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리는 아리송 창비청소년시선 45
정연철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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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리는 아리송]이라는 언어유희로 흥미를 끈 제목의 정연철의 시집이다. 분명 시를 읽었는데 송아리라는 인물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소설을 읽은 듯한 착각에 빠졌다. '송아리'라는 말하는 이를 내세워 10대들의 아리송하고 다양한 삶과 정서를 표현한 것 같다. '아리송하다'의 의미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여 분간하기 어렵다.'이며 '아리송'은 '아리송하다'의 어근이다. 어쨌든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도 읽으면 자신의 청소년 시절과 그때의 모습이 새록새록 떠오를 듯하다. 


 그리고 내가 이 시집에 빠져든 건 송아리의 정신적 건강함이다. 아리송하다는 것으로 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솔직하면서도 자존감이 높고 슬픔이나 기쁨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모습에 반했다. 주변의 청소년들도 이랬으면 좋겠다. 

팔랑귀의 자존감

내 이름은 송아리
별명은 아리

덩칫값

어느새 가슴이 웅장해지는 느낌이다

호락호락(好樂好樂), 세상 좋고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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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쿠키 어린이 우수작품집 시리즈 6
이재복 지음, 최지혜 옮김, 류여림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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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문비어린이 출판사에서 어린이 우수작품을 모아서 시리즈로 우리에게 선보이고 있는데 그 중 이재복 어린이의 단독 동시집을 이번에 읽게 되었습니다.

  요즘 동시를 읽는 어린이들이 얼마나 될까요? 우리집 아이들도 학교에서 읽으라고 하는 동시집 몇 권을 사서 읽긴 하지만 스스로 찾아서 읽는 경우는 거의 없네요. 그나마 딸아이는 가끔 시도 짓긴 하지만 뭐가 부끄러운지 몰래 쓰고 절대 못보게 한답니다. 하지만 학교 간 사이를 이용해 몰래 보긴 하지만요.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가득 담겨 있는 시와 재치 넘치는 시가 절 종종 웃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번 책에서 동시를 지은 '이재복'​ 어린이는 현재 서울 서원초 5학년이라고 합니다. 35개월 때 처음으로 행복이라는 시를 지었고, 음악 분야에도 재능이 있어 바이올린, 피아노 연주회에서 입상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책 뒷편에는 '이재복 피아노 연주곡 CD'가 딸려 있었습니다.

  음악을 감상하면서 동시를 읽으니 오랫만에 혼자서 시간을 만끽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나 어린이들이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엿볼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어찌나 잘 표현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게임에 관한 시가 기억에 남습니다.​ 정말 이런 엄마라면 아이들 입장에서는 나쁜 엄마라고 느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쁜 엄마'

 

엄마는 게임을 하라고 하고는

삼 분만이라고 한다

 

개미 간도 엄마 간보다 크겠다​

  그리고 '내가 새싹이라면'이라는 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시는 아이들의 상상력은 풍부하고 감수성은 뛰어나다는 것을 알려주는 작품입니다. 새싹이면 작고 여리고 귀엽고 싱그럽다고 여길 텐데 자라고 자라고 또 자라 건물 천장도 부수고 지구 전체를 차지하고 달에 가서 발자국을 지우고 끝없는 우주 끝까지 가겠다는 화자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갑자기 어린왕자의 바오밥 나무가 떠오릅니다.

 

'내가 새싹이라면'

 

내가 만약 새싹이라면

자라고 자라고 또 자라

건물 천장을 부수고 하늘로 올라갈 거야

 

내가 만약 새싹이라면

자라고 자라고 또 자라

지구 전체를 차지해 지구 밖으로 얼굴을 쏙 내밀거야

 

내가 만약 새싹이라면

자라고 자라고 또 자라

인공위성을 부수고 달에 난

우주비행사의 발자국을 다 지울 거야

내 발자국을 찍을 거야

 

내가 만약 새싹이라면

자라고 자라고 또 자라

끝없는 우주 끝까지 갈 거야

  그런데 이 책은 여기서만 끝나지 않습니다. 바로 영어로 시를 옮겼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읽는다면 동시를 읽으면서 영어 공부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어의 의미가 완전하게 전달되기는 어렵겠지만 영어로 동시를 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림이 참 시에 맞게 잘 그려져 있었습니다. 시 읽기를 방해하지도 않고 깔끔한 그림들이 쭈욱 이어져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더군다나 피아노 연주곡을 함께 듣는다면 말입니다. 유명 음악가의 연주는 아니지만 음악 CD를 하나 사더라도 적지 않은 비용을 내야 하는데 이 책은 동시, 영어, 파아노 연주 이렇게 좋은 3가지를 한꺼번에 득템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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