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잘재잘 제발 입 다물어!
피에르 델리 글, 마갈리 르 위슈 그림 / 미운오리새끼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엄마 닭이 아홉개의 알을 낳았다.

많은 알을 낳아서 놀라고 행복한 것도 잠시 어디선가 재잘재잘 조잘조잘.

알을 깨고 나오기전부터 수다스러운 병아리 한마리가 있었다.

한마리씩 차례대로 알을 깨고 나오기 시작하는데, 마지막으로 아홉번째는 알을 깨고 나오자마자 재잘재잘 말을하기 시작했다.


그리곤 엄마와 형, 누나 병아리들에게 "입 다물어!" 라는 소리를 듣게된다.

끝없는 수다에 수다쟁이 병아리는 '입 다물어'라고 불리게 되었고, 처음으로 바깥세상 구경을 나간 날 역시 수다쟁이 병아리는 엄마 닭을 따라 세상구경을 하는 대신에 아빠 닭에게 질문을 했고, 돌아오는 건 엄마, 아빠, 형, 누나 닭의 한결 같은 소리 뿐이었다.


" 입 다물어! 수다는 그만하면 됐어!"


그래서 입 다물어는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겼을 때에도 수다쟁이 병아리는 호기심이 왕성해서 소 아주머니에게 질문을 했고 이번에도 역시 소 아줌마를 포함한 가족들에게 입 다물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몇번이고 입 다물라는 소리에 수다쟁이 병아리는 그저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결국 수대쟁이 병아리가 울음을 터뜨리며 소리쳤지만 모두들 언제나와 같은 대답을 했다.

" 정말이지, 제발 입 다물어! "


결국 입을 꾹 다문 수다쟁이 병아리는 농장을 나왔다.

수다쟁이 병아리가 떠난 뒤 조용해진 농장은 한숨을 돌리는가 싶더니 다음날 이상한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진다.


아빠 닭이 아침을 알리려 끝없이 울어댔지만 해가뜨지 않았고, 더럽던 돼지는 목욕을 하고, 엄마 닭은 자신의 털을 하나씩 뽑기 시작했다.

그리곤 엄마 닭은 곧 그 이유를 깨닫게 된다.

" 내가 이렇게 슬픈 건 그 아이가 없어졌기 때문이야. "


그렇게 엄마 닭은 밤이되도록 수다쟁이 병아리를 찾아 다녔고, 언제나 처럼 나무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는 아홉째 수다쟁이 병아리를 발견하게 된다.


" 우리 엄마는 나를 사랑하실까? "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엄마 닭이 달려가 병아리를 꼭 안으며 " 그럼, 당연히 사랑하지, 내 소중한 아가야! " 말했고, 수다쟁이 병아리와 엄마 닭은 약속을 한다.

항상 자신의 말만 하기 위해 고집하지 않고 조용히 기다리며 때를 보아야하는 것, 질문을 하고 난 뒤에 대답을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는 것, 질문전에 주위를 둘러보며 먼저 답을 찾아보는 것을 병아리에게 조언했고, 엄마와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이 그림 동화는 수다쟁이 병아리처럼 딱 요맘때의 아이가 있는 분들이 자녀와 함께 읽거나 예비맘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걷기 시작하고 말문이 트이고 바깥 세상으로 나오면서 그간 보지 못했던 다양한 사물과 세상의 모습에 궁금증을 가지고 질문을 한다는 건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더없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끈임없이 반복되고 계속되는 질문에 귀찮아지기도 하고 지쳐서 엄마 닭처럼 조용히 하라고 말을 하거나 무심하게 대답을 해주는 경우가 분명있다.

하지만 그럴때 아이의 기분이 어떨지 생각해본적이 있었나..

나 역시 어린 사촌동생의 질문 세례에 귀찮아하며 건성건성 대답했던 기억이 있는데, 조그만한게 나의 귀찮아함을 느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짠하다.

다 큰 성인들도 때로는 무성의한 답변이나 귀찮아하는 태도에 섭섭해지기도 하는데 하물며 이제 갓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아이에게는 그게 거절이나 부정적의미로 다가와 혹여 이전과 달리 소심한 태도를 보일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굳이 부모가 아니더라도 어른이 어린아이에게 하는 모든 행동들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참으로 클 뿐더러 성인들에게는 반성하는 마음과 아이에게는 올바른 의사소통의 방법 및 배려, 기다림을 알게 해주는 책이라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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