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멀리 가고 싶은 너에게 - 시인 엄마와 예술가를 꿈꾸는 딸의 유럽 여행
이미상 글.사진, 솨니 그림 / 달콤한책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사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것은

나 또한 하반기에 유럽여행을 하고 싶어서였다.

많은 사람들이 낭만이 가득한 유럽여행을 꿈꾸곤 한다.

그 중 나는 특히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꼽고 싶다.

 

그러나 이 여행 동기는 남달랐다.

미국 유학중인 딸이 한국으로 오는 항공료가 비싸서

갑자기 엄마와 시작하게 된 여행.

더군다나 예술가과 되고 싶은 딸과 그에 못지 않는 시인 엄마와의 여행이라.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솔직하게 쓴 여행기가 오히려 와닿았다.

엄마의 글뿐만아니라 중간 중간 삽입된 딸의 그림이 이 책을

더 풍요롭게 만들었다.

 

특히 와닿았던 것은 나라에 대한 환상을 품을 필요가 없다고 했던 부분이었다.

프랑스 낭트를 여행하는 모녀는

숙박하는 곳에서 일하는 여자에게 차별대우를 받기도 한다.

심지어 다른 남자 투숙객에게는

친절하기만 한 사람이 어떻게 180도 변할 수 있을까?

 

결국 멸시를 참을 수 없던 모녀는

한국어로 욕을 하면서 분노를 표현했다.

나까지 통쾌해지는 순간이었다.

 

프랑스는 모국어에 대한 애착이 유명하기로 소문나있다.

영어로 질문을 알아들으면서도

모른척 한다는 말은 정말 수십번도 넘게 들은 것 같다.  

 

이런 경험은 낭만적이고 로맨틱할 것만 같은 프랑스에 대한

나의 환상을 반감시킨다.

물론 일반화 시킬 수 없긴 하지만

아직도 만연한 인종차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도 했다.

 

 

또한 모녀가 예술가 계통이라 그런지 그림에 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나 또한 미술에 관심이 많은지라

피카소의 게르니카와 고흐의 밤의 카페테라스를 얘기할 땐

무작정 떠나고만 싶었다.

 

다시 태어나면 고흐로 태어나고 싶다는 말에,

그렇다면 다음생엔 네 엄마가 되지 않겠다고 말하는 엄마.

만약 우리 엄마였다면

뭐라고 말했을까?

나도 다시태어나면 고흐로 태어나고 싶은 맘이 있기 때문이다.

 

 

읽는 내내 갑자기 떠나는 여행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많은 준비를 하고 가는 여행도 좋지만,

흘러가는 대로 두는 여행 또한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으리라.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나도 이 모녀처럼 엄마와 함께 하는 해외여행을 한번쯤은 해보고 싶다.

책 중간중간에 종종

엄마와 마음이 안맞아 다투는 부분도 있었지만

서로의 마음을 알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화해하는 모습이 그려져있었다.

모녀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유럽여행기를 진솔하게 담아 낸 이책은 나 또한 그곳에 있게 만들었다.

이제 실행할 일만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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