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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ㅣ 비룡소 클래식 38
빅토르 위고 지음, 귀스타브 브리옹 그림, 염명순 옮김 / 비룡소 / 2015년 3월
평점 :
몇년전에 영화에, 뮤지컬에, 김연아 프리 프로그램의 음악까지 그야말로 한창 레미제라블의 붐이었던 때를 기억한다
때맞춰 여러 출판사에서 완역본 책들이 쏟아져나왔고 이번엔 꼭 한번 읽어보리라 하며 일찍이 위시리스트에 넣어 놨지만 어찌어찌 구입이 지체되었는데..
그건 아마도 책장속에서 읽어주기를 고이 기다리고 있는 많은 책들과 (^^;;)
5권의 방대한 양의 압박이 이유였던 것 같다
책은 이왕이면 꼭 완역으로 읽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한편으론 - 예전 경험에 비추어 봤을때 - 과연 그 시대의 정치,경제,문화,종교까지 그렇게 깊게 파고 들어갈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관심분야라면 물론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런게 아니라면 독서의 즐거움이 줄고 압박이 늘뿐이고..^^;;
하지만 축약본으로 읽자니 아무래도 대작의 감동이 덜할것 같고..
이래저래 고민하며 미뤄만오다가 우연히 비룡소 클래식으로 나온걸 보고 바로 이거다 싶었다
원작의 감동과 느낌을 충실히 살리고 쉽게 다가갈수 있게, 정말 잘 나온 축약본이라 생각한다
장발장은 정말 정직하고 용기있는 사람이다
나서서 거짓말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수동적으로 입만 다물고 있으면 아무일 없이 자신의 현재 지위와 안정된 생활을 지킬수도 있었을텐데, 선한 양심에 따라 자신의 정체를 법정에서 당당히 밝히는 그 장면은 정말 놀라웠고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어떻게 이럴수 있을까.
한사람의 지극한 사랑의 희생이 이토록 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이.. 참..
사랑의 진정한 힘이란 게 이런거구나.. 새삼 깨닫게 되었던 것 같다
그 사랑을 불행하기만 했던 작은 소녀 코제트에게 몇배로 부어주는 장발장을 보며 피차 사랑의 빚외에는 아무 빚도 지지 말라는 말씀이 생각났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 했는데, 장발장의 삶을 보면서 아, 이것이 바로 그런 삶이구나 느껴졌다
다읽고나니 정말 엄청나게 남는 것이 많은 책이다
완역으로의 고집을 꺽고 이 책으로 한 결정이 정말 탁월했다고,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p 172
코제트뿐만 아니라 장발장도 어디로 가는지 몰랐다
코제트가 그에게 몸을 맡겼듯, 그도 신에게 몸을 맡겼다
자신보다 훨씬 큰 누군가가 그의 손을 잡고 있는 듯했다
어떤 보이지 않는 존재가 그를 이끌고 가는 게 느껴지는 듯했다
p 536,537
내가 떠나는 게 유익하오
죽음은 참 알맞은 조처요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보다 더 잘 안다오
...
언제나 서로 많이 사랑하거라.
세상에 이것 말고 다른 게 어디 있겠느냐
서로 사랑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