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습니다 단비어린이 그림책
홍민정 지음, 최정인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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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안내견의 눈과 목소리로 주인 누나와 함께 하는 하루와 안내견의 일생을 들려준다.

노란색 조끼를 입고 목줄을 메고 주인과 연결되는 하네스를 하고 집 밖에 나섰을 때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시선과 제약들까지 간결하게 들려주는데 담담하고 뭉클하다.

빨간 체크 목도리를 두른 시각장애인 주인과 노란 리트리버가 마주 보는 얼굴이 크게 그려진 표지에선 이들이 나와 가까이에서 함께 살아가는 바로 내 이웃이란 게 오버랩되는 느낌이다.

어린이들은 물론 잘 알지 못하던 어른들에게도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의 삶에 대한 따뜻한 정보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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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영자 씨
이화경 지음 / 달그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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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할머니와 수다 떨던 이야기가 어엿한 그림책으로 성장했듯이 천하무적 여장부였던 영자씨가 나이 듦, 늙음이라는 결투에서 두 번째 천하무적으로 승화되는 모습에서 서글픔이 배인 공감의 웃음이 난다. 어린아이들은 선이 단순한 그림과 예쁜 색감으로, 젊은이들은 어머니와 할머니를 생각하며 그리고 더 큰 어른들은 자신의 모습과 더 나이 드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제각각 다르게 읽힐 것이다.

젊은 시절 넓고 깊은 강과 파도가 이는 바다를 돌아 잔잔한 개울가에 다다른 윗 세대로 이어주는 징검다리와 같은 그림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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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굴데굴 콩콩콩 - 제11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 수상작 웅진책마을 106
남온유 지음, 백두리 그림 / 웅진주니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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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한 엄마 앞에서 작아지다 진짜 콩알이 되어버린 아이가 데굴데굴 굴러가다가 쪼그라든 콩알을 복점으로 불러주는 아이들을 만나 원래로 돌아오는 이야기, 임종 노트를 들고 다니는 5층 할머니에게 달팽이를 맡기고 함께 키우며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 아빠와 새엄마의 잔인한 폭력에 학교에 가지 못하고 땅 속에 묻힌 아이 이야기 세 편이 들어 있다.

얼핏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관심 어린 사랑과 보호로 이어져 있는 것 같지만 이야기 속 아이들의 마음이 데굴데굴 굴러가는 곳을 들여다보면 반드시 모두 그런 것만은 아니다. 상처를 주면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두기도 하고 가족 밖으로 내몰기도 하는 어른들보다 아이들의 속내는 깊고 투명하고 힘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만난 동화 중에 가장 좋아하는 책인데 마지막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권하기에 많이 불편할 수 있어 이걸 어떻게 추천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중에 '창녕 아동학대'사건이 터졌다. 그 손과 발로 베란다를 건너 탈출했고 낯선 어른이 두려우면서도 '할 말을 해 내는' 아이 기사에 한없이 미안하고 한없이 고마워 가슴이 먹먹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주변을 살피는 것, 그리고 읽어주는 것. 내가 내린 결론이다. 올해가 아직 많이 남았지만 나에겐 2020년 최고의 동화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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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과 나 사계절 아동문고 96
송미경 지음, 모예진 그림 / 사계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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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에서 시작된 가족과 나의 다름. 갑자기 가족이라는 공집합에서 뚝 떨어지게 된 아이는 외롭고 불안하다. 마치 누가 버린, 그래서 내가 주워와 가족처럼 키우지만 내가 햄스터가 될 수도 없고 햄스터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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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과 나 사계절 아동문고 96
송미경 지음, 모예진 그림 / 사계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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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나 자신이란 존재를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할 때 나는 어떤 흙으로 빚어졌는가는 굉장히 미묘하게 중요하다. 가까이 있는 내 가족, 친구들과 공감할 수 있는 성질이 많이 포함되었기를 바란다. 나만 동떨어지지 않도록.

혈액형에서 시작한 가족과 나의 다름. 갑자기 가족이라는 공집합에서 뚝 떨어지게 된 아이는 외롭고 불안하다. 마치 누가 버린, 그래서 내가 주워와 가족처럼 키우지만 내가 햄스터가 될 수도 없고 햄스터가 사람이 될 수도 없는 것처럼.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가족이란 무엇인가하는 물음표를 독자에게 띄워준다.

그리고 그 외로움과 불안에 쉽게 단답을 던지지 않고 제 키보다 높은 수풀을 헤쳐 길을 찾아가는 아이의 맨발자국을 함께 따라간다.

키 큰 어른의 시야에 반듯한 길이 훤히 보인다고 해서 저기가 길이야.’ 하고 아이를 번쩍 안아 어른들이 만든 길 위에 내려놓는 것은 옳지 않다.

오직 아이 눈높이로, 아이 마음이 삐뚤빼뚤 만들어가는 길을 따라가는 것이 어른 독자들의 몫이다.

어린이 독자들은 어떨까. 미유와 키도 비슷하고 그만큼 보이는 눈높이도 비슷한 독자들은 태리처럼, 혜주처럼 미유의 곁에서 각자 자신의 길을 그렸다 지워가며 만들어가지 않을까. 그 길에는 꼭 가족에 대한 것이 아니더라도 수풀 어딘가에 감춰놓았던 아이들의 불안과 슬픔의 이유들이 작은 햄스터처럼 두리번거리며 고개를 내밀지도 모른다.

 

너도 무서워? 실은 나도 그랬어. 나는 지금도 외로워. 우리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드러내야할지 모르는 감정들을 안고 주춤하고 두리번거리는 아이들을 기다려주는 동화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이처럼 울며 함께 성장하는 어른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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