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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탐정 고민 상담소 1 - 자아는 가출 중 ㅣ 문학동네 청소년 44
이선주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9월
평점 :
바닷가 작은 마을 산이군의 유일한 탐정 맹승지. 탐정으로 유명해져서 산이군을 떠나는 게 인생 목표인 승지는 중학교 1학년이다. 어쩌다 보니 사건보다 고민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을 맡게 된다. 스토커 같은 엄마의 간섭 전화에 질려 계속 핸드폰을 잃어버렸다고 하는 윤미나 공부 잘하는 영은언니가 산이군을 떠나게 될 것을 걱정하는 영은 엄마의 외로움, 부모의 이혼을 앞두고 누굴 따라가고 싶은지 자기 마음이 알고 싶은 윤혜와 평범하지 않은 성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용우까지. 남의 고민을 해결하려다 보니 자아를 찾겠다고 산이군을 떠난 아빠와 언니와 동생을 편애하는듯한 엄마, 아빠를 나무라면서도 그리워하는 할머니, 그리고 자신의 자아는 어디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친구들에게 좀 이상하다는 소리도 듣고 똑똑하지는 않지만 다른 이의 슬픔과 외로움을 읽는 데 탁월한 맹승지. 어른과 아이, 부모와 자식, 그리고 나를 당황하게 하는 순간에도 자신에게 타인에게 공정하고 싶은 맹탐정의 성장일지를 따라가다보면 내 마음은 괜찮은지, 내 자아는 행복하게 잘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오랫동안 사법고시에 매달리다 사법고시가 폐지되자 비로소 가족에게 돌아온 아빠를 두고 할머니는 서울대 갔을 때보다 더 좋다고 한다. ‘그 때는 명문대생이 된 거지만, 지금은 사람이 됐잖어.’ 하시면서. 나도 이런 말을 할 줄 아는 어른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