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이순원 지음 / 북극곰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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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의 제목과 같이 <첫사랑>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언제 들어도 묘하게 설레고 기분좋은 단어다.

물론 첫사랑이 성공적이었다면 더욱이 그랬겠지만 굳이 그렇지 않더라도..

뭐랄까 - 옛시절을 추억하고 맘껏 그리워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입가에 웃음이 지어진다.




막연하게 첫사랑이라 하여 2-30대의 풋풋한 사랑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소설 속 이야기는 중년의 남자와 그의 친구인 주변인물들을 통해 어린 시절의 순수하고도 예뻤던 첫사랑을 얘기하고 있다.


표지에도 적혀있듯이 누구에게나 첫사랑이 있다.
굳이 얘기하자면 있었다라는 말이 맞을까 - 
어쨌든 누구나 첫사랑의 경험은 있을 것이고 그 사랑의 결실이 좋던 혹은 그 반대였건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기억임에는 틀림없다.
처음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고 그 마음을 표현하고, 애타고 설레기도 하고.. 복잡미묘한 여러 감정들을 수도없이 겪어가며 한없이 순수하게 한사람만을 좋아했던 기억이 어찌 쉽게 잊혀지겠나..

그렇기 때문에 오래도록 간직하고 추억하고 싶은 기억 중 하나일 것이다.

또 그와는 반대로 나 역시 누군가의 첫사랑이기 때문에 그 기억은 참으로 소중한 듯 싶다.
내가 어렴풋이더라도 상대를 기억하듯 누군가 나를 기억해준다는 것은 나를 한번쯤 생각해준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좋은 것이지만 같은 시절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책 속의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순수하면서도 차분하고 예쁘게 그려진다.

어린 시절 만인의 첫사랑인 자현과 그녀를 좋아했던 동창생 남자들 여럿이 그 시절 서로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방식대로 소중하고 아름다웠던 그래서 담담하기도 했던 첫사랑을 이야기한다.


동창모임을 통해 우연히 알게된 친구의 소식부터 현재의 근황과 안부, 그리고 그 시절의 첫 사랑 이야기까지..

이렇게 시작하여 어린시절에는 차마 하지 못하고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시간이 흐른 뒤에야 털어놓기도 하며 같은 시대를 살아오면서 같은 시절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 그 때를 공유한다.


그래서 책을 읽다가도 이 점이 참으로 부러웠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뒤에 다시만난 동창들이지만 어색함이 없었고 사투리를 사용해서인지 어딘가 더욱 친숙한 느낌에 마음이 한없이 차분해지기도 했다.

또한 그 추억을 안주삼아 이야기하고 서로의 마음을 새로이 알아가고 위해주는 이들의 모습이 예뻤다.


나도 그들과 같은 나이가 되었을 때 같은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한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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