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각본
김지혜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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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읽으며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던 1인입니다. '제 눈에 보인 차별은 무엇이며 얼마나 될까?'에 대한 답을 찾으며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혀 있던 제 자신을 성찰하게 만들어줬던 책과의 소중한 만남을 오래 기억하고 있었는데 최근 김지혜의 신간 '가족각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가족각본] 역시 저의 고정관념을 뿌리채 흔들어댔습니다. 농촌 마을에서 친할머니, 친할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아버지의 차녀로 태어난 제가 가지고 있던 비석 같은 그리고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정의된 성역할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 깨부셔야 할 편견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사고와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되었으며 조금이나마 차별과 혐오와 멀어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니 다행이라 여깁니다.

 

가족이 견고한 각본 같다는 생각을 한다.

구호의 등장
"며느리가 남자라니!"
- P19

사람의 가치에 우열을 매기는 우생학적 관념은 역사적으로 수많은 소수자 차별의 이론적 기반이었다. 인종주의, 외국인혐오, 장애인차별, 성소수자혐오, 경제적으로 낮은 계층에 대한 낙인 등 집단 사이에 위계를 세우고 열등한 집단을 격리하고 배제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 P56

하지만 결혼이 운전면허와 같은 일종의 자격이라고 하기엔 연관성이 약하다. 운전면허와 운전의 관계는 직접적이다. 운전자는 운전면허를 통해 차를 안전하게 운행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받고 실제로 운전을 수행한다. 결혼과 출산의 관계는 그렇지 않다. 결혼은 두 사람이 배우자로서 권리.의무 관계를 성립시키는 법적 행위다. 임신.출산은 이와는 전혀 다른, 성적이고 신체적인 절차와 내용으로 이루어진다.결혼이 임신.출산에 대한 능력을 확인하는 자격제도는 아니지 않은가? - P90

가족이란 무엇인가-우리는 누구를 위해, 그리고 무엇을 위해 가족을 꾸리는가? - P210

이제 우리, 가족각본을 벗어날 때도 되지 않았나요?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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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크는 인문학 6 : 역사 - 왜 역사 공부가 중요하다고 할까? 생각이 크는 인문학 6
최경석 지음, 이진아 그림 / 을파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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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간 입시에서조차 경시되던 한국사가 다시 필수가 되었다. 또한 요즘 들어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인문학은 찬밥 신세다. 이공계 학과의 취업률이 높아지고 있고 인문학을 공부하려는 사람이 적어지고 있다.

 

  유명 IT기업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도 인문학을 중시하였다. 그가 인문학을 중요한 이유는 기술이라는 것도 결국은 인간이 원하는 것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인간이 원하는 것을 알려면 인간이 사상이나 문화를 연구하는 인문학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인문학은 언어, 역사, 철학 등 인간의 가치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단순히 유명 CEO가 중시했던 학문이기에 이를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인간이니 인간이 만든 언어, 철학, 역사 등을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E.H.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었던 때가 벌써 20년이 넘었다.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던 명언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역사가 단지 과거의 것이라면 우리가 배워야할 공부해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 속의 일들이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은 과거의 어떤 일을 단순히 보여주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지혜를 주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모 방송국에서 상영한 ‘정도전’이 그 예라 하겠다.

 

  지금부터 이 책의 내용을 살펴 보겠다.

 

1장 역사란 무엇일까요?

 

  역사를 뜻하는 영어 단어 '히스토리(history)'는 ‘탐구’라는 그리스어 히스토리아(historia)에서 유래한 단어인데 여기서 탐구의 대상은 바로 책, 과거의 기록을 뜻한다고 글쓴이는 말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의 모든 기록이 역사가 될 수는 없다고 한다. 또한 역사에 기록된 것은 그 때 당시의 모든 정황을 정확히 기록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역사가는 과거 역사 기록을 연구하면서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오늘날에도 의미가 있는 것인지 열심히 탐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금도 우리나라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에서 역사를, 그리고 진실을 왜곡하려는 노력(?)을 부단히 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욱더 우리의 역사를 알아야 할 것이다.

 

2장 어떤 사건이 역사로 남을까요?

 

  아무래도 역사가들은 서민들보다는 왕이나 지배층의 사건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고 이를 기록했다. 그리고 패자가 아닌 승자의 입장에서의 기록이다. 그리고 여성보다는 남성 중심에서 기록했다. 하지만 이제는 보통 사람에 대한 연구도 많아지고 있다. 태평천국운동, 동학농민운동을 통해 못 배우고 멸시 받았던 이들이 세상을 바꾸고 새로운 사회의 주인으로 등장하였기 때문이다. 과거보다는 현대에 올수록 평범한 사람들이 역사에 등장해 세상을 바꾸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국제 ‘앰네스티’와 ‘그린피스’ 역시 이런 예이다.

 

 

3장 역사를 한 눈에 이해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시간의 흐름처럼 끊임없이 이어진 역사를 한눈에 이해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역사가들이 역사를 한눈에 이해하는 몇 가지 방법을 찾아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역사시대 이전인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로 나누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전통과 근대로 나누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역사를 시대로 구분하는 것이다. 우선 역사를 시대별(고대-중세-근대)로 구분해 두고 각 시대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방법이다. 이때 시대를 구분하는 기준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나누어 이해하는 것은 인간 발전의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체계적인 틀이다. 그렇다면 역사는 시대별로 끊어지는 것일까 아니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정답은 없고 다만 과거를 내가 어떻게 바라고고 이해할 것인가 하는 ‘역사인식’에 따라 다르다.

 

4장 왜 역사를 배워야 할까요?

 

  조선 후기 실학자인 정약용도 한국사를 과거 시험의 필수 과목에 넣자고 했다. 세종대왕이나 알렉산드로스 대왕도 역사를 배웠다고 한다. 역사 공부를 할 때 오늘날 본받을 점이 있는 인물에 대해 배우며 과거의 제도에서 힌트를 얻어 새로운 제도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그 예로 ‘주민소환제’는 아테네의 ‘도편추방제’에서 기원했다. 이외에도 문화 음식도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구마는 중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에스파냐로 중국, 일본으로 그리고 우리나라에까지 전해졌다. 즉 역사 속의 인물이나 제도, 문화 등을 통해 교훈을 얻거나 과거와 현재의 관계를 이해해 미래를 슬기롭게 준비해 나갈 수 있으므로 역사를 배워야 한다고 한다.

 

 

5장 역사 교과서는 왜 지루할까요?

 

  역사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이 정답도 아니고 새로운 진실이 밝혀지면 과거의 역사는 다시 교체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남긴 이야기로 여겼던 트로이의 목마 이야기가 사실이라며 하인리히 슐리만이라는 사람이 유적지를 발견해 역사적 사실로 인정받게 되었고 우리나라의 경우 백제의 수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있다. 그리고 한 인물만으로 역사를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처럼 흥미진진하게 이어나갈 수 없다. 즉 나무 한 그루만 보고 숲을 안다고 할 수 없듯이 한 사회의 역사를 숲처럼 이해해야 한다.

 

6장 우리 역사는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역사 공부를 시험 점수를 위해서 한다는 것이라 여기면 당연히 의미 없는 공부가 될 것이다. 세계화된 시대에 살면서 우리의 것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우리의 정체성을 잃게 될 것이다. 우리의 역사를 알고 세계의 역사를 알아야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역사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점점 깊이 있게 배우게 되는 것은 역사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스스로 역사를 바라보는 인식을 확대해 나가고 다각도로 역사를 바라볼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올바른 역사인식이란 올바른 역사적 사실을 파악하고 그것을 해석하고 음미하면서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글쓴이는 이것을 ‘역사를 올바르게 받아들이기’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역사의식은 ‘역사를 나의 관점으로 표현하기’라고 말하고 있다. 역사 속의 인물과 사건, 제도, 문화 등에 대해서도 자신만의 해석과 관점을 가지고 나와 의견이 다른 삶과 토론을 하기도 하면서 더 나은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역사는 발전하는 것인지 쇠퇴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인류의 역사가 발전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책임이라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읽는다면 역사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될 것이다. 또한 올바른 역사의식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반드시 1장부터 읽을 필요는 없겠지만 앞에서부터 역사의 의미부터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역사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역사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대체로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쉽게 풀어 썼으며 어려운 단어는 뜻을 노란색 박스로 해서 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매 장이 끝날 때마다 두 인물을 대비해서 설명해 주는 코너도 마련하여 비교해서 읽어보는 재미도 있었다.

 

  하지만 주로 학습만화를 읽었던 학생들은 집중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 사고력이 낮은 학생들도 계속 따라가기가 힘들 것 같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된 책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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