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날의 초상
헤르만 헤세 지음, 정희정 옮김 / 빛과향기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감성이 풍부한 10대때 한참 헤세의 글에 폭 빠져 헤세 작품들을 읽고 또 읽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그랬지만 오랜만에 손에 든 헤세의 단편들은 여전히 여운을 길게 남기는 아련한 느낌이었다
총 여섯편의 단편들이 실려있는데 빼놓을 것 없이 모든 작품들이 다 좋았다
짤막하게 감상을 적어보자면~
<청춘은 아름다워라>
이 단편은 고등학생때 처음 읽었다
젊은 시절의 사랑에 대해 담담히 회상하듯 쓴 글인데, 그땐 제목 의미가 선뜻 마음에 와닿지 않았었다
행복한 연애를 한 것도 아닌데...  뭐가 아름다운 걸까.. 뭐, 그런 생각..^^
이제 다시 읽어보니 제목 뜻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사랑에 대한 열정과 순수, 그리고 실연의 아픔까지도 뒤돌아봤을 때 아름답게 기억되는 것은 그것이 청춘이었기 때문에..  청춘은 자체만으로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에..'
<약혼> 
여러번의 실패뒤에 자신에게 맞는 짝을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서 행복한 약혼을 하게 되는 어느 키작고 소심한 남자의 유쾌한 이야기~
<신부 마티아스> 
이중생활을 하는 명망높은 한 신부가 정직한 양심에 따라 자유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단편이다
고급스런 새장속에 갇힌 새같다고 생각한 신부가 어느날 창밖으로 호송되어가는 죄수들을 보며 그들이 미래에 결국 누리게 될 자유를 부러워하는데, 나중엔 자신이 어찌어찌 그 자리에 서게 됐지만 오히려 앞으로 다가올 자유를 그려보며 행복해한다는~

이해가 안될듯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해가 되던..^^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폭풍>
어느날 갑자기 휘몰아쳐와 고향풍경을 삽시간에 바꿔놓은 큰 폭풍과 그때, 잠시간 같이 찾아온 감정(사랑)의 폭풍이 대비되어 마치 한편의 단편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라틴어 학교 학생> 
어린 소년이 연상의 여인을 사랑하면서 그 여인을 통해 진정한 사랑, 배려를 배우게 되는 따뜻한 성장소설.
<대리석 공장>
제목에서 전혀 내용을 유추할 수 없는, 극적인 반전이 있는 슬픈 글.
약속,의리와 사랑사이에서 갈등하다가 끝내 비극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헬레네.
젊은 날 사랑의 열정은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게도 만들고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헬레네의 독백이 기억에 남는다
 
p245
"여자에게는, 아니 적어도 내게는 인생이란 것이, 살아간다는 것이 전혀 다른 것으로 보여요
우리들은 남자들이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여러가지로 하게 되고, 일이 되어가는 대로 자신을 내맡기지 않으면 안 될 때가 있어요.
우리들은 별로 자유롭지가 못해요..."

좋은 글들을 만날때면 번역이 아닌 원문으로 글을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헤세의 작품을 대할 때면 드는 생각  '독일 사람들은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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