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여자 - 오직 한 사람을 바라보며 평생을 보낸 그녀들의 내밀한 역사
김종성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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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김종성님의 글은 모 인터넷 신문사의 "사극으로 역사 읽기"란 코너에서 흥미롭게 읽고 있다.

드라마를 볼때마다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드라마를 제대로 보고 제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었다. 왕의 여자란 제목보다 사실 작가의 이름이 먼저 눈에 띄었다. 역시, 왕의 여자는 내가 내식으로 판단하고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콕콕 찝어주었고, 역사를 어떤 시점에서 보아야 할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지에 대한 지침서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 
 

왕의여자는 궁녀, 후궁, 왕후 이외에도 궁에 사는 여자들의 이야기이며, 시대적 배경을 토대로 역사적 문헌을 참고하여 정확히 해석하고 있다.

궁궐의 노비라고 단정지은 궁녀부분에서만 보더라도, 우리가 사극에서 접했던, 대장금이나, 동이, 장희빈 등의 많은 궁궐여자들에 대한 오해를 밝히고 있다. 또한 독자가 생각할수 있는 범위의 것들을 세분하여 문헌들을 제시하며,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궁인, 궁녀, 나인, 항아, 홍수등 수많은 이름으로 불리웠던 궁녀의 삶을 입궐에서 퇴궐에 이르기까지 그녀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있다. 궁녀의 수와 왕권과의 관계에 대한 것을 해석하는 부분에서는 아!~ 하고 감탄사가 절로나왔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궁녀는 20,30명에서 700명 이하로 해석했다.  대전회통의 궁녀규정을 인용하여, 궁녀의 출신성분이 노비임을 밝혔고, 왜 원칙적으로 공노비에서 궁녀를  선발해야 했는지에 대한 이유와, 사극의 모순을 집어 주고 있다. 효종시대에 일반인중에 궁녀를 선발하려고 했을때 조혼풍습이 생겼을정도로 기피직업이었던 궁녀, 왜 그렇게 기피해야 했는지를 궁녀의 삶을 통해 보니 이해가 되었다. 


왕의첩 후궁에서도 역시 잘못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왕후로 승격한 후궁들이 4명이었고, 모두 숙종이전이었는데, 이유는 장희빈이후 후궁이 왕후에 오르게 해서는 안된다는법령을 제정하였기 때문이란 사실이다. 또 후궁의 성씨, 각 왕의 후궁의 이름, 후궁선발유형등 특정왕의 후궁이 아닌 조선시대 전반에 걸쳐 도표화하였다. 또한 후궁이 조선후기로 갈수록 내부승진의 비율이 높아진 이유를 내명부의 전문화, 궁녀집단의 역량의 강화, 서민의 지위상승이 이유라고 설명함으로서 후궁과 시대의 흐름의 관련성을 집어 주기도 하였다. 후궁품계가 확립된것이 경국대전이후란 사실, 또한 후궁의 출산이 원래는 궁밖에서 해산해야했다는 것, 특히 분만실의 구조는 정말 흥미로웠다. 



 

왕실의 족보인 선원계보기략에서 후계자를 사로 표시하여 보는 부분에선 경종대왕, 영종대왕이라고 다 올라와 있어서, 영조대왕이라고 올르지 않고 왜 영종이라고 했는지 의아해했는데, 처음 시호가 영종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후궁의 아들이 왕이 되면 왕후의 아들로 바뀌는 이유를 성리학의 이념을 지키기 위해서였으며, 사친으로는 장희빈, 최숙빈, 박수빈이 있었다고 한다.  왕후의 이야기도 왕후가 한명도 없었던 왕은 문종이며 그 이유또한 설명하고 있었고, 왕후의 간택과 혼례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시대적 배경을 함께 설명하여 이해가 쉬웠다. 또한 우리나라 혼인풍습이 처가에서 혼례를 치루고 자식을 낳은 다음 자기집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는데, 유교에서 친영을 권함으로서 그 관습이 퇴색해버렸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었다.

 

사실, 쉽게 읽혀지는 책은 아니었다. 사극을 통해서 접해본 후궁이나, 왕후의 이름을 제외하곤 수많은 왕후, 후궁들의 이름은 사실 훑어보는 정도로 지나치기도 하였으나,  승정원일기나, 실록의 인용된 글들은 어렵고 힘든책이라고 인식되었던 실록에 대해 가깝게 다가갈수 있도록 하였고, 기록으로 인해 그 시대를 이렇게 제대로 알수 있도록 한 것에 그 중요성을 새삼 더 느꼈다. 왕의 여자는 궁녀, 후궁, 왕후의 세부분으로 나누어 선발과정에서 부터, 역할, 인원수, 정치참여, 외모등에 관한 모든것들을 각 왕의 실록과 관련 문헌을 통해 철저히 고증한 책으로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책이었으며, 앞으로 TV에서 사극을 볼 때 무조건적인 수용보다는 정확히 알고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듯하여 기쁘고 사전처럼 가끔씩 찾아보게 될 책이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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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배평모 지음 / 바보새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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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가 배평모는 1945년 출생, 즉 광복둥이이다.

 

대부분의 성장소설이 그렇듯이 -물론 내가 경험치 못한 시절의 이야기긴 하였지만 -  이 책 역시 가볍게 영상을 그리며 읽어내려 가며 작가의 지적, 도덕적 성장을 살펴보기에 충분한, 그러면서 전쟁과 가난을 겪었을 부모님의 시대를 이해하고, 청소년이 된 내 아이에게 읽혀야 할 책임을 공감했다.

 

어린시절 작가의 공간은 제주도였다. 3월중순의 찔레순을 꺽어 허기를 잊고, 삘기밭을 돌아다니며, 삘기 따먹기로 놀이를 삼고, 보리고개를 넘어선 5월의 보리로, 밀이삭으로 배고픔을 잊었다. 가난했고 배고팠지만, 광복둥이 친구들과의 우정을 다지며 그렇게 성장했다. 소설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뉘어 각각 계절의 제주를 환경을 담고 있으며, 작가는 국민학교 4학년때부터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의 기억속에 사건들을 단만극처럼 다루며 그때 느꼈던 감정이나 다짐, 희망, 절망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겨내기를 반복했는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각각의 소재들은 그시대에 겪었을만한 것들로 이루어져있다. 허기짐을 채우기위한 삘기빨기와 억새알맹이먹기, 아버지를 대신해서 물지게를 지었던 일, 산굼부리 분화구에서의 친구들과의 추억, 생계때문에 바느질가게를 하며 고초를 겪어야만 했던 어머니에 대한 추억, 팔과 다리의 근육이 지칠때까지 하는 바다수영에 대한 기억, 여름방학이 끝난후 비어있는 친구의 자리와 뇌염으로 사망한 소식들, 일본동전을 이용해 만든 제기로 친구들과 하던 제기차기, 크리스마스날 불에 탄집, 중학교시험을 치루기 위해 선생님집에서 잤던 기억, 그리고 끔직한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기억들, 그런 모든 기억들 내내 아버지의 부재에서 오는 그리움과 아픔을 느낄수 있었다.

 

작가는 주인공 정현, 즉 나를 일인칭화 하여 자서전과 같은 느낌을 주고 있는데 소설가 아저씨와의 대화를 통해 어떻게 성장해야 할지에 대한 어떤 자세로 세상을 살아야 할지를 각성하고 배우며 성장한다.

 

"아저씨가 처음 말했던 평등은 겉으로 드러난 것이고, 진짜 평등은 너희들 마음속에 있어., 너희들은 다른 동무들이 잘하는 것을 인정해주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너희들은 눈만 뜨면 뭉쳐다니는 거야. 만약 다른 동무가 잘하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한 덩어리처럼 뭉칠 수가 없어. 그리고 서로 다른것을 잘할 수 있는 그것 때문에 너희들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면서 강해질 수 있는거야, 학교에서 아무리 힘센 아이라 해도 너희들 중 누구에게도 한부로 못하지? 그건 다른 아이들이 너희들을 한 덩어리로 뭉쳐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야. 서로를 인정하면서 하나가 되는것, 이게 진짜 평등이야."

 

국민학교 4학년 아이가 이해할수 있도록 소설가아저씨가 설명한 평등이다. 과연 이것이 그 4학년 아이에게만 해당하는 말일까? 작금의 시대에 나의 평등, 이웃의 평등,  우리나라의 평등은 어떠한가?  이러한 글들은 소설가 아저씨의 입을 통해 책의 곳곳에서 볼수 있으며, 이런 문구들을 기억하는 정현이 소설가가 된것은 자명했다.

 

닭싸움이란 소재에서 소설가 아저씨가 설명한 계유오덕과 같은 이야기는 참으로 기발했다.  닭에게도 지켜야 할 오덕이 있음에 너희도 단 그 오덕만 지켜도 존경받는 사람이 될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 오덕을 보면 모이를 먹을때 다투지 않는다해서 인(仁), 싸울때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해서 의(義), 머리에 볏을 지체를 상징하는 벼슬과 같이 생각해서 예(禮), 무리나 새끼들을 언제나 돌본다고해서 지(知), 새벽에 같은 시간에 어김없이 운다고 해서 신(信). 인간의 도리를 닭에게 비유하여 설명함으로서 짐승보다는 나아야 할것을 가르치고 있다.

 

이렇게 소설가아저씨와의 대화는 작가를 더욱 도덕적, 지적으로 더욱 성장하게 하여 주인공 정현이 갈등속에서도 남을 배려하고, 희망을 잃지 않는 아이로 성장하도록 하고 있다.

 

원산부두에서 공포와 절망, 그리고 절박을 함께 경험한 특별한 친구 경익이와의 이별, 거기에서 오는 슬픔과 그리움, 광폭한 바람과 빗줄기, 세상을 파괴해버릴것 같은 작가가 전쟁과 닮았다고 생각한 태풍후의 흑산호, 불탄 집에서 쇠못에 찔렸으나 우연히 만난 할아버지 덕택에 파상풍에 걸리지 않았던 작가는 불행곁에 다행도 따라다닌다라는 생각을 할정도로 긍정적인 아이로 성장한다.

 

소설가 아저씨는 광복둥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소설을 쓰기를 희망했고, 그 이유를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저 북쪽이 고향인 너희들이 우리나라의 가장 남쪽에있는 이곳 제주도에 와서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너희들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써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 너희들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제주도의 자연환경에 놀랍게 적응을 잘했어. 너희들은 집에서보다 자연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고 있잖아. 내가 보기에 너희들은 또래의 다른 아이들 보다 훨씬 튼튼하고 씩씩해, 이곳 제주도의 자연이 너희들에게 베풀어준 혜택이야. 너희들은 어른들이 실천못하는 평등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고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다

소설은 보고 겪은 한시대의 아픔을 글로 쓰는것도 매우 중요하단다. 나는 너희들을 통해 아 아프고 힘든 시대에서 희망을 보고 있어. 너희들이야 말로 이시대의 아픔을 씻어 줄 싹이라고 생각해 너희들은 이시대의 파랑새야.

 

늘 허기져 있던 작가에게 많은 것을베풀어 주었던 제주도의 넉넉한자연은 몸뿐만 아니라 심성까지도 곧고 바르게 키워주었고  경쟁보다는 협력의 유용함과 욕심보다는 나눔의 가치를 일깨우도록 하였다. 그 자연속에서 사람과의 관계 즉, 제주도에 오래살았으면 좋겠다던 혜란이, 좋은친구 동규, 동숙이 누나, 소설가 선생님의편지,  그리고 친구들과의 우정은 아버지의 부재에서도 강하고 꿋꿋하고 긍정적인 삶을 살게 해주었지만, 어머니의 치욕과 절망의 시선은 작가에게 평생의 트라우마가 되어 고통속에 살게 하였고 결국은 글쓰기를 통해 트라우마를 벗어나게 되어  50년이 지나 태평양을 건너 제주도에와 어린시절의 기억을 찾는다. 작가는 과연 그 기억속에서 어머니를 완전히 이해하고 용서했을까? 그리고 그 시선을 평생에 두었을 자신을 용서했을까?  에필로그에서도 난 진정한 회복을 느끼지 못했는데, 아마도 그 이후의 기록이 없어서였을지 모르겠다.

 

사람은 시간의 길을 걸어가면서 늘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고 새로운 일을 겪으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몫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란 생각이다.

 

산을 보렴, 산은 언제나 변함없이 그자리에만 있지? 허지만 산은 그자리에만 있는 게 아니야. 헤어릴 수 없는 세월이란 시간의 길을 걸어온 거야. 이 세상 모든것은 시간이라는 길을 걸어가고 잇어. 산도, 나무도, 돌멩이도, 사람까지도 시간의 길을 걸어가고 있어. ... ...  사라은 달라. 이세상 만물과 함께 시간의 길을 걸으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거야. 사람이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면서 시간의 길을 걸어왔기때문에 문명을 이룩해서 편리한 세상을 만들수 있었어.

... 지식도 포도와 같은거야. 지식을 정신으로 발효시키지 못하면 그 사람의 모릿속에 있다가 그 사람이 늙어가면서 함께 시들고 말아, 허지만, 지식을 정신으로 발효시킨 사람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르사람에게도 즐거움과 혜택을 주게 되지.  - 소설가 아저씨의 편지글중에서.

 

 

2011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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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이 있는 인간의 대지 해설이 있는 명작 읽기 3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최복현 옮김 / 와우라이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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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경험은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임을 알게 해준다."

 

세상속에서는 앞의 "우리의 경험은"이란 중요 문구를 잃은 채, 뒤에 부부만 회자되고 있었다. 우리의 경험은 이란 단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책을 다 읽고 난후엔 저렇게 강조하고 싶어지는 문구가 되었다. 이 책은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자전적 소설이다. 중간 중간 눈으로만 읽어진다면 다시 돌아가서 읽기를 반복해야만, 이 책의 참맛을 느낄수가 있을것이다. 그리고 한달후, 일년후, 또 10년후에 다시 읽어봐야 할 책임이 분명하다.

 

늘 우리와 가까이 있는 작가인지 알았다. 어린왕자가 그렇게 만들었나 부다. 생텍쥐베리의 인간의 대지를 읽고 그가 얼마나 많은 경험을 했으며, 그 경험이 얼마나 가치있고 고귀한것이었으며, 어린왕자가 어떻게 그렇게 아름다울수가 있는지에 대한 해답이 풀렸다. 셍텍쥐베리가 야간비행사였다는 것, 그리고 저 유명한 문구정도, 어린왕자, 길들여 지는것, 이런 단순한 지식을 완전히 뒤집어 버린 그런 책이었다. 그의 인고의 노력과 위대한경험이 없었다면 이 책도 어린왕자도 탄생하지 않았을것이다. 다른 무슨 말이 필요할까? 이 책이 아름다울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말이다.

 

이 책을 읽는데 있어, 최복현님의 해설은 도움이 많이 되었다. 직업이 비행사가 아닌이상은 공감할수 없는 책이 었기에, 해설 앞부분에 최복현님은 구름이나 폭우를 어떤비유로 나타내는지를 살펴보면서 읽으라고 말하는데, 그 점을 되새기며 읽으니 생텍쥐베리의 환상적인 메타포와 시믈리의 표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또한 각각의 챕터마다 우리가 느껴야 할것들을 설명함으로서 비행사란 경험하지 못할 직업의 이해를 돕우며, 무엇을 생각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들어 비행기에 대한 설명에 조종사에 있어 비행기란 생명과도 같으며 친구와도 같고 자기 자신과도 같다. 비행기에 익숙해지면서 조종사는 자신의 심장뛰는 소리를 느끼듯 비행기에 엔진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완벽하지 못한 기계일수록 더하다. 기계가 완벽해질수록 그 존재자체를 잊기도 한다. 라고 설명함으로서 우리가 익숙해져있는 생명과같은 것들을 잊고 살고 있음을 제시함으로서 한번쯤 그 귀중한것들을 생각하게끔 하는것과 같이 말이다. 어느면에서는 해설이 있음으로해서 이 책을 최복현님처럼 이해해야만 할지도 모른다는 거부감이 들기도 했었지만(누구나 다 나름대로의 경험으로 책을 이해해야한다는 생각을 했기때문에), 해설이 있음으로 해서 한번 더 생각할수 있게 했던것은 분명했다. 

 

기요메, 메르모즈, 생텍쥐베리....

모두 하늘에서 사라진 이름들이다. 프랑스 비행의 정신적 지주였고 20세기초 원시적인 비행기로 유럽과 아프리카 남미간의 우편항로를 개척한 영웅들이며 책임과 의무로 두려움을 극복하고 항로를 개척한 사람들이며 우정과 경험나눔을 통해 삶, 우정이 무엇인지 극명히 보여준 남자들의 이야기를 생택쥐베리는 자신의 경험과 섞어 표현해내고 있었다. 앙리 기묘메의 안데스 산맥에서의 실종후 다시 살아돌아온 사건에서 기요메의 첫 마디.. '내가 한 일은 맹세컨데 어떤 동물도 할 수 없었던 일일거야 .." 그가 살아야 할 책임,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책임감이 절망에서 용기를 끌어 낼 수 있는 힘이 되었고 생택쥐베리는 그 과정을 얼마나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했는지.. 소름이 돋고 가슴이 먹먹해지기 까지 했다. 그리고는 원서에선 어떤 단어로 표현했을까? 하는 호기심마져 들게 했다. 그리고 경험하게된 그의 사막에서의 추락에서 그 엮시 기요메처럼, 수백킬로의 사막을 걷는다. 수많은 생각과 신기루의 유혹에서 수백번 절망하면서도 기요메처럼, 생텍쥐베리 역시 죽을수 없었기에...

 

별과 불빛에 대한 생텍쥐베리의 표현들을 마치 집착같은 느낌마져 들정도로 책의 전반에 대해서 볼 수있었는데, 비행사란 위험한 직업에서의 습관이며, 삶이었을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는데는 참 오래 걸렸다. 낡은 버스의 담배불을 명상의 점이라고 표현했던 첫소절 부터 어린왕자의 별에 이르기까지 참 당연할수 밖에 없는 단어를 내가 공감하는데 그리 오려걸렸다는것이 의아했다. 비행사로서의 그는 철저하게 몸부림치며 행동했고 경험했고 성찰했던 그의 경험지도인 "인간의대지"이기에 당연히 그럴수 밖에 없음을 인식하는데는 수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에 소름돋고, 먹먹해지고, 그러다 다시금 앞페이지로 돌아가 다시 읽기를 반복하며 훌쩍거리기도 했던 시간들이 기쁘다.  아주 조금이나마 그의 고독, 외로움, 슬픔, 아픔, 경험, 우정 그리고 행복을 공감할 수 있었기에 말이다.

 

어린왕자가 탄생하기 6년전의 소설인 인간의 대지.. 최복현님은 인간의 대지를 읽고 난 후에야 비로소 어린왕자가 이해가 쉬울거라고 말하고 있다. 어린왕자가 아이의 시각에서 어른의 시각까지 또 읽을때마다  다르게 비춰지는 이유은 이러한 이유였음을, 경험만큼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것이었음을 이제야 이해한다. 난 아마 다시 어린왕자를 읽게 될것이다. 옆에 인간의 대지를 두고..

 

비록, 아주 잊혀버리는 것일지라도 우리가 우리의 역할을 의식하게 될때, 바로 그때만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에야 우리는 평화롭게 살고 평화롭게 죽을 것이다. 왜냐하면, 삶에 의미를 주는것은 죽음에도 의미를 부여하는것이기 때문이다.

 

2011년 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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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이야기 - 천체물리학자 위베르
위베르 리브스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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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과학의 차이는 무엇인가?

 

사실 앞부분을 읽을 때 쯤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만화책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 예전에 본 지구의 나이는 몇살인가요? 태양은 얼마나 먼가요? 라는 질문에 몇컷의 만화를 그려 설명하고 있는 과학 만화책과 계속적으로 오버랩되었었다. 서술형으로 풀어놨을 뿐, 그닥 큰 차이가 없어보였다. 당연히 그랬을것이다. 이 책은 손녀딸과 문답식으로 이야기하며 풀어낸 책이 었으니 구성면에서 오히려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느낌마져 들었다.


몇 챕터 후에 느낀것은 이해를 돕는 비교가 많았다는것이었다. 예를 들어 벌집이야기라든가, 주변의 나무의 모습, 또는 오케스트라와 같은 음악적 요소나 푸딩 레시피와 같은 친숙한 예로서 과학적 사실들을 설명하며 이해를 돕고있었다. 또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답으로 의문점이 해결될때까지 과학적사실로 뒷받침해주며 손녀딸이 무엇을 더 고민해야 할지를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쿼크는 더 쪼개 질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는 루이 파스퇴르가 자연발생설과 반대되는 이론을 제시했는데, 현대과학의 미스터리이다. 또는 지구는 미생물들이 숨쉬면서 산소가 생기면서 우리가 살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다른 행성에선 또 다른 이야기가 탄생할지도 모른다와 같이 끊임없는 호기심과 추적을 요구하여 우주, 아니 과학의 미래를 짊어질 손녀딸, 아니 우리 청소년들에게 과제를 준다는 느낌마져 들었다.  
 

또한 2011년판 따끈따끈한 신과학용어들을 등장시키며, 얼마나 빨리 발전하고 있는지를 쉬운 예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현재 영화의 모티브가 되고 있는 평행이론의 소재 평행우주나, 은하를 지배하는 또다른 힘, 우주전체에 퍼져있는 보이지 않는 물질 즉 암흑에너지인 암흑물질과 같은 용어를 설명함으로서 지금 과학이 가고 있는 방향을 보이고 있었다.

웨베르는 무엇인가가 생겨났고 무엇인가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질서를 잡고 구조화되었고, 우리가 자연의 힘이라고 부르는존재, 그리고 이힘을 지배하는 법칙덕분에 여러구조가 생겨났는데, 예를들어 별에게는 중력이, 원자나 분자에게는 전자기의 힘이, 양자와 원자핵에는 원자력들이, .우주가 끊임없이 변함에도 불구하고 그속에서 규칙이 생겨났고 이것이 우주의 역사라고 말하고 있다. 즉 우주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처럼 과거의 역사가 있는 우주에 우리가 살고 있으며 계속해서 새로운 일이 벌어지고 그렇게 벌어진 일이 앞으로도 또 다른일에 영향을 주는 그런 역사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과학과  철학을 접목시키는데 140억년전부터 살아온 우주라는공간에서 우리 삶, 아니 지구 더 나가 태양까지도 그저  짧은 일화일뿐이고, 서로 연관이 되었거나, 동시에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들이 즉 과거의 일 , 역사는  미래로 가는 우주발전에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작금의 환경문제까지도 거론하여 우리가 사는 집을 제대로 유지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표현한다. 

 이책은 손녀딸은 천체에 대한 자신의 의문을 계속 질문하고 할아버지는 과학적 사실과 손녀딸이 또다른 사고를 추구해내기 위한 질문들을 던지며 이야기들을 구성하고 있으며, 기초과학, 즉, 물리학, 화학, 생화학, 생물학을 토대로 우주를 복합적으로 설명하여 "자연은 문자와도 같은 구조다"라고 말하는데 이런 모든 과정은 마치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처럼 손녀딸이 스스로 깨닫게 하고 결국은 신비로운 장소 우주에 비밀에 대해 또 다른 과제를 주고 있었다. 

 그저 만화로 주입식으로 우주를 공부한 이제 고등학생이 된 내 아이에게 꼭 읽혀보고 같이 이야기 해보고 싶은 책이 생겼다. 

  "무한한 우주의 영원한침묵이 나는 무섭다."  -블레즈 파스칼-

 

2011년 7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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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치유하는 산사기행
승한 지음, 하지권 사진 / 불광출판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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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story

history


나를 치유하는 산사기행

 글 : 승한. 사진:하지권

불광출판사 : 2011년 6월 15일 초판 발행

 poem, story, history...

책 표제에서 보이는 단어로 알수 있듯이 이책은 승한스님이 산사를 여행하면서 느낀 이야기를 시와 사진을 첨부해 담아내고있다.

절집에서 마음으로 느껴지는 이야기를 컷으로 담고 이야기로 담아낸  이 책을 읽는 동안  승한스님이 내 마음의 초콜릿이라고 표현한 대로 에너지가 되고 고요가 되어 편안해짐을 경험할수 있었다. 국내 24개의 사찰을 순례하며 각각 사찰에 대한 스님의 감정과 역사 또는 어느 설명보다 강한 사진으로 책을 엮어내고 있다.  


각 산사가 위치한 산새를 정확히 묘사하여 마치 스님의 뒤를 따라 걸으며 경치를 둘러보는 듯한 느낌마져 들었고 첨부되어지는 사찰의 역사나 설화를 통해 사찰의 이름이 지어진 유래라든가 그 시대의 스님들의 법문 구절을 통해 편협한 지식의 폭을 넓혀주기도 하였다.   

 

도봉산 선인봉 석굴암은 은자의 모습으로 ,월명사는 느끼는 절집으로, 축서사 북암은 홀로사는 즐거움으로, 원효대사가 창건한 소요산의 자재암은 원효와 요석의 3일간의 사랑이야기로, 사불산 대승사는 무간지옥을 지우고 수행하는 절집으로, 육두문자 로 유명한 춘성스님의 도봉산 망월사는 땡초같은 마음으로, 금오산 자락의 돌산도 향일암은 몸도, 마음도 짐도 모두 다 내려놓지 않으면 끼어 갈수 없는 암문으로, 땅끝의 절이며 산새가 달마대사의 형상을 닮았다고 한 해남 달마산 도솔암은 '끝에서 만나는 시작'을 알려주기위한 달마대사의 혼으로, 설악산 봉정암은 자신의 삶을 씻는 바다로, 지리산 능선의 법계사는 느림의 미학속에서 비로소 찾는 '나'의 발견으로, 자연으로 살기위해선 나를 버려야 한다로 시작하는 일명산 연흥사에서의 풍상에 씻기고 씻겨 겨우 흔적만남아있는 마애불의 자연적인 삶, 본문을 넘어선 욕망은 추락과 패러독스가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줘 인간의 어리석음을 반성하게 했다는 치악산 구룡사, 꿈과 이상의 무늬로 마애불을 설명하며, 그습에선 우리의 아버지 할아버지의 친근함을 표현하며 자신이 만든 감옥에 스스로 가두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라고 명하는 북한산 삼천사 마애불, 민초들에 의해 새겨진 순수한 불상으로 민초 자신의 모습이자 그들이 기다리는 미래불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는 경주남산의 칠불암에서의 사사성장(寺寺星張), 탑탑안행(塔塔雁行), 숭고한 통찰과 말할수 없는 절망,공포, 위기감에서 오는 종교를 서두로 시작하는 화앙산 관룡사, 물에다 얼굴을 비추지 말고 사람에게 자신을 비추라는 경구의 속리산 복천암, 여독, 길을 가다가 우리가 때로 멈춰서야 하는것은 우리네 삶이 바로 길위의 독이고, 끝내는 우리가 다시 풀어야할 삶의 독이라 하여 노독의 꽃을 찾아 떠난 모악산의 용천사, 인간의 절망과 희망, 기쁨과 슬픔, 평화와 폐허의 양면성을 설명하는 제주 관음사, 안개속에 들어 인간 중생계를 더 멀리 내다보기 위해 태백산 9부능선에 터를 잡은 태백산 망경사, 스님에게 그리움, 외로움, 바람 그리고 삶의 이어도와 같은 섬인 마라도의 기원정사, 하심방에서 마음를 내려놓아야 볼수 있다는 통쾌한 산수비경의 운서산 장육사, 겸양과 인내, 겸손과 박애를 상징하는 오얏나무와 유혹과 매력, 용서와 화해를 상징하는 복숭아꽃과의 어울어진 태조산 도리사, 마지막으로 순례자인 자신의 행적을 마무리 하는 조계산 송광사로 구성되어져있다.

 

또한 각 산사마다 실려진 시들은 중간 중간 사색에 잠기어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마치, 산오르다 만나는 약수터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춘성스님의 "열반송", 공광규님의 "향일사 가는길", 송수권의 "지리산 뻐꾹새", 유안진의 "경주 남산에 와서", 보들레르의 "악의꽃" , 관동별곡, 김용길 시인의 "섬안의 섬 마라도에가서" 등의 시들을 실으며, 마지막으로는  집없는 집으로 귀소하며 이해인 수녀님의 "마음의 기도"로 이 책은 마무리 지어졌다. 

 

 

유혹에 약하고, 욕심이 많은 존재인 인간, 즉,  화려하게 치장하면 치장할수록 무겁게 축재하면 축재할수록 더 깊은늪속으로 잠겨버리는 인간의 정신사를 결국 인간은 홀로 일수 밖에 없는 존재로서 죽음과 부할앞에 고개 숙이는 겸허한 인간의 모습으로 자연과 닮은 모습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승한스님의 2년여의 여정은 이렇게 끝난다. 책을 읽으면서 소나기 뒤의 청명한 날처럼 맑고 투명해진 영혼을 경험했다. 

 

"산은 사람의 영혼을 담금질 한다네. 뻐꾹!"

 

2011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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