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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 길 위에서 만난 나누는 삶 이야기
박영희 지음 / 살림Friends / 2011년 9월
평점 :
표지의 사진이 마음을 잡아끕니다. 나이가 들어감을 얼굴에선 어찌어찌 감춘다하더라도 손에서는 감출 수 없다고 합니다. 그만큼 손은 그 사람의 인생을 말해줍니다. 이 책의 표지에 등장한 손은 손마디가 굵고 휘기까지 했습니다. 손톱은 닳아진건지 아니면 일을 하기위해 바짝 깎은건지 아주 짧습니다. 그리고 손가락에 낀 금반지는 살짝 찌그러져 있습니다. 이 손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손입니다. 직접 손을 움직여서 하는 힘든 일을 많이 해 온 손입니다. 이 손의 주인공이 다른 사람을 돕는 기부를 하신 분이란걸 알기에 더욱 숙연해집니다. 멀끔하고 하얗기만 한 내 손이 문득 부끄러워졌습니다. 내 손으로 누군가를 도운 일이 얼마나 될까 생각하니 더욱 부끄러워집니다.
<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는 나누는 삶을 사시는 분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어려운 사람의 심정은 어려워본 사람이 안다고 했나요. 이 책에 실린 분들은 저마다의 힘겨운 삶을 살아오신 분들입니다. 자신들의 힘겨운 삶 속에서도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다는게 마음을 울립니다. 내 한몸 편하기만을 바라며 사는게 요즘 세태인데 이 분들은 내 몸이 편해지기 보다는 몸이 힘들어도 다른 사람을 도우며 마음이 편해지기를 원하는 분들입니다. 돈을 벌면 나를 위해서나 가족을 위해 쓸 생각을 하기 마련인데 이 분들은 자신이나 가족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귀한 돈을 내놓으신 분들입니다.
노구의 몸을 끌고 폐지수입을 해서 모은 돈을 따로 통장에 넣고 1,000만원이 될때마다 찾아서 몽땅 기부하시는 할아버지, 아픈 몸으로 담배가게를 하며 수입의 절반을 따로 모아 어려운 사람을 돕는 분, 자식들을 제대로 공부시키지 못한것을 평생의 한으로 생각하는 할머니의 100만원 기부, 평생 모은 돈 2,000만원을 장학재단에 기부한 위안부 할머니, 교장 자리를 네차례나 거부하고 평교사로 남아 평생 십일조를 학생들에게 해 온 선생님, 20년을 모은 1억을 군청을 통해 기부한 할머니, 어려운 시절 기부금을 내지 못한 마음의 빚을 장학금을 기부하며 더는 할아버지.... 책 속에 등장하는 분들은 감히 닮고 싶다고 말하기조차 힘듭니다.
내 생활이 여유가 있어야 남도 돕는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렵고 힘든 삶 속에서도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사는 분들도 많다는걸 이 책을 통해 알게됐습니다. 팍팍한 세상, 살기 힘든 세상이라고 했는데 그래도 이런 분들이 계셔서 조금은 살 만한, 아직은 따뜻한 세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을 다음에.. 다음에... 이러며 미루기만 했던건 아닌지 다시 한번 돌아보는 소중하고 가슴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