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한의원
이소영 지음 / 사계절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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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스카 한의원>은 차갑고 뜨겁다.

낯설고 청량한 이국적 이미지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뜨끈뜨끈 노곤노곤한 한방 치료실을 동시에 떠오르게 한다.

주인공 이지는 단 번의 교통사고로 전국 병의원을 돌아다녀도 낫지 않는 손과 팔 통증을 얻은 후 

직장을 잃고 손톱도 깎지 못할 만큼 일상이 무너지는데 

알레스카 한의원을 찾아 떠나면서 치료를 넘어서 치유의 과정에 다가서게 된다.

한의사 고담은 한국인이지만 병원 운영 방식이나 삶의 방식이 낯선 인물.

한국에서는 불법인 대마가 알레스카에선 합법인 것만큼이나 

이지의 의식과 경계를 낯설게 흔들어 놓으며 

이지의 과거 무의식의 사건 속으로 들어갈 틈새를 찾는다.

우리의 삶 속엔 이지의 통증처럼 각자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 있는지 모른다. 

바쁘고 쫒기어 내 삶에 너무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고 살다 보니 

오히려 듣고 보지 못하는 것들을 

알래스카만큼 멀리 떨어져 바라보면 숨겨둔 상처와 통증을 맞닥뜨릴 수 있다고 

그들이 말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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