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

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 - 1년 넘게 여자로 살아본 한 남자의 여자사람 보고서
크리스티안 자이델 지음, 배명자 옮김 / 지식너머 / 2015년 2월

1년 넘게 여자로 살아본 한 남자의 '여자사람' 보고서 <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

어느 날 한 남자가 지독한 겨울 추위로 고생하다 스타킹 하나때문에 여자로 살아볼 결심을 했다?!

정말 별것도 아닌 사소한 이유로 이렇게 한 남자의 여자로서 살아보기 체험은 시작되었다.

여자들에 비해 추위에 견디기 위한 용품들의 수가 현저히 적을 뿐 아니라 칙칙하기 그지없던 남성전용 제품을 보고 남자는 의문과 함께 호기심이 발동한다.

그는 결국 스타킹을 구입해 추위를 이겨냄과 동시에 여성들의 삶이 궁금해졌다.

과연 여자들의 삶은 어떨까? 한번쯤 여자로 살아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되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크리스티안은 크리스아네가 되었다.

저자 역시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했다.

남자로써는 상상해보지 못한 것들이 그의 눈앞에 있었다.

그는 본격적으로 여자가 되어서 그들의 삶을 체험해보고 싶었다.

성정체성의 문제가 아니라 남자들에게 강요되는 역할에 싫증을 느꼈고 여자들의 삶과 그녀들의 생각이 몹시 궁금했다.

그리고 스타킹을 시작으로 가발하며, 하이힐, 원피스에 가짜가슴까지!

어느덧 남자다운 모습은 사라졌고 그의 앞에는 크리스티아네가 있었다.

이렇게 변신을 끝마치고 세상속으로 걸어들어갔다.

그리곤 몸소 체험했다.

자신이 여자가되었을 때 남자들의 행동이 어떤지를 직접 경험하게 되고 잠시나마 크리스티아네로 살아보면서 비로소 여자들을 보던 시각은 물론, 남자들까지도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너무나도 흥미로운 책 한권을 접했다.

솔직히 처음 책 제목만봤을 때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나 여자로 살아가면서의 고충을 토로하는 내용일 줄 알았는데, 남자가 여자로 살아본 것에 관한 이야기라니 신선했다.

무엇보다 자그마치 1년을 넘게 여자로 살아왔다는 것 자체가 놀랍고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유독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확연하다고나 할까?

차이보다는 고정관념으로 인하여 남자의 역할과 여성의 역할이 분류되고 그것을 어겼을 시 사람들의 시선이 보지않아도 알만하다.

만약 누군가 저자처럼 이런 실험을 한다고 한다면 왠지모를 비난의 시선들이 뒤쫓고 특히나 부모이상의 세대들이라면 혀를 찼을 일이다.

그렇기에 그의 실험은 더할 나위 없이 용감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을 보다 많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됐음은 물론이고 자신과 같은 남자들이 갖고 있던 무거운 짐들도 조금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을 것 같다.

조금은 발칙하고도 신선한 실험으로 인하여 저자는 진짜 남자가 되었고 그 누구보다 아내를 포함한 모든 여성들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멋진 남자로 다시 태어났다.

서로 다른 성을 가졌고 너무도 다른 극과 극의 사람, 남자와 여자

서로가 다름을 부정하지 않고 자신의 내면속에 남성성(혹은 여성성)이 자리잡고 있음을 인정하고 그 역할을 구분지으려 하지 않는다면 누구 보다 멋진 사람으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