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고양이 푸른사상 소설선 27
송지은 지음 / 푸른사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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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끝에 정답이 있다. 서두르지 말고 현재를 살자. 조바심도 내지 말고, 지금 내 주위에 있는 것들에 감사하며 나를 잃지 말자. 두고 한번은 더 읽어 보고 싶은 책.. 특히 비수구미를 읽는 내내 한 사람을 계속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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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미스터 갓
핀 지음, 차동엽 옮김 / 위즈앤비즈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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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95미터의 산책을 좋아하고 물리학을 좋아하고 핫도그와 건포도 초콜릿을 좋아하는 스무 살의 핀과 온갖 잡색으로 더러워진 마치 새끼 얼룩돼지같다라고 표현한 안나가 처음 만난 날은 1935년 11월이었다. 핀의 자비로우신 어머니의 영향으로 그 어린 안나와 핀은 함께 살게 되고 이 책은 독특한 안나의 꾸밈없고 자유로운 영혼의 이야기가 핀에 의해 씌여진 책이다. 처음 그 둘의 인연은 아마 "아저씨, 나를 사랑하지? " 라는 안나의 질문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의 제제이후, 이토록 가슴을 팠던 꼬마를 만난적이 없었다. 안나의 자유로운 사고의 폭은 세상과 타협하고 배려라는 단어로 자유의지대로 살지 않는 내게 청량음료와 같은 터짐이 있었다. 물론 내가 제제를 좋아했다고 해서 제제처럼 살지 못했던 것 처럼, 안나가 좋아졌다고 해서 안나처럼 살수 없다는것을 안다. 이 책은 갈증 또는 답답함을 뚫어줄 사이다였다. 그래서 가끔은 또 찾게 될...

 

 "사랑하는 미스터갓, 고마워요. 핀이 날 사랑하도록 해줘서..."

 

미스터 갓은 언제나 안나와 함께 있었다. 안나에게  어려움이나 역경은 무엇인가를 하기 위한 좋은 기회일 따름이었다. 추한 것은 무엇인가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좋은 기회가 되고, 슬픔은 기쁨을 위한 발판이 된다는 생각을 그 어린 안나는 한다. 난, 또는 어떤 사람들은 억지로 되뇌이는 것들을 안나는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이는 안나를 그저 불쌍한 것이라고 덥썩 받아 안은 핀은 어머니도 그랬다. 그둘의 공통점은 나와 또는 어떤사람과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핀도 나도 처음엔 다름에 대한 매력으로 안나에게 빠졌을지도 모르겠다.

 

"하느님을 사랑할 줄도 알구. 사람들 사랑할 줄도 알고, 그리고 고양이도, 개미도, 거미도, 꽃도...."

"이 모든 것들을 내마음을 다해서 사랑할 줄 아니까요."

 

사람들이 교회에 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안나는 교회에 가는 것은 메세지를 못 들었던지, 알아듣질 못 했던지, 아니면 '단지 폼을 잡기위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미스터갓과 사람들의 관계를 안나식으로 해석하고 이해한다. 안나가 생각해 낸 관점이란 단어로서 미스터갓과 사람과 다름을 설명한다.

 

" 사람들은 저마다의 관점, 그러니까, 보는 지점 또는 보는 위치들을 가지고 있잖아. 그치만 미스터 갓은 봐야 될 지점들 만 가지고 있어. "

 

'보는지점'이라는 말은 정해진 자리에서 자기 중심으로 무엇인가를 바라볼 때 사용될수 있지만, '봐야될 지점'이란 말은 자기 중심을 탈피해서 상대방의 입장 혹은 있을수도 있는 모든 가능성들의 처지에 서서 어떤 대상을 들여다 볼 때 사용 될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는지점만 가지고 있고 마스터 갓은 봐야될 지점들을 가지고 있다라고 안나는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 어린 꼬마가 말이다.

 

핀과 내가 공감하는 것은 안나는 천재끼가 있다는 것이다. 아마 안나는 이런 표현을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어째거나 일반인인 내가 보는 관점으로 안나에게 천재라는 단어는 과하지 않다. 천재의 첫재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호기심과 집중력을 안나는 갖췄다. 물론 환경적인 부분이 있었을것이다. 핀이 물리학, 수학, 전기장치와 같은 것을 좋아하기에 안나는 자연스러운 흡수를 하게 되었을것이다. 어째거나 안나는 작곡을 시작하고 수학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미스터갓을 이해함으로서 종교학도 스스로 터득했다. 또한 정콕을 찌를줄 아는 말을 한다. 또한 죽음까지도 휴식으로 이해했다. 난 책을 읽어감에 따라 어쩜 안나가 성자의 환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성자의 환생... 말이다.

 

핀은 말한다. 안나를 만났던 몇년동안이 특권이었다고, 최상의 거룩, 지극한 순진무구, 존재의 더할수 없는 직접성. 산더미 같은 지식들을 쓰레기 처럼 무시할줄 아는 아이를 만난 그 몇년이... 나 역시 이 책에서 안나는 만났던 그 순간이 내게 특권이었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안나는 나무에서 떨어져 죽음을 맞는다. 미스터 갓이 하늘나라에 받아들여 줄거라는 믿음과 미소와 함께...

 

안나는 상대방의 전부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싶을때 그때 비로서 '사랑'이란 말을 썼다.

지금 난 안나에게 말한다.

"안나, 사랑해...."

 

안나의 생각과 행동들을 통해 가슴 확 뚫리고 번뜩이는 순간을 만나보길 권유하고 싶다.

 

201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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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을 땐 사하라로 떠나라
유영만.유지성 지음, 김필립 사진 / 쌤앤파커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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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아주 오래전 영화 브룩쉴즈가 주연을 했던 영화가 사실 먼저 떠올랐다. 남자 주인공은 기억이 나지 않고, 어째건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사하라 사막을 배경으로 펼쳐졌던 그 영화가 기억났다. 그리고 작가를 보곤 브리꼴레르의 작가가 오지레이스 전문가 유기성이란 사람과 함께 동행한 사하라레이스에서 둘은 각각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그 여정을 받아들였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었다. 과연 유영만님의 사하라와 유기성님의 사하라는 달랐다.

 

책은 part1에선 유영만님의 사하라를 part2.에선 유기성님의 사하라를 적고 있다.

사실 소설처럼 한번에 읽혀진 책은 아니었다. 한번에 서너페이지읽고 멈추었다간 다시 또 50여페이지정도를 읽고 멈추고 그러기를 반복하며 읽어진 책이다. 그리고 그 상황에 나를 대입해보기를 반복하였다. 그만큼 생각을 많이 하며 읽은 책이다. 그럴것이, 250km를 6박 7일동안 걸쳐 달리게 되는 극한의 레이스에서 인간이 갖을수 있는 모든극한의 상황에 접하기를 반복하면서 그때마다 경험하면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담아낸 책이니 나 역시 그만큼은 당연히 아닐지라도 비슷하게나마 그 극한을 함께 공유하다보니 단숨에 읽혀지진 않은듯하다.

 

유영만님의 사하라여정은 참 생각이 많았다. 아마 처녀출전이라 더욱 그 깊이가 강하지 않았을까 싶다. 첫날의 여정, 둘째날의 여정등을 책크포인트(쉬는기점)을 격어가며 그때마다 자신이 느겼던 생각들을 차분히 정리하였다. 그러나 그내용을 보면 웬지 한계에 도달한후 그 끝을 본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에 비해 유기성님의 글은 그냥 편했다. 오지전문가라는 말때문이었을까? 아닐것이다. 수많은 경험을 한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그런 편안함이다. 스스로는 늘 매번의 레이스가 힘들고 어려웠다지만, 그의 글은 유영만님의 글보다 덜 절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경험, 그건 정말 소중한 자산임을 더 확고히 해주었다. 내가 아니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유영만님의 글에 더 공감할수 밖에 없는 이유일것이다.

 

둘째날에 대한 유영만님의 메모는 험난한 40km를 달린 둘째날 사막 레이스 너무 힘들었지만 평생 잊을수 없는 광할한 사막에서의 고독한 독백의 시간 자연과 나눈 따뜻한 대화 우주와 함게 했던 장편의 서사시를 경험한 시간이었다. 였다. 실제로 저글에서 몸에 와닿는 건 고독한 독백의 시간란 대목이었다. 작가는 참으로 많은 어록을 남겼다 그의 어록들중 수많은 문장이 밑줄그어졌다. "체험해보지 않고 머리로 이해할수는 있지만 체험해보지 않고 가슴으로 느낄수는 없는 법이다. ","사람은 이전과 다른 불안한 상황에 직면하면 뇌가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움직인다. ", "불안은 창조의 원동력이다. ", 삶은 달려온 거리, 올라간 높이로 승패를 결정하는 경주나 등반게임이 아니다. 삶은 얼마나 많이 감동하고 감탄해는가에 따라 행복이 결정되는 드라마이다. ", "일이 어렵기 때문에 도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세네카.".....

 

셋째날, 힘이 들땐 무슨 생각을 해도 여전히 힘이 든다. 그때는 그저 버티고 견뎌내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이러한 생각들로 가득찼던 작가는 결국 레이스를 포기하고 만다. 지금하지 않으면 반전도 역전도 없고 당연히 가슴뛰는 감동도 없다. 지금 도전하는 사람이 나중에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수 있다는 생각으로 도전한 사막레이스는 결국 세째날 세번째 첵크포인트에서 포기한다. 아쉬움, 허망함.. 그때 작가의 심정에 가슴이 함께 아팠다. 그리곤 동의한다. 실패는 당신이 새롭게 출발할수 있는 이유라는 말에.... 난 좀더 실패에 대해 관대해져야겠다. 주저 앉지 않는다면 실패는 실패가 아닌것이다.

 

좀더 여유로움과 편안함을 느꼈던 유기성님의 글을 대할때 이미 전문가란 생각을 갖어서인지 그렇게 절박하거나 극한이란 느낌이 덜 들었다. 선입견이란것은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역시 처녀출전의 시기가 있었을것이지만, 많은 오지를 경험한 사람이란  안도감이 깔린 상태로 글을 접했던것 같다. 그러나, 맨 뒤 그가 느낀 6가지 인생의 지혜에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그리곤 혹시 지치거나 위로가 필요할 때를 대비해 사진을 찍어 저장했다. 어쩜 가끔 친구가 외롭고 힘들때 난 유기성님의 글을 인용하여 그 친구를 위로해줄지도 모르겠다. 참 공감 . 공감... 공감가는 글이다.

 

책을 덮으매, 아쉬움이 남는다.

넘 오랫동안 내 곁에 있어서 였을까? 소설과는 다른 감동이 있었다.

이제 막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아들 방에 슬쩍 놓아주었다. 그애도 공감할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ps. 아 책에 오타를  발견했다는 ^^ p81쪽 후반부에 부담감도 이고, 불안감도 짐이며, 목적지에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막막함도 짐이다.

 

2013.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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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의 여자
최복현 지음 / 노마드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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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와 순진, 깨끗하고 투명한 유리잔 두 개가 있습니다. 한잔에는 맑은 물이 가득 채워져 있고, 다른 한잔은 비어져 있습니다. 전자는 순수라는 것이요, 후자는 순진이라는 것이죠, 순수라는 놈은 물이가득 채워져 있어 더 이상 들어갈 틈이 없으니, 깨끗함 그 자체이고요, 순진은 비어 있으므로, 그 안에 순수처럼 깨끗한 물이 담길수도 있고, 더러운 물이 들어갈 수도 잇는 것입니다. 어떤 누군가가 '순수와 순진'의 차이를 묻더군요, 순수의 사전적 의미는 잡것의 섞임이없는 것,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순진'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이 꾸밈이 없이 순박하고 참되다'세상 물정에 어두워 어수룩함입니다." -p136

 

작가 최복현님의 책을  읽었었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행복하기 연습"... 그리고 어린왕자로 보내오는 글을 매일 받아본다. 어느날은 그냥 지나쳐 버릴때도 있고 어느날은 꼼꼼히 책크해가며 읽기도 한다. 인문학강의를 하는 공지를 보았다. 글쓰기 티칭도 하신다. 페북에 올라오는 사진들을 보면서 산을 참 좋아하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참 열심히 사는분이란 생각을 했었다. 화요일의 여자는 그래서 호기심이 갔다. 자전적 소설.. 작가 최복현님을 좀 더 알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었다. 관심, 작가에 대한 관심, 자주 스쳐 눈에 익어져 어떤 삶을 살았을까? 하는 궁금함이 있었다. 신경숙님나, 박경리님, 박완서님과 같이..

 

화요일의 여자.. 왜 화요일의 여자일까 했었다. 시문학 강의를 듣고자 화요일마다 오는 여자였다. 윤보라는.. 이름은 혹시 다를지라도 실존인물이란 생각이다. 그리고 책이 끝나가면서 계속적으로 메디슨카운티의 다리를 생각나게 했다. 강시원과 윤보라는 그냥 그래야 할 것 같다. 이다음 눈감을때 자식들에게 강시원이 보라에게 주었던 파일박스를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 그들은 더이상 만나지 말아야 하겠다. 독자는 때론 이렇게 잔인하다.

 

글을 쓰고 싶은 때가 있었다. 그래서 끄적거렸던 노트들도 있다. 어느순간에 난 접었다. 왜 일까? 작가들이 살아온 삶때문이었을게다. 그네들의 삶의 아픔, 치열함에서 비롯된 영근 가슴이 내겐 없다. 강시원도 그랬다. 너무 가난해서 학교를 진학할수 없었던 사람, 사랑하는 여자에게 당당할수 없었던 사람 그래서 결국 그 여자를 놓쳤던 사람, 그녀가 떠난 후, 그에게 남겨진 것들.. 글을 쓰고 순수의 대명사 어린왕자를 해석하며 강시원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가 그렇게 바쁘게 사는 까닭이 이유가 있었던거다. 사랑때문에, 평생 가슴에 안고 갈 단 한번의 특별한 사랑때문에....

 

강시원과 최복현님이 어쩔수 없이 오버랩된다. 강시원과 윤보라가 만나 오해를 푼건 참 다행이다. 그들의 오해는 사실 보통사람에게 흔히 있을수 있는 오해이다.  그상황이었다면 난 아마 연락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평생 궁금해하면서 말이다. 늦었지만 어째건 윤보라가 용기를 낸건 참 잘한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강시원은 아마도 더 열심히 삶을 살 것 같다. 윤보라를 만나기전 보다는 더 평화롭게 말이다. 충분히 충만된 삶을 살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눈을 감아 나의 어린시절을 떠올려 본다. 특별한 사건도 특별한 사랑도 없었던...

 

"내가 짊어지고 있던 짐들을 내려놓을래. 이젠 너에게 돌려보낼게, 너에게서 온 것이니까. 나의 퍼즐은 여기까지야. 나머지는 네가 맞추는 수밖에 없어." -271

 

P.S. 책을 읽다가 접어진 부분... 148쪽... 시원과 보라가 느티나무 아래 평상에 누워 별을 보는 장면에서..

"서로 약속이라도 한 것 처럼 무릎은 땅에 대고 몸을 뒤로 눕혀 평상에 누웠다. 앉아서 바라보던 별들과 누워서 바라보던 별들은 달라보였다. "... 이대목에서 무릎을 땅에대고 몸을 뒤로 눕힌 자세를 아무리 상상해 낼려도 상상할수가 없었다는.... --;;

 

2013.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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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 - 제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김대현 지음 / 다산책방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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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문관 검열 리진길의 외동딸이고 가축년 조선을 뒤흔들어 버린 정여립이 이름을 지었으며, 임진왜란 때 조선 임김의 딸과 함께 일본으로 끌려가 원수의 딸 이름인 정주로 살다가, 다시 조선으로 돌아와 연모하던 자치기와 운우의 정을 나누고 두터비 형상을 한 항아를 만나 영원히 늙지도 죽지도 않게 되었으며 덧없고 무료하던 세월을 지나, 새로 태어난 아버지 김한빈 백다록을 만나고 또 한 새로 태어난 얀 얀센 꼬르버와 함께 세상을 날아다니다가 이제 백년도 훨씬 지나 떠났던 곳으로 다시 돌아온 홍도, 리. 홍도... 당신은 누구십니까? -p376

 

혼불문학상 3회 수상작이다. 혼불문학상이란 타이틀이 주는 기대감이 있었다. 최명희씨의 혼불은 전라도 종가의 종부 3대와 상민마을 거멍굴 사람들의 삶이 그려진 작품이다. 30,40년대의 한국의 시대상을 담고 공간적배경을 만주까지 넓혀  조선인의 슬픈 삶과 민족혼을 다뤘던 소설 혼불, 그 혼불문학상이 2011년에 시작하여 올해로 3년째인셈이다.  상을 받은 작품에 대한 기대는 항상 있다. 홍도 역시 참 많은 기대를 하고 읽은 작품이다.

 

첫 페이지는 사백서른세살로 시작한다. 홍도의 현재 나이 사백서른세살, 미소부터 지어졌다. 시대가 시대인만큼 요즘 트랜드가 환타지스럽다더니 하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 역시 68년생의 시나리오 작가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가볍게 소설을 시작했다. 전반적인 줄거리 역시 복잡하지 않았다. 마치 TV드라마 콕 찝어 말하자면 구가의서와 같은 느낌이랄까?  단 실제사건과 인물들이 멋들어지게 잘 얽혀 있긴 하다.

 

 헬싱키 반타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가 인천공항까지 비행하는 약 여덟시간가량동안 동현과 홍도의 이야기로 책은 구성되어있고, 주로 홍도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정여립의 영화를 준비하고자 많은 자료수집을 하였던 동현이 그 이야기에 시대적사건을 더하여 준다. 400여년전 정여립이 살았던 시대의 죽도에 대한 상상력과 생활상을 참 맛갈스럽고 사실적으로 묘사했음에 감탄한다. 또한 처음부터 동현이 환생한 인물임을 알고 이야기를 시작한 홍도는 비현실적인 인물이긴 하지만, 400여년간의 그녀의 삶이  생자필면은 거스렀지만 회자정리 거자필반을 윤회를 통해 이루며 계속적인 삶 즉, 자치기와의 사랑을 가졌던 삶, 정주를 대신해서 살았던 삶, 주막에서 살꽃을 팔며 살았던 삶, 남장을 하며 아버지의 환생 백다록을 만났던 삶, 정주의 환생 얀과의 삶을 살아내는 이야기는 여러시대에서 각기 다른 삶을 살아야 했던 여인을 단 한사람 홍도가 겪게 함으로서 기억에 기억을 더하여 자치기와의 만남을 더 극적이고 애절하게 표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결국 만난다. 자치기와 홍도는 400여년을 지나 다시금 만난다. 소위 물질만능 조건적사랑의 현대 사회에서 이런 끈질기고 애틋한 사랑이 이루어졌다는 동화같은 해피앤딩이 전혀 유치하지 않고 애절했던 이유는 소설을 읽는 내내 그 둘이 다시 만나어지길 고대했던 마음이었으리라..

 

몇 일 동안 감기몸살로 혼미했던 상태에서 깨어나 잡은 책 홍도, 참 재미있었다. 내일부터는 다시 일상으로...

 

2013.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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