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혼 - 거상 조병택을 만나다
진광근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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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설은 일제치하 시대에 전쟁을 눈앞에 둔 일본이 소가죽을 사드리고자 조병택을 찾는 일화로 시작한다. 그의 선견지명과 배포를 드러내고자 한 작가의 의도일듯, 그 일화 하나로 나 역시 조병택에게 빠져들었다. 작가의 이력이 색다로웠다. 검찰수사관이었고 법무사일을 하던 작가가 토지관련일을 하다가 조병택을 만나 그에게 매료되어 그의 발자취를 찾아 책을 내게 되었다는, 한권의 책, 한편의 시 또는 한 인물이 인생을 그리 바꿀수 있다는 것을 또한번 확인했다. 그리고 난 확신한다. 작가가 이 책을 쓰면서 많이 행복했으리라는 것을..

 

거상 조병택은 양주 농민으로 시작하여 외숙부인 최상기에 의해 민영익의 호종으로 일하게 된다.  돈만이 세상을 사내답게 인간답게 살수있는 길이라는 생각을 갖었던 조병택은 기회를 잡기 위해 책읽기에 매달렸다. 그런 그가 우연한 기회에 민영익의 눈에 들고 행수자리를 배우게 되고 삼만원을 민영이게 꾸어 그만의 장사를 시작하게 된다. 삼만원은 그당시 덕수궁 중건을 했을 때 들었던 돈이고, 민영익이 행수하나를 독립시킬때 꾸어준돈 3천원의 열배에 해당하는 돈이었다. 그리고 민영익의 오른팔격인 사람들도 함께 데리고 독립한다. 여기서 조병택의 배포뿐만아니라 민영익의 사람보는 눈 또한 알수 있다.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는 것인가 보다.

 

기생집에서 시작한 장사는 그당시 조선의 상권을 많이 보고 배우게 된다. 그리고 그는 결심한다.

"두고보자, 내 목표는 우리 상인들의 상권을 잡아먹는데 있지 않는다. 네놈들, 일본놈들, 중국놈들, 조선상인을 업신여기지 못하게 해주마. "

조병택, 그가 상인이 되고자 했던 이유는 외숙부인 최상기와의 대화에서 나타난다.

"시류를 따를 뿐입니다. 세상을 상인이 움직이는 때가 되었으니 상인이 되고 싶었을 뿐 재물에 눈이 팔린것은 아닙니다. "

 

조병택은 근대 조선의 역사를 함께 했다. 조선무역회사를 세운 후 그의 지혜로 인해 고종을 배알하게 되고 한일은행을 세우게 된다. 그가 맡은 직책은 경성상업회의소 두취, 한일은행두취, 조선무역회사 두취 그리고 중추원 참의까지 지내게 된다. 그런 그가 "이왕이면 세상사람이 다 왕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라고 말하며 조선상권을 위해 애썼던 그가 결국은 대한 제국 황후를 무참히 살육하고 시신을 소각했던 그 일본인의 농간에 의해 결국은 독살당한다. 1924년, 조병택은 36만원 부채로 인해 자살이라는 기사와 함께 조선을 떠난다. 그가 떠난 후 남겨진 사람들, 아들 창희,그의 수족 춘재, 은수, 상은은 광복을 맞이하고, 다시 6.25를 겪은후 어느날 아들 창희는 아버지 조병택과 어머니 선우영의 산소를 찾는다. 그곳은 갑신정변으로 은퇴한 민대감의 별장이 있던 곳인 면목리였다. 십여년전 민대감을 호종해 사냥을 왔던 그곳이 병택의 안신처였다. 그곳에서 시작했던 그의 치열했던 삶을 그곳에서 다시 끝을 맺은셈이다. 작가는 말한다. 조병택이란 이름이 대한민국 금융사의 첫 시작에 희미하게 실려있을 뿐이라고, 그리나 그가 얼마나 거대한 상대를 맞아 싸우며 지키려고 노력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나역시,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조병택이란 인물을 만났을 뿐이니..

 

책을 덮고 긴 여운이 남는다. 속상하고 안타까움,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고 했던가.. 조병택은 영웅이었다. 시련많은 세상에서 그의 높은 기개가 얼마나 조선사람들의 후련함이었을까.. 희망이었을게다. 책을 통해서나마 지금이라도 그런 사람을 만날수 있어서 감사하다. 우리가 알아야 할 또 한명의 위인이며, 숭고함이다.

 

2013.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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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콤플렉스 - 내 인생의 치명적인 약점
전경원 지음 / 아주좋은날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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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콤플렉스 (Creativity Complex)

전경원 지음

아주좋은날 2013년 8월 16일 발행

 

100문항의 첵크리스트를 꼼꼼히 읽고 책크했다. 20개 이상 0가 책크되어있으면 내몸에 창의력세포가 꽤 많이 잠들어있는 편이라고 했다. 40대 후반의 내가 이 책을 선택한대는 늘 챗바퀴 도는 일상이 지루했다고나 할까?  바쁜하루를 살면서도 한순간씩 가슴한켠으로 허전함이 스물스물 기어나왔고, 그럴때면 반문하고 있다. 난 현재 잘 살고 있는가를, 100세 시대에 이제 겨우 반만 살았는데, 최소한 나머지도 이렇게 살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참 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 그래서 이것저것 참 많은 것들을 했다. 운동으로는 헬스, 스키, 볼링, 수영, 골프, 인라인, 수상스키, 심지어는 요트까지,  취미생활도 영화, 독서, 기타, p.o.p, 유화, 만들기, 커피, 칵테일 등등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베기지 못하는 성격탓일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내 삶에 잘 선택되어졌었던가에 대한 답은 "아니다" 이다. 그 대답, 아니다 때문에 난 늘 허전한가 보다. 이 책은 혹시라도 앞으로의 삶이 예이고 싶은 바람이었다.

 

일단 흥미롭게 읽었다. 그리고 내게, 내 아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부분들을 밑줄거가며 읽었다. 꽤 많은 부분이 밑줄그어 졌다.

 

인터넷에 이런이야기가나돈다. "80년을 산 스위스의한 노인이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보고 계산을 해봤더니, 잠사는데 26년, 일하는데 21년, 먹는데 6년, 차나 사람을 기다리는데 5년, 담배 피우는데 3년을 보냈는데, 행복했던 시간을 헤아려보니 불과 46시간빡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독일의대문호 요한 볼프강 괴테는 일생에서 정말 행복했던 시간은 15분이 채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천하를 호령했던 나폴레옹 역시 진정으로 행복했던 시간은 일주일도 안된다고 하였다.

 

다중정체성의 시대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스마슈머(스마트한 컨슈머)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했다.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에서  '살아남기위해', 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자신만의 대처능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대부분은 콤플렉스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우리에게 책 첫장은 너와 나의 치명적인 약점 창의력이란 제목으로 왜 창의력이 필요한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나의 현상태와 일맥상통한다. 난 지금 행복한가?

 

두번째 장은 잠들어 있는 창의력 세포깨우기란 제목으로 행동지침을 이야기기하고 있다. 작가가 좋아하는 시간을 정복한 남자 알레산드로 류비세프의 시간관리법을 소개한다. 시간을 얻기위해 그가 행했던 5가지는 1. 의무적인 일은 맡지 않는다. 2. 시간에 쫒기는 일은 맡지 않는다. 3. 피로를느끼면 바로 휴식한다. 4. 열시간정도의 충분한 잠을 단다. 5. 힘든일과 즐거운 일을 적당히 섞어서 한다. 였다. 시간이 없다는 핑게로 얼마나 많은 잉여시간을 갖었던가. 또 다른 지침으로 몰입을 이야기한다. 집중력 참으로 좋아하는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간과한것이 있었다. 몰입하는것도 습관이다. 중요한 프로젝트나 일을 할때만 몰이하는것이 아니라 청소를 하거나 요리를 하거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사소한 일을 할때에도 몰입하는 습관을 몸에익히도록 하자. 라는것이었다. 난 어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서만 몰입하려고 했었다. 그리곤 몰입이 잘 되지 않으면 나이탓으로 돌리곤 했었다. 나이탓이 아니고 습관에 젖어드는 것이었다. 몰입하지 않는 습관에...  또다른 지침으로 메모와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권하고 있다. 둔한기록이 총명한 머리를 이긴다는 둔필승총(鈍筆勝聰)으로 , 또 코카콜라의 스토리텔링을 소개함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도록 권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독서에 대해 작가는 濫讀을 권한다.  한권씩 차례로 읽는 대신에 여러권을 동시에 읽으면 두뇌의 다양한 부분이 골고루 계발 되기 때문이라는 견해와 함께...

 

어제와 다른 창의적인 하루 살기란 제목의 3장에서는 창의력과 뇌의 상관관계를 과학적으로 접근하면서 뇌를 효율적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브레인 피트니스란 단어를 사용한다. 자신과 타인의 뇌를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을 터득하란 말이 인상적이다. 뇌를 사용하는 것은 뇌가 행복해지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게 훈련하는 방법으로 유머러스해져라, 억지로라도 웃어라식 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건배사 세개 정도는 활용할수 있도록 준비해라, 모임에서 구사할수 있는 유머 몇개는 외워서 다니자 라는 식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준다. 또 다른 방법으로 일일일신 아행타행이란 작가의 트레이드마크 활동을 소개한다. 오늘부터 그전에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하루에 딱한가지씩만 실천하고 creative log를 작성해 봄으로서 하루를 놀이처럼 셀레이는 마음으로 살자는 것이다. 이 문구를 발견한 오늘부터 나 역시 시작해 볼 작정이다.

 

4장에서는 새것을 찾아내는 본능 창의력이란 제목으로 창의력이 사회적 생존에서 얼마큼이나 우위에 있는지를 여러예를 통해 설명하고 있고, 마지막 5장에서는 이 책의 결론으로 창의력 콤플렉스 상상력 놀이로 이겨내기란 제목으로 자신의 재능을 찾고 도전으로 자신감을 찾으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유전자와 게놈프로젝트를 소개하며 다양성을 통해 독자들에게 호응을 얻고자 했다. 그리고 인생을 뒤돌아보며 혹여라도 재미없고 지루했었던 인생이라면 이책을 통해 따분했던 인생을 바꿀 터닝포인트가 되길 작가는 바랬다.

 

 조금은 지나친 확정적인 제시어와 긍정적인 마인드때문에 요즘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여러 계발서중에 하나일수도 있겠지만, 독자로서는 자극이 많이 되어준 책이다. 잊고 살았던, 또는 회피하고자 했던, 어쩌면 세월이 너무 빠르네 하며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의 마음에 대한 다른 시도거리를 찾았다고나 할까? 혹여라도 나와 같이 마음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필독을 권하고 싶다. 어쩜 매일 매일을  설레이면서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페북에 적었다. 一日一新...

 

2013.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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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궁마마
이청은 지음 / 아롬미디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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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롬미디어(아롬은 앎의 옛말이다.)

2013년 9월 2일 초판1쇄 발행

 

시대적 배경은 조선시대, 왕의 나라이냐, 사대부의 나라이냐의 줄다리기로 얼룩진 조선의 역사를 후궁 은빈의 시선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은빈, 본 이름 연영은 좌의정 민수근의 딸로 13살의 어린나이에 후궁으로 궁에 들어오게 된다. 선왕의 유언으로 사대부세력의 중점에 있던 민수근을 제어할 목적으로 간택되어진 인빈은 5년째 후미진 전각에 내쳐진 상태이고 왕이 찾지 않는 그 전각을 궁의 사람들은 냉궁이라 불렀다.

 

2부로 나뉘어 전개되는 이야기는 1부엔 외적인 시각으로 2부엔 은빈의 비밀을 풀어내고 있다. 은빈의 아버지 좌상 민수근은 조선은 사대부의 나라로 생각하며 임금독단이 아닌 사대부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에 따라 정치를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으며, 왕 이려의 아버지는 왕권주의를 표방했던 사람이며, 등극전 후계구도의 혼란속에서 좌상은 선왕을 제쳐두고 진선군을 왕으로 추대했었다. 그 다툼속에서 은빈은 희생양이었던 셈이다.

 

1부에서 은빈은 조선왕 이려를 훤칠하고 잘생긴 사람으로 그리워하는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남몰래 강녕전을 훔쳐보기를 하는 듯의 행동을 보인다. 어느날 합궁을 하게 되고 회임을 하게되고, 냉궁전에 궁녀를 살리고자 회초리를 맞고 다시 유산을 하게 되는등의 사건이 터진다. 그러나 이 모든것은 은빈의 상상속에서 있었던 일이다. 은빈은 철저하게 계획한다. 아버지를 구하고 자신의 자유를 찾기 위해...

 

삼간택의 날, 단 한번의 눈빛으로 연정을 품게 된 남자, 겸사복 벗. 둘의 인연은 훨씬 이전부터 있었다. 좌상을 제어하기 위해 어린 딸 연영이 납치당했던 그날부터.. 어쩜 둘은 운명이었으리라. 실성을 가장하여 겸사복 벗을 가까이 두고 왕 이려를 속이기 위해 무후오라버니라고 칭하며 은빈은 하나 하나 계획한 후 임금으로 부터 자신을 지키고 결국 벗과 함께 사라진다. 궁에서 내쳐저 동학사로 가던길, 은빈은 요금문을 통과해 궐밖으로 나온다. 서거정이 지었다는 요금문은 궁인들이나 왕비가 임금에 의해 쫒겨날 때 사용되는 문이라 했다. 실제로 요금문은 망각의 문으로 알려져 있다. 세상을 또는 궁을 잊어야 할 사람들이 통과하는.. 은빈은 궁에서의 외롭고 힘든 5년의 세월을 잊고자 했다. 그리고 자유롭고자 했다. 큰 비에 휩쓸려가 사라지는 각본까지 짜며... 치밀하고 당차다. 감히 생각치 못할 계획이다. 은빈은 자신의 삶을 어쩔수 없이 받아들여했을 조선의 여인이 아니었다. 현명하고 자기것을 지킬줄 아는 당찬 여자였다.

 

은빈이 왕을 잊지 못하느냐는 벗의 말에 대답한다.

"산불우운이요 수불우곡이라 했습니다. 산은 구름을 탓하지 아니하고 물은 굴곡을 탓하지 아니한다 하는 말입니다. 구름이 산을 지운다 해도 산은 항상 그자리에 있고 물길이 아무리 굽이치다 해도 물은 결국 흘러갑니다. 지나가는 슬픔, 지나가는 나관, 지나가는 인연에 연연해하지 않고 산처럼 물처럼 살고 싶다는 뜻이지요." 은빈의 마음가짐을 잘표현한 문구다. 단 몇장을 남겨두고 소설의 마지막은 지금까지의 비밀들이 한꺼번에 밝혀진다. 책을 읽는 내내 갖었던 가능성을 확인하는 셈이었다.

 

첫장을 시작하여 책을 덮을때까지 한 번에 읽혀진 책이다. 재미있었다. 구어체도 좋고, 툭툭튀어나오는 사자성어들도 좋고, 읊어진 연정의 시들도 좋았고 긴박한 구성도 좋았다. 참 오랫만에 재미있는 책을 만났으매, 서둘러 기억을 정리했다. 은빈의 시 한 소절로 서평을 마무리 한다.

 

낭하가 적막하여 꽃 새소리도 슬프구나.

대낮 빈 뜰에는 꽃을 찾아 날아드는 나비들로 어질한데

이곳에 나와 앉아 현라한 것들을 감상하니

눈은 호화로운데 이 내 마음은 황량하누나.

이 마음 아는 듯 물이 마른 구리 그릇에는

물시계도 움직이지 않는구나.

향불 꺼진 향로에는 그을음만 소복하니

내 섬돌 위에 오르기 조차 버겁구나.

 

2013.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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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심리학과 자아분석 지성의 향연 3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이상률 옮김 / 지도리출판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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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심릭학과 자아분석

Massenpsychologie und Ich-Analyse

지그문트 프로이트 지음(1856-1939)

이상률 옮김

국내최초 독일원전 완역본 지도리(돌쩌귀나 경첩을 뜻하는 순 우리말) 2013.8.16발행

 

출판사 지도리에서 발행하는 지성의 향연 시리즈에 3번째 책이다. 타르드의 여론과 군중, 르 봉의 군중심리가 1, 2권에 해당한다. 1, 2권과 더불어 카네티의 군중과 권력을 포함하여 이 책은 군중심리학 분야에서 4대고전 중에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다른 군중심리학책과 달리 이 책이 주목받는 것은 군중보다 지도자의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이 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학 1학년때 프로이드를 읽은 후 반가운 마음에 선뜻 선택한 책이었지만, 참 어렵게 여러번 읽게 된 책이다. 그동안 집중력이 필요없었던 쉬운 소설쪽에 책을 읽은 탓이었으리라 쉽게 집중되지 않아 밑줄긋기나 메모와 같은 동작이 병행되었었다.

 

프로이드의 논문인 이 책은 쉽게 접근해서 볼 책은 아니다. 그러나 좀 집중하고 주변 인물이나 사건 또는 자신에게 대입하여 이해한다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했다. 단지 이러한 책을 그닥 접하지 않았던 나로서는 무조건적인 수용이었음을 밝힌다. 프로이드는 자아의 본능, 무의식, 목적있는 행동의 결과로 히스테리와 같은 개인신경증을 확장하여 집단심리를 종교와 군대에 접목해 이 논문을 썼다. 서론으로 시작해 총 12개의 챕터로 나누어 군중심리와 개인의 리비도나 동일시가 집단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자아속에 한계등으로 엮고 있다. 서론 첫 마디에서 개인심리학과 집단심리학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고 시작한다. 사회적인 동물인 인간이 개인심리학을 확대하는것은 정당하며 따라서 개인심리학은 처음부터 집단심리학이라는 점에 동의 한다.

 

리비도에 대한 호기심은 개인심리학적인 면에서 당연한 것이다. 프로이드는 리비도를 사용해 집단 심리를 설명하고자 했다. 리비도는 감정이론에서 나온 표현이며 사랑이라는 말로 포괄할 수 있는 모든것과 관련된 에너지이다. 집단은 어떤힘에 의해 결합되어있는 것이고, 개인이 집단속에서 자신의 특성을 포기하고 다른사람들에게서 암시를 받는다는것은 다른사람들과 대립하기 보다 동일시하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이며 이것은 역시 리비도로 결론지어진다고 설명함에 동의한다.

 

관심있게 본 부분이 적대감을 집단심리에 적용한 부분이었다.  정신분석이 증명한바에 두사람이 오래지속되는 친밀한 관계는 거의 모두 적대적인 거부 감정의 앙금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이 억압되어있기 때문에 인지되지 않을뿐이라고 설명했다. 적대감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향하면 이해갈등을 구실삼아 확실히  합리적인 방식으로 이해한다.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혐오감과 반감에서 우리는 나르시즘의 표현을 볼수 있다. 실제로 나와 내 아이와의 관계를 살펴볼 때 그러했다. 이런 불관용이 집단이 형성되면 나르시즘이 제한되고 단지 다른사람들과의 리비도 유대에서만 나타나게 된다. 이는 동일시로 설명했고 동일시는 처음부터 양가감정적 즉 사랑과 원망의 감정이다. 이로서 적대감과 동일시는 같이 해석되어야 함에 수긍했다.

 

책 후반부에 추가하는 말에 임시적인 결론에 도달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몇가지를 보충한다고 했고 그 부분은 이 논문을 다시 재 검토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동일시에서 자아가 자신을 대상과 동일시하는 것과 자아이상이 대상으로 대체되는 것을 교회와 군대를 통해 설명했고, 인류의 정신발달에서 개인들도 집단심리에서 개인심리로의 진보를 이룩한 시점을 표시할수 있을 것을 원시유목집단을 통해 설명했다. 또한 직접적인 성본능과 금지된 성본능에대해 집단형성관계를 다루었고, 리비도이론의 관점으로 사랑에 빠진 상태, 최면, 집단형성, 신경증에 대해 비교평가했다.

 

논문에 대한 설명은 p123쪽 집단심리학에 대한 프로이트의 기여라는 제목으로 다시한번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 한번 복습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반복하여 프로이드를 접하고 나서야 정리되어있지 않고 흩어져있던 나의 지식이 조금 정리되는 듯했다. 참 많이 노력해서 읽은 책이었지만, 오랫만에 지적유희를 즐긴 느낌이라고 할까? 흐뭇해지는 시간이었다.

 

2013년 9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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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베상
최종태 지음 / 시그널북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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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베상(프랑스어로 나쁜피)

Evil Blood

최종태 장편소설 : 플라이대디, 해로, 영화감독

시그널북스 : 2013년 8월 30 초판발행

 

작가가 영화감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봐서일까? 끔찍스런 스릴러물을 본 듯하느 느낌이 드는것은...

아니면, 정말 상상할수 없는 반전이 주는 당황스럼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사이코패스 한준석의 딸 민정, 그리고 희생자의 가족 동준이 풀어내는 이야기다. 아니 민정의 사이코패스에 대한 근원적인 이야기일수 있겠다.  

책 시작에 실제 이야기들이 참고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이책은 픽션이라기보다 넌픽션에 가깝다. 그리고 작가는 이책을 쓴 의도를 일상생활에서 하루에도 몇번쯤 마주쳤을지도 모를 사이코패스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하였다. 이는 그만큼 우리 사회에 반사회적인격장애를 갖은 사람, 사이코패스가 많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사이코패스들이 단지 나쁜환경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한다. 사이코 패스를 분자생물학이란 과학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미 나쁜 유전자들을 가지고 있거나 잠재된 나쁜 유전자들이 스트레스등과 같은 변화에 의해 변이 되거나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사실로 소설속 민정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티브속 드라마에 나쁜여자들이 나온다. 어쩜 저럴수가 있지 하면서 채널을 돌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다른 곳 드라마에서도 나쁜사람들은 나온다. 사실 그렇게 걸려지면 볼만한 드라마는 한두편정도이다. 이는 그런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널려있기에 공감을 얻을수 있일지 모르겠다. 거의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나쁜사람들은 잘못을 뉘우치는 경우가 많다. 작가의 주장대로라면 그런경우는 거의 드물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생각해보니 시청자들의 양심에 부합되도록 만들어졌겠다 싶다. 또는 그렇게 끝나야만 스스로 안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결말은 그런 안도감을 주지 않는다. 감옥에서 오랜 세월을 지낸 한준석도, 그의 딸 민정도...

 

한준석과 동준의 내기라는 설정으로 동준은 민정의 실체를 알게 된다. 그리고 민정을 저지하기 위해 그녀의 엄마가 했던 노력들... 지수라는 새로운 신분을 만들어주고 "민정아 안돼.. 안돼.." 라는 통제 시그널이  민정에게 있는  그놈-동준은 숨겨있는 나쁜본능을 그놈이라고 불렀다.-이 깨어나지 못하도록 하였지만, 민정은 "언젠가는.. 언젠가는.."이란 시그널로 언제든지 그놈이 깨어날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소설은 그놈이 이겼다. 그리고 그놈과 함께 살고 있는 민정의 모습들을 묘사하며 소설은 끝난다. 책을 접고도 한동안 여운이 남았다. 마치 영화가 끝난후 영화관에 일어나지 못하는것 처럼.. 그리고 큰 숨이 나왔다.

 

소설 중간중간에 장만식교수라는 인물이 등장하여 소설에 밑바침이 될 분자생물학 강의를 한다. 양심이나 DNA의 이야기를 한다. 사이코패스읭 뇌를 분석한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롭다. 뇌량이란 신경구조의 문제, 안와전두피질의 손상으로 인한 조건반사의 부작동, 편도이상으로 인한 죄책감의 결여, 정크DNA의 변형등... 도덕적분별력은 뇌의 신경학적 형질에 의해 통제되고 있고 사이코패스들은 도덕적 장님으로 성장하게끔 사전에 프로그램되어 태어났다는 주장이고 이는 그대로 소설에 반영되어있다.

 

한번쯤 읽어보길 권한다. 안전불감증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시대를 거슬러 참으로 많았던 사이코패스의 사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한페이지쯤으로 치부하며 안전하다고 스스로 세뇌하며 살았던 우리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특히 사소한 일상속에서 나쁜유전자와의 달콤한 유혹과 양심의 검열사이에서 늘 양심을 선택하였는지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책크해봐야 할것이다.

 

분자생물학을 비롯한 과학의 발전은 인간의 마음에 자라는 사악한 유전자를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럴수만 있다면, 과학의 힘으로 사악한 유전자를 치유할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p392

 

2013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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