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경제대기획 부국의 조건 -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행복을 결정하는 제도의 힘
KBS <부국의 조건>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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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나라들이 수치상으로 부국 대열에 오른다.


 올해 이만큼의 경제상승률과 이만큼의 GDP를 이룩했으니 우리도 이제 부국이 아닌가.


책 표지 제목 아래의 애덤 스미스는 숫자로만 국가의 부를 단정지을 수 없다고 말한다.


"국민 대다수가 가난한 나라를 부국이라고 할 수 없다."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GDP 세계 11위를 차지 하고 있는 우리나라 또한 수치상으로는 부국이다.


그러나 심각한 양극화와 청년실업을 겪고 있는 현재 정말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부국과 빈국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시작한다.


많은 학자들이 지리, 인종, 환경 등 다양한 설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하게 설명될 수는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 많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했을 텐데 하나의 이론으로 차이를 설명하기란 쉽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책에 모티브를 두고 만들어진 이 책은 그 해답이 제도속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공정한 분배와 포용적인 정치제도.


이러한 제도를 튼튼한 기반으로 두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차이를 만든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멕시코와 미국 두 개의 국가에 속하는 도시 노갈레스를 예로 든다.


하나의 도시였다가 현재는 8미터의 장벽을 사이에 둔 완전히 다른 두 도시로 변해버린 노갈레스.


자유와 평등을 바탕으로 탄탄한 경제제도와 정치제도를 갖춘 미국의 노갈레스와 부정부패로 물든 멕시코의 노갈레스의 풍경은


이 둘이 한 때는 한 도시였음을 상상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판이하다. 




책은 이 원인을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 각국의 식민지 시기에 두었다. 


미국은 영국의 식민지를 멕시코는 스페인의 식민지를 각각 받았다. 그러나 개척자들의 상이한 접근이 오늘날의 차이를 만들게 되었다.


스페인은 현존하던 아스테카 문명 (현재의 멕시코시티)을 철저히 파괴하고


아스텍 사람들을 노예화 시키기에 급급했을 뿐 식민지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은 하질 않았다.


그 당시 분명한 계급적 차별이 존재했던 계급제도를 그대로 가져와 그들의 위에 특권층으로 군림했다.


재산, 권력 등 모든 것이 불평등하기만 했다.


이렇게 소수의 특권층만이 군림하도록 만들어진 제도가 현재의 멕시코에도 그대로 녹아있는 것이다.




이 영향은 생각보다 끔찍했다.


소수의 재벌만이 부를 독재한 현재의 멕시코.


멕시코의 경제 대통령이라고도 불리우는 카를로스 슬림이 모든 것을 대변한다.


그는 여러 사업을 독점하고 있으며 심지어 대통령을 간택하기도 한다.


그 결과 손해를 보고 피해를 입는 것은 항상 국민의 몫이 되어버렸다.


그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은 형편없다. 게다가 가격도 비싸 서민 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한마디 말조차 할 수 없다.


그가 제공하는 상품밖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 스스로 시위를 하거나 정부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위는 묵살되기 일쑤이며 정부 또한 특권층을 위해 존재하는 허수아비 기관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흔히들 정치판이 난장판이라고 절대 무관심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그것이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정부패는 일상처럼 여겨지고 정부 또한 믿을 수 없는 나라의 국민들이 무언가를 더 할 수 있을까?


읽는 내내 굉장히 안타까웠다. 


어떠한 희망도 보이지 않는 삶 속에서 점점 더 악순환만 되풀이 되고 있었다.





또한 멕시코 외에 소수에게로 집중된 권력이 독점이 강성했던 나라들을 어떻게 몰락시켰는지도 자세하게 보여준다.


공화정으로 앞선 시대를 살아갔던 로마제국. 


카이사르의 권력독점과 함께 중앙집권화되면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원로원의 영향력도 약화되었으며 호민관은 아예 사라져버렸다.


서로의 이익을 자유롭게 토론하며 대변했던 공화정의 소멸과 함께 경제 또한 하락세를 타며 끝끝내 멸망에 이른다.


부패한 정치가 권력의 독점이 어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명백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책의 마지막 장은 효율적인 제대로 진정한 부국의 모습을 한 나라들을 다루었다.


요즘 워낙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보니 자연스레 네덜란드의 고용제도에 눈이 갔다.


바세나르 3자 협약으로 경제 위기를 타개한 네덜란드.


노동자의 임금인상 대신 일자리를 나누어 기업은 파트타임제를 더 늘린다.


이러한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는 세금을 감면해주고 실직자들에겐 취업교육과 함께 실업급여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게다가 파트타임직이라면 언제 일자리를 잃게 될지 전전긍긍 불안한 미래를 걱정해야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네덜란드의 파트타임직은 정규직과 똑같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일하는 시간이 짧다는 것, 그것 하나다.


휴가, 승진, 연금 등 그 어떤 차별적인 조건도 없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기업이 쉽게 해고하지 못하게 법적인 제도를 마련했으며


게다가 파트타임직의 임금으로만 힘들 경우를 비해 최저 생계 보장비를 지원해 주는 시스템도 잘 갖춰진 상태다.


이로 인해 육아를 하는 여성 또한 효율적으로 파트타임직을 이용 할 수 있고


국가는 우수한 노동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진정한 일석이조가 아닐까?




지금도 밖에서는 선거 유세가 한창이다. 


 단순히 그 자리가 탐이 나서 하는 유세가 아닌 진정 국민들을 위해 지킬 수 있는 약속만을 하는 그 날이 오기는 할까? 


우리도 의회민주주의를 표방하고는 있으나 본고장인 영국의 모습과는 딴판이다.


어쩌면 멕시코의 모습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보인다는 생각에 씁쓸해지기도 했다.





헬조선, 흙수저.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들이긴 하지만 이 단어들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대기업의 독점, 나날이 심해지는 빈익빈 부익부 속에서 공정한 재분배와 포용적인 제도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부국의 길로 향할 것이냐 빈국의 길로 추락할 것이냐 갈림길에 서 있는 우리나라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랄 뿐이다.




어려운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쉽게 읽히는 책이다.


불안하기만한 요즘과 같은 시대에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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