 자식 이야기를 한다.


"수능도 얼마 안 남았는데 우리가 그렇게나 멀리 가 있으면 아이한테 별로 안 좋을 것 같아. 


이번에는 가까운데 다녀오자."





결과적으로 세 제안 모두 제주도를 가자고 하는 것이지만 목적이 각각 다르고,


무작정 제주도를 가자는 것 보다는 논리적이고 설득력있다.

 

이렇듯 협상에서는 상대가 이해할만한 납득할 수 있는 논리도 필수적이다.


아마 나 같았으면 가방 하나 사주겠다는 첫 번째 제안에서 넘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혈연관계로 얽힌 가족 사이에서의 협상 기술도 기억에 남는다. 


가족은 비즈니스의 대상이 아니다. 


그렇기에 내 입장을 무조건 이해해줄 것이란 착각이 문제를 낳는다.


가족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첫째,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일단은 공감 해줄 것.


둘째, 'you' 메시지 보다는 'i' 메시지를 사용할 것.


예를 들어, 매일 술을 먹고 새벽에 귀가하는 남편에게 불만이 있다면 


"당신은 당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야. 


그렇게 술먹고 늦을거면 아예 집에 들어오지도 마!" 라는 말 보다는


"당신이 요즘 자주 술 마시고 늦으니까 나는 걱정이 되기도 하고 불안해. 


그러니 조금 일찍 들어오거나 늦을 경우에는 미리 연락해줬으면 좋겠어." 


라고 말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협상학에서 쓰이는 다양한 전문용어와 기술들을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각각 챕터별로 요약 정리하여 익혀두면 여러모로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협상학이라는 분야만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교육기관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난 후 협상학 분야에 대해 더 깊이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를 어떻게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에 대한 훌륭한 강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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