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말고 꽃을 보라 - 정호승의 인생 동화
정호승 지음, 박항률 그림 / 해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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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가까이 감기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기침감기로 시작해서 기침 감기가 잡혔나 싶었더니 코감기가 다시 시작되더군요. 몸의 컨디션이 안좋으니 만사가 귀찮고 짜증만 나고.... 마음이 바싹 말라버린 빵부스러기처럼 파삭거렸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바싹 마를때면 종종 그림책을 꺼내보곤 합니다. 예쁜 그림, 우스운 그림, 귀여운 그림과 재미있고 따뜻한 글을 읽다보면 어느새 입가엔 미소가 지어지고 바싹 말랐던 마음에도 촉촉한 비가 내리는듯해서 그림책으로 내마음 위안하기를 좋아합니다.

 

이번엔 그림책 대신 정호승 시인의 동화를 택했습니다. 시집 뿐만 아니라 <항아리>, <모닥불>, <의자> 등의 동화집도 만나봤던터라 지친 내 마음을 달래줄거라는 믿음으로 <울지 말고 꽃을 보라>를 집어들었습니다. 제목부터가 어쩐지 위로를 건네는것 같지 않나요.... 울고 싶을때 누군가 곁에서 울지 말라는 한마디는 어쩐지 울고싶은 내 마음을 알아준것 같은 기분이 들어 울음보를 터지게 만듭니다. 이 책의 제목이 나에게 그랬습니다. 울지 말고 꽃을 보라.... 제목만으로 마음의 위로를 받는것 같았습니다.

 

이 책은 동화집, 우화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호승 시인이 그간에 발표했던 <당신의 마음에 창을 달아드립니다>, <너를 위하여 나는 무엇이 될까>, <스무살을 위한 사랑의 동화> 등을 박항률 화백의 그림과 함께 다시 묶어 놓은 동화집입니다. 예전에 발표했던 그 책들을 읽지 못한 나에게는 새로운 책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물방울 형제가 등장하기도 하고, 죽음을 앞둔 아버지, 다람쥐와 사랑에 빠진 고슴도치도 등장합니다. 하늘을 날고 싶은 타조, 이웃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여자, 사랑에 빠진 올챙이와 피라미, 매서운 겨울바람의 의미를 깨닫는 매화나무 등 수많은 주인공이 등장해서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정호승 시인의 글도 좋았지만 박항률 화백의 동양적인 그림도 좋았습니다. 그림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걸 느낍니다. 정호승 시인의 글과 박항률 화백의 그림이 다시 한 번 콤비를 이루어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겠습니다. <울지 말고 꽃을 보라>를 읽고 나니 실컷 울고 난 뒤의 후련함이 느껴집니다. 팍팍했던 마음도 조금씩 말랑말랑해집니다. 주위에 가을을 타는 친구가 있으면 이 책을 건네줘야겠습니다. 그 친구도 나처럼 이 책을 통해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게 말이죠.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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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왕의 역사 - 고구려부터 조선까지
박영현 편저, 한종수 감수 / 삼양미디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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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삼양미디어에서 나온 상식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영화, 신화, 악녀, 중국사, 미스터리 등등 다양한 소재로 만난 상식 시리즈는 말그대로 상식으로 알고 있으면 좋을만큼의 이야기가 들어 있어서 읽는데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이번에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왕의 역사'입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의 왕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데다가 상식 시리즈이니 재미있을거란 기대로 책을 읽었습니다.

 

고구려 시조인 추모왕부터 유리왕, 광활한 영토를 개척한 광개토대왕, 고구려의 마지막을 보고 만 보장왕까지의 고구려 왕들이 1장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2장에서는 추모왕의 아들인 온조왕이  백제를 세우는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온조왕에 이어 백제의 부흥기를 이룬 근초고왕, 귀족들에게 휘둘리고만 전지왕, 서동요의 주인공인 무왕, 삼천궁녀의 오명을 쓰고 백제의 마지막 왕이 된 의자왕 등 ㅂㄱ제의 왕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3장에서는 자그마치 천 년의 왕국을 만들었던 신라의 왕들이 등장합니다. 신라의 시조 혁거세거서간, 가야를 제압한 탈해이사금, 내물마립간, 우산국을 정벌한 지증왕, 한국 역사상 최초의 여왕인 선덕여왕,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4장에서는 고려를 건국한 태조를 시작으로 천리장성을 축성한 정종, 공민왕과 고려의 마지막 왕 공양왕까지 실려있습니다. 마지막 5장에는 익숙한 조선의 왕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각 장마다 연대표가 있어서 살펴보면서 책을 읽으니 좋았습니다. 아쉬운 점은 연대표가 한 장으로 되어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눈에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때까지의 연대표를 볼 수 있으면 각 왕들의 연계성도 쉽게 알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사실 조선의 왕들은 익숙했지만 다른 시대의 왕들에 대해서는 유명한 몇 명 왕을 제외하면 낯선 왕이 많았습니다. 간략하기는 했지만 잘 모르던 왕들까지 만나 볼 수 있어서 의미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상식 시리즈로 나를 즐겁게 만들어줄지 기대가 되며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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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6일 - 유괴, 감금, 노예생활 그리고 8년 만에 되찾은 자유
나타샤 캄푸쉬 지음, 박민숙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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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사라진 사람들이 의뢰로 많다는 사실에 놀란적이 있습니다. 실종자로 구분되어 있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사람은 극히 일부분일겁니다. 그 많은 사람이 어디로 사라진걸까요.... 실종자가 사회로 돌아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기 전에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이 책 <3096일>은 실종자였던 소녀가 3096일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서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영화 속에서나 있을법한 일을 겪은 소녀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을거라는 기대와 무섭고 끔찍한 이야기를 만나면 어쩌나하는 염려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야기는 나타샤의 어린시절부터 시작됩니다. 이미 한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겪은 나타샤의 엄마는 두 딸을 데리고 제빵사인 남자와 재혼을 합니다. 그 남자가 나타샤의 아빠였습니다. 하지만 나타샤의 부모는 나타샤가 다섯살때 이혼을 합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는데 어려움을 겪던 나타샤는 엄마와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했습니다. 행복하지 못한 유년을 보내고 열 살이 된 나타샤는 등교길에 만난 배달차량을 보고 왠지모를 위험을 느낍니다.

 

피해가라는 마음의 소리를 외면하고 배달차량 옆을 빨리 지나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나타샤의 위험하다는 예감처럼 배달차량에서 나타난 남자에게 납치되고 맙니다. 어느 주택의 지하실에 감금된 나타샤는 두려움에 떨며 첫날을 보내지만 자신이 그곳에서 3096일을 지내야한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날부터 나타샤에겐 모든게 통제된 생활이 시작됩니다. 나타샤를 납치한 범인 볼프강 프리클로필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타샤를 마구 폭행하기도 하고 음식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 나타샤를 괴롭힙니다.

 

나타샤는 5미터도 되지 않는 공간에서 만나는 사람이라고는 납치범밖에 없는 생활을 계속합니다. 몇 번의 자살시도를 하기도 하지만 언젠가 지하실을 탈출할 날을 꿈꾸며 힘겨운 시간을 견뎌냅니다. 몇 년이 흐른 후 납치범은 나타샤에게 집안일을 시키기도 하고 집수리를 시키기도합니다. 그렇게 3096일을 보낸 어느날 납치범의 감시를 받으며 집안 청소를 하다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서 탈출을 합니다. 납치범은 나타샤가 탈출 한 직후 자살을 하고 나타샤는 정신과 치료와 보호를 받으며 점차 사회에 적응해갑니다.

 

자그마치 3096일이란 시간을 비정상적인 생활을 했던 나타샤는 사회에 돌아와서도 힘든 시간을 보냅니다. 그건 다름아닌 편견에 사로잡힌 사회의 시선이었습니다. 납치범과 오랜 시간 함께 생활했던 나타샤가 범인에 대해 우호적인 말을 조금이라도 하면 의심어린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때문에 또다른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지금은 자서전을 펴내고 많은 인터뷰를 할만큼 상처를 많이 극복했습니다. 그녀의 앞날에 행복한 일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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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100년의 기억을 찾아 일본을 걷다 - 생생한 사진으로 만나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잔혹사
이재갑 글.사진 / 살림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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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여겨지는 일본. 일본을 떠올리면 다양한 감정이 마음에 흐릅니다. 일본 소설을 즐겨 읽고 일본 여행하기를 좋아하면서도 마음 한켠에는 견제하는 마음이랄까, 미워하는 마음이랄까 그런 마음이 항상 자리잡고 있습니다. 게다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우리나라와 일본 간의 민감한 문제들은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을 편치않게 만듭니다. 독도에 대한 끊임없는 야욕을 내보이고, 한류다 혐한류다 해서 시끄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얼마전엔 교민에 대한 무차별 폭해까지.... 마음 터 놓고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가 없네요.

 

이 모든것과 연결되어 있는것이 역사 왜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거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고 반성하기 보다는 감추고 왜곡하기에 급급한 그들의 역사교육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는것 같습니다. 때로는 자신들이 입은 피해만을 강조하고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모습에 화가 나기도합니다. 후손들에게 거짓된 역사를 가르치는 그들의 속셈은 시커멓습니다. 제국주의를 꿈꾸던 그들의 과거를 재현하고 싶은게 아닐까 싶어 염려스럽습니다.

 

<한국사 100년이 기억을 찾아 일본을 걷다>는 일본 곳곳에 잠들어 있는 쓰라린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는 책이었습니다. 강제징용의 역사 흔적을 사진작가 이재갑씨의 안내로 따라가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흔적도 없는 곳도 많고 텅 비어 있지만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고 오소소 소름이 돋았습니다. 저곳에서 수많은 조선인들이 고통 속에서 죽어갔다는 생각이 드니 푸른 잔디에 놓여 있는 돌들을 보아도, 다 허물어진 건물의 잔해를 보아도, 변함없이 푸른 빛을 내고 있는 바다를 보아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재갑씨의 행적을 따라가다보면 놀랍고 경악스러운 이야기도 많이 듣게됩니다. 열악한 환경과 폭력 속에서 목숨을 잃은 조선인들의 시신을 일본인들 몰래 묻어주고 혹여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싶어 조그마한 돌로만 표시해 놓은 묘지들. 댐 공사 중에 추락한 조선인들을 구하지 않고 산채로 공사장에 묻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인골댐. 그리고 수많은 원폭 피해자들....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가슴이 답답해지고 아려옵니다.

 

일본을 비판하기 전에 우리를 먼저 돌아봐야하지 않을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말없이 고통속에서 사라져간 우리의 어른들에 대해 얼마나 마음을 쓰고 있었을까, 우리의 역사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나 하는 반성을 하게됩니다. 단기적으로 분노하고 화 내는것에 그치지 않고 긴 안목으로 역사를 바로잡는 일에 힘써야겠습니다. 국사를 선택과목으로 하겠다는 얼토당토 않은 정책은 더이상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겠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스러져간 그분들의 영혼이 더이상 고통받지 않고 평안히 잠드시길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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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의 왕국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창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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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초경을 하는 딸아이에게 아빠와 엄마가 케익을 켜고 축하를 해주는 일이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생리대 광고를 방송에서 볼 수 없었는데 요즘은 생리대 광고를 텔레비전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월경에 대한 의식이 많이 오픈되어졌다는 뜻이겠지요. 내가 초경을 했을 때는 이미 월경에 대한 지식은 갖고 있던터라 죽을병에 걸렸다고 울거나 하는 일은 없었지만 엄마와 조용히 처리를 하고 말았지 가족의 축하를 받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때만해도 월경은 비밀스러운 일이었고 감춰야할 일로 여겨졌으니까요. 얼마전 조카가 초경을 시작했을 때 온가족이 축하를 건네는 모습을 보면서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라가치 대상을 수상한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입니다. 라가치 대상 수상작인 <마음의 집>을 비롯해서 책의 양쪽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파란 막대/ 파란 상자>,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두 사람의 의미를 짚어주던 <두사람>, 발가락으로 무한한 상상을 펼쳐보이는 <발가락> 등등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책을 많이 만났습니다. 깊은 사유를 던지는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책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이 보기에도 충분한 깊이가 느껴집니다. 이번에는 초경을 맞는 여자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여자아이의 왕국>을 만났습니다.

 

특별한 날을 맞이한 여자아이는 자기 왕국의 주인이 됩니다. 하지만 여자아이는 그날이 즐겁지 않고 왕국의 지도에서 세찬 강줄기, 아무렇게나 떨어지는 폭포, 폭발하는 화산들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세월이 지나 여자아이는 서서히 왕국을 다스리는 법을 알게되고 왕국의 지도에서 햇볕이 잘 드는 강가, 따뜻한 호수도 발견하게 됩니다. 여자아이는 자신이 왕국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인 여왕이라는 것을 알게됩니다. 

 

<여자아이의 왕국>은 초경을 맞아 서툴고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의 여자아이가 점차 자기자신의 주인이 되어가는 과정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서툴고 불안했던 나의 그때가 떠오르고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익숙해지고 여자로서 뿌듯함을 점차 느껴가던 나의 마음도 떠올랐습니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책답게 생각할거리가 많았습니다. 나에게 딸이 생긴다면 꼭 끌어안고 <여자아이의 왕국>을 천천히 읽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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