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감옥

유리 감옥 - 생각을 통제하는 거대한 힘
니콜라스 카 지음, 이진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9월

'유리감옥' 정말 잘 지은 제목인 것 같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사실 나는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물론 예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편해졌다.

집에서 필요한 강의를 들을 수 있으며, 언제든 보고 싶은 영화도 볼 수 있다.

뿐만아니라 정보가 전달되는 범위 또한 넓여졌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오늘날

커다란 발전을 가져다 놓은 컴퓨터와 인터넷 세상이

스마트폰으로 옮겨져 빛을 발하고 있다.

지하철만 타도 하나같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자리에 앉아 조그마한 유리감옥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몇년 전만 하더라도 책이나 신문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꽤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는데

어느새 그 모습 마저 사라진지 오래다.

 

 

 

 

 

 

요즘 대부분의 회사에서도 컴퓨터를 통한 일처리를 많이들 한다.

어떤 특정한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오류를 자동적으로 찾아 표시해주기도 하고 수정도 가능하다.

이러한 편리성 때문에 나 조차도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해 무언가를 할 때면

괜한 안정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순기능이 있으면 역기능이 있듯 조종사들의 비극적 경험은 자동화의 다른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자동조절장치로 인해 비행기 사고를 유발한다.

이런것을 보면 중심을 잘 잡고 유지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사람들이 살면서 편하기 위해 이런 저런 장치들을 개발하고 사용하지만

거기에도 한계선이란 것이 있다.

그 선을 넘어 맹신하거나 무조건적으로 안심을 한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책 제목인 유리감옥 만큼이나 와닿았던 소제목이다.

잘려진 손.

캐드라는 프로그램이 등장하기 이전 건축가들은 기본적으로 그들의 드로잉을 바탕으로 했다.

한 철학자는 "건축가는 드로잉과 성찰의 대화를 나눈다.

에너지와 열기가 느껴지는 이 대화는 실제 건축 재료들 간의 대화이기도 하다." 라고 말할정도로

그들에게 드로잉의 의미란 컸다.

손과 촉각에 의존하며 머릿속에 있는 것을 풀어내는 방법인 것이다.

즉, 컴퓨터 상에서 프로그램을 이용한 디자인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저자가 지적하고 있는 문제점은 많다.

유리창을 통해 소통하면서 실제적인 소통 장애를 가져오기도 하고,

검색만 하면 뭐든 바로 찾을 수 있는 인터넷으로 인해 생각하기를 거부하고 책조차도 찾지 않는다.

문명이 발전한 만큼 우리의 삶의 질 또한 높아졌을까?

잘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컴퓨터가 주는 혜택을 잃지 않으면서도 나 자신을 지키고, 유리감옥을 깰 수 있는 방법.

이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