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이 있는 인간의 대지 해설이 있는 명작 읽기 3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최복현 옮김 / 와우라이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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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경험은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임을 알게 해준다."

 

세상속에서는 앞의 "우리의 경험은"이란 중요 문구를 잃은 채, 뒤에 부부만 회자되고 있었다. 우리의 경험은 이란 단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책을 다 읽고 난후엔 저렇게 강조하고 싶어지는 문구가 되었다. 이 책은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자전적 소설이다. 중간 중간 눈으로만 읽어진다면 다시 돌아가서 읽기를 반복해야만, 이 책의 참맛을 느낄수가 있을것이다. 그리고 한달후, 일년후, 또 10년후에 다시 읽어봐야 할 책임이 분명하다.

 

늘 우리와 가까이 있는 작가인지 알았다. 어린왕자가 그렇게 만들었나 부다. 생텍쥐베리의 인간의 대지를 읽고 그가 얼마나 많은 경험을 했으며, 그 경험이 얼마나 가치있고 고귀한것이었으며, 어린왕자가 어떻게 그렇게 아름다울수가 있는지에 대한 해답이 풀렸다. 셍텍쥐베리가 야간비행사였다는 것, 그리고 저 유명한 문구정도, 어린왕자, 길들여 지는것, 이런 단순한 지식을 완전히 뒤집어 버린 그런 책이었다. 그의 인고의 노력과 위대한경험이 없었다면 이 책도 어린왕자도 탄생하지 않았을것이다. 다른 무슨 말이 필요할까? 이 책이 아름다울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말이다.

 

이 책을 읽는데 있어, 최복현님의 해설은 도움이 많이 되었다. 직업이 비행사가 아닌이상은 공감할수 없는 책이 었기에, 해설 앞부분에 최복현님은 구름이나 폭우를 어떤비유로 나타내는지를 살펴보면서 읽으라고 말하는데, 그 점을 되새기며 읽으니 생텍쥐베리의 환상적인 메타포와 시믈리의 표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또한 각각의 챕터마다 우리가 느껴야 할것들을 설명함으로서 비행사란 경험하지 못할 직업의 이해를 돕우며, 무엇을 생각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들어 비행기에 대한 설명에 조종사에 있어 비행기란 생명과도 같으며 친구와도 같고 자기 자신과도 같다. 비행기에 익숙해지면서 조종사는 자신의 심장뛰는 소리를 느끼듯 비행기에 엔진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완벽하지 못한 기계일수록 더하다. 기계가 완벽해질수록 그 존재자체를 잊기도 한다. 라고 설명함으로서 우리가 익숙해져있는 생명과같은 것들을 잊고 살고 있음을 제시함으로서 한번쯤 그 귀중한것들을 생각하게끔 하는것과 같이 말이다. 어느면에서는 해설이 있음으로해서 이 책을 최복현님처럼 이해해야만 할지도 모른다는 거부감이 들기도 했었지만(누구나 다 나름대로의 경험으로 책을 이해해야한다는 생각을 했기때문에), 해설이 있음으로 해서 한번 더 생각할수 있게 했던것은 분명했다. 

 

기요메, 메르모즈, 생텍쥐베리....

모두 하늘에서 사라진 이름들이다. 프랑스 비행의 정신적 지주였고 20세기초 원시적인 비행기로 유럽과 아프리카 남미간의 우편항로를 개척한 영웅들이며 책임과 의무로 두려움을 극복하고 항로를 개척한 사람들이며 우정과 경험나눔을 통해 삶, 우정이 무엇인지 극명히 보여준 남자들의 이야기를 생택쥐베리는 자신의 경험과 섞어 표현해내고 있었다. 앙리 기묘메의 안데스 산맥에서의 실종후 다시 살아돌아온 사건에서 기요메의 첫 마디.. '내가 한 일은 맹세컨데 어떤 동물도 할 수 없었던 일일거야 .." 그가 살아야 할 책임,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책임감이 절망에서 용기를 끌어 낼 수 있는 힘이 되었고 생택쥐베리는 그 과정을 얼마나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했는지.. 소름이 돋고 가슴이 먹먹해지기 까지 했다. 그리고는 원서에선 어떤 단어로 표현했을까? 하는 호기심마져 들게 했다. 그리고 경험하게된 그의 사막에서의 추락에서 그 엮시 기요메처럼, 수백킬로의 사막을 걷는다. 수많은 생각과 신기루의 유혹에서 수백번 절망하면서도 기요메처럼, 생텍쥐베리 역시 죽을수 없었기에...

 

별과 불빛에 대한 생텍쥐베리의 표현들을 마치 집착같은 느낌마져 들정도로 책의 전반에 대해서 볼 수있었는데, 비행사란 위험한 직업에서의 습관이며, 삶이었을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는데는 참 오래 걸렸다. 낡은 버스의 담배불을 명상의 점이라고 표현했던 첫소절 부터 어린왕자의 별에 이르기까지 참 당연할수 밖에 없는 단어를 내가 공감하는데 그리 오려걸렸다는것이 의아했다. 비행사로서의 그는 철저하게 몸부림치며 행동했고 경험했고 성찰했던 그의 경험지도인 "인간의대지"이기에 당연히 그럴수 밖에 없음을 인식하는데는 수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에 소름돋고, 먹먹해지고, 그러다 다시금 앞페이지로 돌아가 다시 읽기를 반복하며 훌쩍거리기도 했던 시간들이 기쁘다.  아주 조금이나마 그의 고독, 외로움, 슬픔, 아픔, 경험, 우정 그리고 행복을 공감할 수 있었기에 말이다.

 

어린왕자가 탄생하기 6년전의 소설인 인간의 대지.. 최복현님은 인간의 대지를 읽고 난 후에야 비로소 어린왕자가 이해가 쉬울거라고 말하고 있다. 어린왕자가 아이의 시각에서 어른의 시각까지 또 읽을때마다  다르게 비춰지는 이유은 이러한 이유였음을, 경험만큼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것이었음을 이제야 이해한다. 난 아마 다시 어린왕자를 읽게 될것이다. 옆에 인간의 대지를 두고..

 

비록, 아주 잊혀버리는 것일지라도 우리가 우리의 역할을 의식하게 될때, 바로 그때만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에야 우리는 평화롭게 살고 평화롭게 죽을 것이다. 왜냐하면, 삶에 의미를 주는것은 죽음에도 의미를 부여하는것이기 때문이다.

 

2011년 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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