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 증명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7
최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이가 자신의 곁에 없다면 어떤 느낌일까?

자신만큼이나 아니 자신보다 더 사랑했던 이가 죽음을 맞이해 당신의 곁에 없다면 과연 홀로 살아갈 수 있을까?

뭐 남겨진 사람들을 어떻게든 다 살아간다고.. 살아진다고들 하던데.. 


이 이야기에서는 어찌보면 조금은 썸뜩하고 잔인하게도 느껴질 수 있는 그래서 더 애처롭고 먹먹한 사랑을 보여준다.





여덟살때 처음만나 서로의 기억과 추억을 함께 나누며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 연인이 있다.

주인공은 구와 담.

어린시절 줄곧 붙어다니며 서로를 느끼고 원했고 항상 그립고 기다려지는 그들이다.

때로는 함께하지 못할 상황에 놓이기도 하나 마음만은 항상 그, 그녀와 함께였고 구의 제대후 그들은 다시 관계를 이어간다.



오랜만의 재회에 반가움도 잠시 그동안 둘 사이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담이에게는 하나뿐이던 이모가 죽었고 홀로 그녀를 보내주어야 했으며, 구가 없던 그녀의 세상에 그녀는 정말로 혼자가 되어버렸다.

그때 구는 군대에 있었다.

하지만 제대 후, 구 역시 그의 부모님이 실종되며 그에게 남겨진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달가워하지 않을 빚 뿐이었다.


구는 빚을 갚기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빚을 갚기는 역부족이었고 평생 이자만 갚다가 죽을 지경이었다.

그래서 담에게 자신을 떠나라고 말하지만 그녀는 말을 듣지 않는다.

결국 둘은 같이 생활하며 빚도 갚고 열심히지만 빚은 줄어들 생각을 않고 이곳 저곳 떠돌아다니며 생활을 이어가게되고..

사채업자들을 피해보려 했지만 그들은 지옥 끝까지라도 따라올 기세로 그를 찾아내었고 그렇게 끌려가 몇달은 구의 생사도 확인할 수 없는 날도 계속되었다.


그러다 어느날 공중전화부스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성치않은 몸으로 죽음을 맞이한 구를 발견한다.

사채업자들에게 끌려다니며 맞고 또 맞다 그녀를 보러 죽을힘을 다해 도망쳤지만 결국 죽어버린 것이다.



지금 담이의 눈앞에 그가 있다.

온전치 못한 모습으로 죽어있는 구가 있다.

그녀가 그를, 담이 구를 먹는다.



" 만약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를 먹을 거야. 그래야 너 없이도 죽지 않고 살 수 있어. "











사랑하는 이의 시체를 뜯어먹는다는 다소 충격적인 설정.. 처음에는 너무도 잔인하게만 느껴졌던 상황이었는데, 책을 읽고 난 지금은 그들의 현실이 더 잔인하게 느껴진다.

항상 서로를 원하고 그리워했고 함께 하기를 원하지만 세상은 그 둘을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어렸을적부터 외로움과 쓸쓸함, 누군가의 빈자리를 함께 공유하며 가슴 아픈 날들을 보낸 그들에게 함께라는 작은 행복조차도 허용될 수 없었던 현실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사랑을 더욱 처절하고도 애처롭게 그려냈다.

구와 담이의 사랑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었던 현실의 크나큰 벽.

그렇게 결국 구는 담이의 곁을 떠났지만 죽어서도 담이의 곁에 머물렀고 담이는 그런 구를 알지 못하고..

서로가 서로를 끈임없이 그리워하고 보고파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도대체 어느정도로 사랑을 해야지만 이런 일들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에 사뭇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고 얼마나 위대한지를 느꼈던 시간이었다.

또 한편으로는 책의 제목이 주는 의미가 무엇일지 곰곰히 생각하게하는 만들었다.

구의 증명이라는 것이 담이를 향한 사랑에 대한 증명인지 아니면 구의 죽음으로도 변하지 않는 현실에 대한 냉혹한 모습을 증명하는 것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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