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에서 벗어나는 46가지 방법 - 최고의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가장 과학적인 우울증 해결‘책’ 지금당장 1
앨릭스 코브 외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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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파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 도움되는 방법이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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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알아서는 안 되는 학교 폭력 일기 쿤룬 삼부곡 2
쿤룬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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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에게 바치는 청소 지침서>를 읽으며 혹시 다음 편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더랬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스녠과 샤오쥔이란 캐릭터가 독특하고도 왠지 정감이 가져서 그런지 두 사람을 다른 이야기로 만나고 싶은 바람이 있었는데 <선생님이 알아서는 안 되는 학교 폭력 일기>는 전편을 이은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이며 세 번째 작품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기대감이 한껏 고무됐었다. 하지만 전편에서 만나고 싶었던 캐릭터가 아닌 다른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야기라 살짝 아쉬운 마음은 들었지만 역시 이번 소설 역시 최고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아버지가 무참히 살해당한 것을 목격한 페이야, 심지어 살인마와 맞닥뜨린 장면까지 기억하고 있는 페이야는 동생과 헤어져 고모에게 의탁하게 된다. 공무원이었던 고모는 퇴직 후 집에만 있지만 아버지를 잃어 자신이 돌봐야만 하는 페이야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 갖은 폭언으로 페이야를 괴롭히기 일쑤이며 친절이라 생각했지만 점점 페이야의 몸에 손대는 일이 늘어나고 있는 고모부 또한 페이야가 그 누구에게도 마음 터놓고 안정감을 느낄 수 없게 만든다. 더욱이 갑작스레 전학을 오게 된 학교가 문제아들만 모아놓은 곳이었기에 전학생인 페이야의 모범적인 모습이 표적이 되어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 그 누구에게도 따뜻한 말이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페이야,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사춘기 시기임에도 페이야의 안 좋은 상황이 그녀를 더욱 고립하게 만든다. 그런 페이야의 일상 속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인 촨한은 그녀의 몸에 난 상처를 알아채 괜찮냐며 물어봐 주고 답답한 마음에 한밤중에 길거리로 나온 페이야에게 유통 기한이 지난 음식을 나눠주며 다정하게 대해준다.

팍팍한 삶 속에서 자신에게 다정한 말을 건네는 촨한에게 기대고 싶은 페이야, 하지만 촨한은 '사자'라며 칭하는 누군가에게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그것을 궁금하게 여긴 페이야가 묻지만 대수롭지 않은 듯 은근슬쩍 넘긴다.

전편에선 쓰레기 같은 인물들을 쓸어버리는 주인공의 활약이 살인이란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지만 다크한 유머스러움이 있어 그 무거움을 조금은 덜 수 있었지만 이번 소설은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어 조금은 당황스러웠다고 할까? 아무래도 전편의 그런 블랙유머코드를 매력으로 느꼈던 독자였다면 작가의 이번 작품 또한 같은 느낌으로 다가올 거라 여겨 기대감을 가졌을 텐데 다크함 속에 유머스러움보다는 이들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살인 집단이 과연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와 어떻게 맞닿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온갖 불우하고 불쾌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이 소설은 어른들의 그릇된 욕망으로 인해 상처받고 학대받은 아이들이 등장한다. 그 어른들의 세계를 고스란히 눈에 담은 아이들의 폭력까지 담고 있으니 소설을 읽다 보면 고구마 백 개쯤 먹은 답답함에 울화통이 터질 것 같은데 소설보다 덜한 현실은 없기에 이 끔찍한 이야기들에 등장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사실은 제일 충격스럽게 전달되었던 것 같다. 학교 폭력을 당해 교복이 망가진 페이야에게 무슨 일이냐고 걱정스럽게 되묻는 대신 요즘 애들은 무슨 생각으로 저러고 다니는지 모르겠다고 뒤에서 수군거리던 사람들, 그런 페이야에게 폭언을 퍼붓던 고모, 집 밖에 쫓겨져 잠든 페이야의 교복 치마를 훔쳐보던 고모부, 소설 속 어른들은 하나같이 제대로 된 사람이 없을 정도여서 캐릭터들이 더 마음 아프게 다가와졌던 것 같다.

전편과 다른 느낌을 던져줬지만 그 또한 색다르게 다가왔기에 다음 편에 이어질 내용은 또 어떤 느낌일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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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1
유지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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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의 죽음 이후 살수로 자란 수현, 어릴 적 화가였던 엄마가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한 후 따뜻한 부모의 정을 느껴보지 못한 채 자란 희주, 성장했던 환경은 달랐지만 따뜻한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란 두 사람은 하나의 살인 사건과 연결되어 있다. 바로 희주의 엄마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사건으로 이 둘이 그렇게 연관되어 있음을 직감하며 읽으면서도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까 내심 너무도 궁금해서 책장을 빨리 넘길 수밖에 없게 되는 소설이다.

상기의 밑에서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는 수현, 오래전 누나와 함께 살던 옥탑방에서의 2년여의 생활이 인생의 가장 봄날 같았던 수현은 누나가 죽던 날부터 인생의 즐거움이란 없는 생을 살아가게 된다. 반면 유명한 화가의 딸인 희주는 엄마가 죽은 후 아빠에게 방치된 채 유년 시절을 보냈고 아빠의 재혼을 피해 간 유학에서 만난 첫사랑이 다른 여자를 택하며 자신을 버린 후 이 모든 비참함의 원흉이 엄마를 죽인 범인이라 생각해 그를 찾기 위해 흥신소를 찾는다.

희주가 찾아간 흥신소에서 만난 현수는 수현과 함께 살수의 길로 들어섰던 친구로 희주가 가져온 수현의 누나 사진을 참고하여 사람을 찾아달라는 희주의 의뢰를 수현에게 이야기한다. 사람을 죽이면 얼마인지를 묻는 물음과 함께... 한편 수현은 업무 중 갑작스럽게 쓰러지며 병원에 실려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자신이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하지만 치료를 하면 살 수 있음에도 치료를 거부하는 수현에게 의사는 미술치료사인 희주의 명함을 건네는데... 그렇게 수현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명함의 주인이 현수를 찾아와 자신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했던 희주라는 것을 알고 미술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살고 싶지만 살아서는 안되는 사람,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희주의 엄마를 자기가 죽였다고 생각하는 수현, 숨 쉬는 것만 빼고 살아가는 방식이나 생각하는 것이 달랐지만 그럼에도 두 사람은 공감할 수 있는 결핍이 있었으니 그렇게 점점 둘은 묘한 공감과 이해로 서서히 허물을 무너뜨린다.

아주 오래전 보았던 <편지>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섬세한 디테일까지야 다르지만 왠지 가슴 짠한 느낌이 편지란 영화를 보았을 때와 비슷하게 겹쳤기 때문인데 왠지 끝이 어떻지 알 것 같은 기분에도 이 둘의 아릿한 로맨스 때문에 도중에 멈출 수가 없었던 것 같다. 가면을 가린 채 서로를 향한 저릿한 남녀의 느낌은 소설에서 느껴지는 전반적인 감정과 닮아 있다.

다른 소설과는 달리 미술치료사인 희주가 수현을 치료할 때 수현이 그리는 그림을 통해 심리 상태를 상담하는 장면에서 그림과 탈 등을 풀이하는 게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어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그림과 탈은 사진이 직접 첨부되어 있어서 기존의 소설에서 느껴보지 못한 신선함이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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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니시드
김도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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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되자 남편은 평소처럼 출근했다. 그리고 돌아오지 않았다'

다른 부부도 다들 그렇게 살아가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아이를 낳고 복닥거리며 사는 부부의 삶이 그러하듯 티격태격하는 날도 있지만 그렇다고 크게 문제 될 일은 없는, 단조롭고도 평화로운 그런 삶들을 다른 부부들도 사는 거라고 생각하며 정하는 살아간다. 하지만 내심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모른체하고 싶었을 뿐....

늘 그렇듯 늦게 귀가한 남편이 그날따라 오랫동안 욕실에서 나오지 않자 정하는 궁금한 마음에 욕실 틈새로 엿보게 된다. 그리고 뭔가를 빨고 있는 모습과 피 묻은 칼을 보게 된다. 하지만 정하는 남편에게 묻지 않고 모른 채 한다. 다음날 남편이 출근한 후에야 남편이 욕실에 남긴 흔적을 없애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퇴근한 남편을 맞이한다. 하지만 정하의 우려는 곧 인근에 발생한 살인사건과 그날 밤 수상했던 남편의 행동으로 연결되지만 여느 날처럼 출근했던 남편이 돌아오지 않으며 실종으로 이어진다.

정하의 집 맞은편 60평대에 사는 우성의 아내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할 때마다 사람들을 감시하는 듯한 눈초리로 보기에 정하는 매번 우성의 아내가 불편하기만 하다. 같은 동에 사는 자영이 엄마가 실어 나르는 소식을 들으며 간혹 하대를 받기도 하지만 정하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며 최대한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지 않도록 조심한다. 그런 정하의 남편이 실종되고 우성의 아내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남의 얘기 입방아 찧기 좋아하는 여자들 사이에서 심상치 않은 소문이 돌지만 오랜 세월이 흐르며 오히려 우성과 정하는 가까운 사이로 발전한다.

이웃에서 호감을 느끼는 남녀 사이로 발전한 정하와 우성, 전 남편에게서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느끼며 정하는 비로소 자신이 여자임을 느끼게 되는 날들을 만끽하며 가슴 설레던 시간을 보내던 중 정하는 딸에게서 혼자 고시원에서 살고 있던 동생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십 년 전 실종된 남편처럼 사라져버린 아들, 그리고 남편이 가지고 있던 칼을 아들이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에 정하는 또 한 번 충격을 받게 된다.

겉으로는 모든 걸 다 가진 듯 행복해 보이는 가족의 모습은 그 속을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어쩌면 허상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아내만을 위하는 다정다감한 남편,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며 내조하는 바람직한 아내, 단란하며 행복해 보이는 가족의 모습만 보고 우리는 곧잘 비교하며 부러워하곤 한다. 그런 일상에 파문을 일으키는 소설인 <배니시드>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가는 두 부부의 삶에서 일어난 사건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보여준다. 초반부터 너무 적나라한 아파트 간 격차로 시작되는 인간의 본성에 불편한 감이 있지만 너무도 사실적이기에 오히려 눈살이 찌푸려졌던 것 같다. 읽는 내내 그런 불편감이 들었던 소설인데 결말조차 입이 떡 벌어지게 되는지라 가족형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만족할 소설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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슌킨 이야기 에디터스 컬렉션 14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영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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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자키 준이치로'에 대해서는 이름만 기억하는 정도라 '관능적인 탐미파', '악마파 작가'라는 문구에 호기심이 동했었다. 최근 문예출판사의 '다자이 오사무' <사양>을 접했던 터라 '다니자키 준이치로' 작가의 글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던 것도 한몫했던 것 같다. 그리고 여러 단편들을 읽으며 퇴폐적이고도 관능적이며 왠지 오롯이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조금은 알 것 같은 인간의 탐욕스러운 본능을 엿보게 되는 글들이 꽤나 강렬하고도 인상 깊게 다가왔다.

<슌킨 이야기>에는 '문신', '호칸', '소년', '비밀', '길 위에서', '갈대 베는 남자', '슌킨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시작하는 '문신'부터 꽤나 강렬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강렬한 색채와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시절, 유곽에 다니는 남자들조차 멋진 문신을 한 가마꾼을 고를 정도로 아름다움에 취해있던 시절 화가인 세이키치는 문신사가 된 후에 남다른 기량으로 유명세를 탄다. 하지만 화가에서 문신사로 전락한 세간의 시선과 충족되지 못한 예술인으로서 아름다움을 쫓는 욕망은 자신이 꿈에 그리던 여인에게 거대한 거미의 문신을 새겨 넣기에 이르며 기묘하게 끝맺는다. 이야기도 기묘하여 뇌리에 강하게 남지만 무엇보다 영화에서 비치던 인간의 욕망이 강렬한 색채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마지막에 실린 '슌킨 이야기'는 제목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언뜻 내용이 기억나지 않았는데 읽다 보니 알고 있는 내용이라 이번에 읽으며 기억을 되살렸던 작품이다. 어려서 눈이 먼 슌킨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알기에 그것으로 자신을 지켜나간다. 그리고 그의 곁에 제자로 굳건한 자리를 지키는 사스케는 슌킨을 향한 지고지순하면서도 뒤틀린 방법으로 곁에 남는다.

뒤틀리거나 가학적이거나 그럼에도 그것을 즐기거나 등의 묘한 감각과 탐욕스러움은 광기의 다양함으로 표현된다. 아무래도 '다자이 오사무'의 염세적인 느낌보다 탐미적이고도 관능적인 문장들이 나는 대체로 더 기억에 더 많이 남는데 인물들의 강렬함에 비하면 결말은 왠지 허무하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작품들이 그 자체로 이미 너무도 강렬해서 그를 향해 쏟아지던 찬사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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