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
조현 지음 / 민음사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한동안 국내소설에 대한 관심이 시들했었습니다. 내 마음을 잡아끌 소설을 만나지 못하고 몇 차례 실망을 거듭하다보니 읽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한국 작가의 소설을 멀리했었습니다. 하지만 작년즈음 우연히 읽은 국내 신인 작가의 소설을 읽고는 머리를 망치로 맞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내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마음 깊은 곳에 감춰두고 싶은 부끄러움까지 죄다 까발리는 그 소설은 한동안 내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습니다. 그 후론 국내 작가들의 책을 부지런히 찾아 읽었습니다. 특히, 신예 작가들의 책은 일단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집어들곤 했습니다. 다양한 색깔을 지닌 신예작가들의 작품을 만나고 내 취향에 맞는 작가를 찾아내는 재미는 제법 쏠쏠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는 200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조현 작가의 첫번째 작품집입니다. 새로운 작가의 작품집이라 어떤 색깔을 가진 작가일지 궁금한 마음으로, 내 취향에 맞는 새로운 작가를 또 만나려나 하는 기대로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조현 작가의 신춘문예 등단작인 <종이 냅킨에 대한 우아한 철학>을 비롯한 총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표제작인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 <옛날 옛적 내가 초능력을 배울 때>, <라 팜파, 초록빛 유형지> 등 SF적인 색을 띄는 작품들입니다.

 

펭귄사에서 발간한 시인 마이클 햄버거의 페이퍼백 시집이 우연히 이태원의 헌책방에 흘러들었고 단지 시인의 이름에 '햄버거'가 들어있다는 이유로 맥도날드의 마케팅에 이용되어 어떻게 햄버거의 역사를 이루는지 학술적으로 풀어주는 <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 냅킨이 미래의 인간 연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흥미롭게 고찰한 <종이 냅킨에 대한 우아한 철학>, 성종실록의 한 구절에서 비롯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초설행>까지.... 조현 작가의 이야기는 허구와 현실이 뒤섞여 때로는 허허로운 웃음이 나게 만듭니다.

 

이 책 한 권으로 이 작가의 작품 세계를 규정할 순 없습니다. 이제 단편집으로 첫걸음을 내딛었으니 다음에는 호흡이 긴 장편을 한 편 만나보고 싶습니다. 조현 작가에 대한 규정은 그 후로 미뤄야겠습니다. 다음에는 내 마음을 잡고 뒤흔들 그런 멋진 작품으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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